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 동네 주치의의 명랑 뭉클 에세이
추혜인 지음 / 심플라이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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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이 책 같은 경우 굳이 제목에 이 단어를 넣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자 의사로서 경험하고 느낀 일부 관련 내용이 있긴 하지만 한챕터 정도이고 대부분의 내용은 그 자체로 따뜻한, 함께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책 판매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었으려나. 그러고보면 근대 소설에서나 보았을 법한 단어인 '왕진'이라는 단어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함께 있으니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제목이긴 하다.


주치의는 소위 부자들만의 단어로 느껴지는데 저자는 협동조합으로서 마을 주치의 활동을 하는 분이라고 하니 배경부터가 생경했다. 책 말미에는 비슷한 기관들을 소개해주고도 있는데 우리동네도 하나쯤 있었으면 좋을것 같다. 의료계의 한살림 같은게 아닐까 싶은걸 보면 좋은걸 아는 것과 가입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겠지. 하여한 은평구에 위치한 병원을 내원한 환자를 진찰하는 것은 물론 일주일에 한번씩 필요한 가정에 왕진을 나가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은 최근 추천도서로 오르내리고 있어 읽어보려고 찜해둔 죽은 자의 집청소라는 책의  아주 순한맛 버전이라고 느껴졌다. 


왕진다니는 의사로서 동네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목욕탕에서 주민들을 마주치는 에피소드는 의사로서의 나름의 애환이 느껴져 공감이 가기도 했고 연명치료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이를 받지 않겠다는 DNR이라는 용어도 이번에 알게되어 나도 선언(?)해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또  갑작스럽지 않게 가족들이 미리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알림의 기회를 줄 수 있었던 이야기,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는 왕진 시스템의 장점으로 보여지기도 했는데 의료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개원의의 폐업률이 높다고들 하니 어쩌면 앞으로 동네의사들의 멤버십 제도 등이 생겨나진 않을까 상상해보기도.


또 중간에 일본 만화책이 언급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런 주제를 다루는 만화도 나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다양성에 놀라면서 한번 읽어보고 싶어져 찾아보기도 했다. 전자책으로 있으면 바로 보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은 듯. 헬프맨, 법의관 사요코, 여검시관 히카루, 심리수사관 아오이 등.



저자의 첫 번째 책임에도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이 이름있으신 분들인걸 보면 뭔가 네트워킹이 있는 분인가 궁금해지기도 했던,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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