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위 성공했다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들보다 빠르게 시장의 기회를 찾아내 과감한 결단과 투자가 밑바탕이 되었다는 식이다. 그리고 그런 책들을 나름 남들 못지 않게 많이 읽어봤다. 그래서 얼핏보곤 이 책도 그런줄 알았다. 그런데 살짝 달랐다. 오히려 그런 성공스토리 속에서 성공의 팁을 얻어보겠다는 시도는 로또에 당첨된 사람에게 로또 살때 무슨 색 양말을 신고 있었느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는 따끔한 비판으로 시작하며 당신이 알아야 하는 것은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사례 뿐만 아니라 전쟁, 질병, 그리고 자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떻게 기존 질서 속에서 살아남아 '룬샷'으로서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담겨져 있다. 결국 주제는 조직의 긍정적인 변화를 어떻게 이끄느냐로 귀결되긴 하지만 경영 일반 뿐만 아니라 전략, 리더십, 역사에 이르기까지 특정한 관점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어 일반적인 교양서라도 보아도 크게 무리가 없어보일 정도로 흡입력있게 읽혔다. 이런 장르를 넘나드는 가운데 깨닫게 되는 통찰력 때문인지 빌 게이츠, 대니얼 카너먼, 정재승 등의 CEO, 경제학자, 물리학자 등 많은 석학들의 추천을 받았나 싶다.


물리학자의 추천사에서 볼 수 있듯이 상전이 등 여러 물리학적인 용어를 바탕으로 주제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변화관리 이론 중에 녹였다가(언프리징) 했다가 변화시키고 다시 얼리는(프리징) 방법론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얼음위에 물방을 떨어뜨렸을때와 물위에 물방을 떨어뜨렸을때 분자의 움직임이 어떻게 다르겠느냐는 비유를 시작으로 룬샷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이 잘 분리되어 있으면서(상분리)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양방향으로 교류하는 상태(동적평형)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등을 그래프 등을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임계점이라는 개념까지 끌어오면서 이 아래일때는 사업을 성공시키는데, 즉 룬샷을 성공시키는데 매진하지만 이를 넘어서게 되면 사내정치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며 또 다른 룬샷의 씨앗을 밟아버린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프로젝트수와 관리범위 등을 수학공식화 하여 혁신의 방정식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은 신기하기까지 했는데 팀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조직이라면 한번 적용해보아도 좋을듯 싶기도 했다. 조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보상을 언급하면서 관리 범위 관련하여 빠지기 쉬운 함정관련하여 경고하기 위한 예시는 기억해 둘만 했는데.


'~연구 대부분의 문제점은 <차의 적절한 온도는 몇도인가?>라는 질문이 가진 문제점과 동일하다. 이에 대한 답변의 평균을 내면 (표본의 수가 일정 이상일 경우) 아마 <실온>으로 답이 나올 것이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쓸모없는 답이 나온다. 응답자의 절반은 뜨거운 차를 좋아하고, 절반은 아이스티를 좋아한다. 그래서 정답이 평균값 <실온>이 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