-
-
큐레이션 - 과감히 덜어내는 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하도 많이 접해서 이름까지 외운 실험이 있다. 쉬나 아이엔가 교수의 잼실험. 한쪽에서는 다섯개인가 여섯개의 잼을, 다른 쪽에는 스물 몇개의 잼을 진열해 놓았는데 사람들은 더 많은 잼이 전시된 쪽으로 몰렸지만 실제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대여섯개의 잼만 놓았던 쪽이었다는 것. 간단히 말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많이 주는 것이 무조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좋을것 같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말이다.
책내용을 기반으로 다른 가정을 해보았다. 박물관이 두곳이 있는데 한 곳은 며칠을 꼬박 투자해야 둘러볼 수 있고 다른 한 곳은 하루만 온전히 투자하면 전시품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쪽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까? 적절한 이유일지 모르겠지만 국립 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의 면적대비 방문객 수를 비교볼 수 있을것도 같다.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최고의 것을 엄선해서 보여주는 것이 더 가치있다는 명제를 부인 할 수 없다면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유무형의 제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큐레이션의 가치가 알게모르게 숨겨져 있었다. 모든 학자들이 자신의 논문을 싣기 원하는 네이처지만 하더라도 선별 작업을 통하지 않고 점차 늘어나는 투고원고를 자신의 위상을 드러낸답시고 오는 족족 받아들였더라면 오늘날의 네이처지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을까.
심지어 여가생활의 선택권이 너무나도 많아진 요즘에는 매주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도 큐레이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시대인 것이다. 오늘 점심시간에도 동료들이 다가오는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물론 투표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