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 인류세가 빚어낸 인간의 역사 그리고 남은 선택
사이먼 L. 루이스.마크 A. 매슬린 지음, 김아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앞부분을 보니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의 지잘학 버전쯤 되려나 싶었다. 다소 딱딱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학술적인 것만은 아닌, 간혹 절대 외워지지도 않을법한 용어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흥미로운 부분들이 등장해 표시해가며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얼마전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접하고 읽어보기 시작한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이라는 책과 같이 보고 있었는데 둘다 앞부분에 화석을 이야기 하면서 잠깐만 삐끗해도 생성연도가 몇천년인가 몇만년인가가 차이날 수 있다는(수십만년인가?)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조금 읽다가 덮어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책에서도 화석을 수집한 학자들의 인생이야기가 등장했던 기억이 난다. 평생 전재산을 털어모았으나 당시의 문화 때문에 유료 전시한번 하지 못하고 다시 내다팔았던 이야기. 그리고 남의 화석연구를 가로채 자신의 업적인양 행세했던 얍삽한 영국의 어떤 학자이야기. 아무튼 이런저런 책을 같이 보다가 우연히 비슷한 주제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독서의 즐거움이다. 사실 감상이라고 별로 적을게 없으니 생각난 딴소리이기도 하고...


하여간 몇가지 발췌해보자면


- 약 35만종의 관다발 식물(잠깐 찾아보니 줄기가 있는 식물을 말하는 듯 하다. 우리가 보통 식물 하면 떠올리는.)가운데 사람에게 길들여진 야생종은 100여가지 뿐이며 육상 초식동물은 150종 정도만 남아있지만 이중 인간에게 길들여진 종은 14종 뿐이라고 한다. 신기한건 말과 당나귀는 가축화 되었지만 얼룩말과 말은 교배가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종이지만 4종 가운데 한종도 길들여지지 않았다고.


- 온대성 질병(B형간염, A형독감, 홍역, 페스트, 결핵, 장티푸스 등) 대부분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 접촉하면서 전염되며 열대성 질병(에이즈, 콜레라, 말라리아 등)은 80% 이상이 곤충이 전파한다. 온대성 질병은 급성인 경향이 있어서 몇 주 이내에 사망하거나 회복하며 만약 살아남으면 평생동안 질병에 면역을 갖게 되지만 열대성 질병은 만성적이어서 수개월~수십 년까지 이어지며 병에 걸리고 나도 평생 면역이 생가지 않는다고한다. > 이 분류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온대성 질병일듯. 


- 1507년 마르틴 발트제뮐러라는 독일의 지도제작자는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발견한 대륙에 아메리고의 라틴어 여성형 이름을 붙였다. 유럽과 아프리가, 아시아 모두 여성이름이었기 때문이다. >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이름을 따서 아메리카가 된건 알고 있었는데 이 모두가 여성이름이었다는건 몰랐던 사실. 얼핏 역사를 더듬어보면 그 시대 사람들은 땅을 정복의 대상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을까. (퍼뜩 젠더감수성 관련하여 지워야 하나 조심스러워지는데 개인적인 추측이다.). 또 심지어 콜럼버스가 행해하던 당시만 해도 유럽 대부분의 언어에는 발견discovery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 아래 이미지를 보니 조선 중기이후에나 우리가 지금 먹는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를 먹었고 그전에는 백김치를 먹었다는 사실이 생각나는데 감자, 고구마, 호박 등도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다고하니 그전에는 기근시 주로 뭘 먹었던 것일까.




- 그리고 전에 태극기 부대 등 사회암적인 존재 관련해서 들어본 이말은 20세기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한 말이었다. 그런데 일베는 대게 젊을텐데... -_-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상대방을 설득해 빛을 보게 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상대방이 결국 죽고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진리에 익숙해지면서 승리를 거둔다.'


현재 우리는 홀로세가 아니라 사피엔스가 지구라는 행성을 지배하고 있는 인류세를 살고 있다고 말하며 생명체를 변화시켜 지구 시스템을 영구히 변화시킨 인류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하며 지난 세기보다 신체적인 조건은 좋아졌지만 뭉쳐살면서 전염병의 위협은 더욱 커졌다는 등 장단점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마지막에는 지구에 인류가 해를 덜끼치기 위해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마무리하고 있었던,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류가 어떻게 적응해가며 오늘날의 지배자가 된, 호모 도미나투스Homo Dominatus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