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답은 오직 과학입니다 - 천체물리학자의 우주, 종교, 철학, 삶에 대한 101개의 대답들
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배지은 옮김 / 반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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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는 이름, 닐 디그래스 타이슨.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2탄이라고 해야하나, 새롭게 만들어진 코스모스의 진행을 맡으신 분이었다. 사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핑계지만 오래된 영상이라 보기 힘들었고 책도 챙겨두기만하고 읽지는 못하던 차에 화려한 영상과 애니메이션으로 과학사까지 아우른 '신 코스모스'는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한동안 나를 사로잡았었다. 그러고보니 아마 그때 오바마 대통령도 볼만한 작품이라도 언급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이 책은 그분께서 과학계에 몸담고 있을때 전국 각지에서 받았던 편지, 이메일들을 몇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대해 응답한 내용을 기록한, 조금은 색다른 책이었다. 과학의 선악에 대한 질문에는 과학은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것이 아니라 선악의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은 과학의 공학적 응용이라는 대답, 신을 믿는자로부터의 질문에는 창조론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며 논증에 의해 명백히 오류인 이야기들만이 '믿음'의 영역에 남게된다는 회신 등은 과학자로서의 사고를 엿볼 수 있었던 일부분이었는데 질문의 주제나 깊에 따라 위트도 적절히 섞인 저자의 답변을 보는 재미는 색달랐다.


2011년 12월 지구상의 지성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8권을 선정했는데 성경, 아이작 뉴턴의 세계의 체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토머스 페인의 이성의 시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손자의 손자병법,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그것이다. 각각의 이유까지 짧막하게 덧붙여 있는데 세계의 체계나 이성의 시대는 생소한지라 쉽게 번역된 책이 있으면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더라는.


그리고 다른 책들과 달리 성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만 비판적 어조였는데 그에 대한 부연설명 또한 인상적이었다. 거의 두페이지에 걸쳐설명하고 있는데 첫문장만 옮겨보자면 '유대-기독교의 성경은 세상에 알려진 것들 가운데 종족주의적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거대한(단일한)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자는 적어도 기독교는 아닌것이 분명하며 아마도 무교일 것으로 보인다. 요새 종교와 과학은 서로 다른 차원에 있다고들 말하지만 저자는 이거 말고도 여러 부분에 걸쳐 종교에 대한, 특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생각보다 멍청하다라는 인터넷밈 이미지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저자또한 지구가 평평하다라는 것을 믿는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인상적이었다. 이런저런 설명 끝에 중력을 이야기하며 마이크 드랍 퍼포먼스를 했다는 부분이 있는데 어라, 이거 오바마가 해서 유명해진거 아니었나 싶어 찾아보니 2016년 1월의 일로 오바마보다 5개월이나 먼저였다라고 쓰려다가 다른 링크가 보여 몇개 찾아보니 이미 1980년대 부터 코미디언과 래퍼들 사이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널리 쓰이던 몸짓이었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이기에 유명한 오바마가 해서 우리나라 뉴스에까지 나올 정도로 유명해졌던 것인듯.


과학영화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영화 아마겟돈은 1분마다 과학적 오류가 등장한다며 비판하는 부분에서부터(막상 추천한 영화는 기억이 안나는데 오래전 버전이니 필요하다면 인터스텔라 같은거 보면 될듯) 9.11테러 음모론에 대한 반박, 앞서 언급했지만 신자들은 과학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과학적 사고의 필요성에 대해 편지응답 형식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었던 일독해볼만한 책이었다. 코스모스 같은 다큐 또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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