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그들은 왜 칼 대신 책을 들었나 서가명강 시리즈 14
박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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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대망이라는 책을 보다 포기한 이후로 일본역사 관련한 책은 접한 기억이 없는데 우연히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삼국지에서 주요 인물을 뽑아 간략한 일생을 다룬 책처럼, 아니 우리나라로 치면 김옥균이나 서재필 같은 분들의 행적을 소개하는 책처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 막부의 시대가 막 저물기 직전인 시기에 그러니까 제목처럼 사무라이라는 계층이 소멸을 앞둔 시기의 주요인물인 요시다 쇼인, 사카묘토 료마,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라는 네명의 인물을 다룬다.


일본은 원래 유학의 나라가 아니지만 19세기 사료를 보면 대부분의 사무라이들이 유학관련 책을 보았으며 이시기는 유학중에서도 주자학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그러니까 19세기 사무라이는 독서하는 사무라이 였다는 말이다. 사카모토 료마도, 이토 히로부미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오다 노부나가와는 종류가 다른 사무라이였다는데 그래서인지 이들은 외세가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기에 막부와 천황 사이에서 일본의 미래를 스스로 그리고자 했다. 막부는 쇄국상태를 유지했지만 해외 정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기에 나가사키에 주재하고 있던 네덜란드인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다는데 이들을 통해 미국이 페리제독을 보낼거라는 것도 1년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처음 등장하는 요시다 쇼인은 송하촌숙이라는 학교를 만들어 회독(會讀)이라는 학습방법을 통해 선생이나 선배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특정주제에 맞춰 참가자들이 자유롭고 격렬하게 토론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신분도 나이차도 내려놓고. 심지어 야외에서 노동하며 회독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는 기초를 다지는 아카데믹한 방법은 아니었던 관계로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쇼인은 학문은 곧바로 정치와 연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학정일치(學政一致) 사상에 따라 정치토론의 장으로 연결되는 것을 장려했다는데 잘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실학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간간히 주요 사건이 벌어질 당시 우리나라 상황도 같이 언급해주었으면 좋았을뻔 했다. 


손정의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사카모토 료마가 두번째로 나오는데 손정의는 회사로고도 료마가 만들었던 무역상사의 깃발을 본따 만들었으며 세상에 태어난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다라는 료마의 말을 인생 모토로 삼고 있다고 한다. 보지는 않았지만 료마가 간다라는 드라마인가 영화가 매우 인기가 많았을 정도로 일본인들에게는 영웅시 되는 인물로 아는데 요시다 쇼인과 더불어 일본의 미래를 나름 진심으로 걱정하는 인물로 등장. 일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우리나라 개화기 당시의 인사들이 오버랩 되었다. 순탄치 못했던 인생의 종장까지도.


처음에 이해를 돕기 위해 막부시대의 탄생을 비롯한 번, 천황, 존왕양이, 존황양이 등에 대한 몇가지 용어에 대해 짚고 넘어갔다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후반 주요 번들간의 갈등을 보면서는 지리적인 정보와 함께 입력이 안되다 보니 몰입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메이지 유신의 주역인 사이고 다카모리 또한 잘 모르던 인물이었는데 덕분에 한번 접해볼 수 있었으며(인터넷으로 추가 검색해보니 정한론자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고.) 저자가 중간에 천황은 인간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존재로 여겨 성이 없다는 사실이나 우리의 태극기는 다른 나라 국기처럼 민족성이나 고유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없고 우주의 원리를 담고 있어 한국을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훗날 세계공화국이 만들어진다면 거기에 적합한 국기라는 부연설명 또한 유익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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