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파괴 - 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 아마존의 유일한 성공 원칙
콜린 브라이어.빌 카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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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기업이야기를 볼때는 역시 외부인이 아니라 내부 핵심인력이 쓴 책이 훨씬 속살을 느낄 수 있다. 지난번 넷플릭스나 스퀘어사의 이야기를 봤을때처럼. 이 책의 저자 두명 또한 넷플릭스의 핵심인력이자 초창기 멤버로서 15년가까이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이 책을 쓴 모양인데 아마존에 관한 책을 몇권 보았음에도 새로운 재미를 안겨주었다. 바레이저나 피자두판 법칙, 내러티브에 기반한 6페이지 원칙 처럼 이미 대충 알고 있었던 개념 또한 다시금 리마인드 할수 있었으며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순서파괴, 워킹 백워드를 통한 아마존의 성공법칙 또한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으니.


초반부터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표시를 해두었다.


- 한번은 어떤 친구가 노트에 긴 목록을 적어 내려가는 나를 보며 뭘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음, 이번 주에 제프(물론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다섯 시간 동안 비행기를 같이 타고 가야하는데,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다섯 시간이나 있다는 게 어디야? 그 시간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래."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일일까? 스타트업에서는 또 모르겠다. 대부분은 자칫하면 실력이 드러나거나 로열티 수준, 전략의 이해에 대한 깊이 방향에 대한 이견을 드러낼 위험이 있으니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질문거리를 생각하긴 커녕 어떻게 의전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고민할지도 모를 일이고. 부서상사에게 조언을 들으려나. 자칫 건의라도 냈다간 직속상사를 패싱했다는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다. 아, 이런식으로 밖에 상상할수가 없다니.


제프는 처음부터 용병이 아닌 선교사를 원한다며 실리콘밸리 평균근속기간인 18~24개월이 아니라 5년 이상을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았다고 한다. 제대로 된 인재를 찾기 위해 직무기술서의 명확성을 검토하고 면접관의 역량부터 제고하는 바레이저를 도입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을런지 궁금해지기도. 그러고보니 NCS기반 채용공고 등 직무별로 표준화된 필요역량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는 수년전의 사업은 얼마나 정착되어있으련지.


오래전 제프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떼어버린 사무실 문을 버리지 않고 이를 책상으로 활용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도어 데스크 어워드라고 해서 창업 초기의 절약마인드를 잊지 말자며 비용절감에 탁월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에게 수여한다고 한다. 저스트 두 잇 어워드도 있는데 이건 자신의 직무와 상관없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직원에게 그 행동을 칭찬하며 커다란 치수의 해진 나이키 운동화를 선물한다고. 이는 채택된 아이디어가 반드시 구현될 필요도 없고 구현된다고 해도 반드시 효과가 있을 필요 또한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창업 초기의 정신을 되새기게 만들거나 기발한 의미를 담고 있는 상은 또 뭐가 있을까 궁금. 또 채용하고 싶은 직원에게는 입사대기 기간 동안 좋아할만한 책번들 같은걸 보내주기도 했다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앞부분은 이러한 아마존에서의 내부 제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면 뒷부분에서는 아마존에서 벌인 사업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다. 킨들, 아마존 프라임, 프라임 비디오, 그리고 아마존 웹서비스(AWS). 킨들은 얼핏 지인이 가지고 있는걸 본적만 있지만 교보샘, 북큐브815를 비롯해 크레마 시리즈 몇개, 리디페이퍼 등 여러 이북뷰어를 써볼 수 있었던 토양을 만들어주었기에 대단하게 느끼고 있는 제품이며 아마존 프라임은 지금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새벽배송의 초기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법 하고 프라임 비디오는 아직 우리나라에 안들어왔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넷플릭스에 버금갈정도로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어 AWS라는 인프라서비스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기도 했던, 지금은 아마존이 상품판매보다 AWS로 버는 돈이 훨씬 많다고 하니 진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끝판왕으로 다시금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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