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부 교수님이신데 이번에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책을 내셨다. 그러고보니 몇년전 인상깊게 본 잡담이 경쟁력이다라는 책도 있었긴 하다만.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이라는 책도 재밌게 봤었지 참. 아무튼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원제를 검색해보니 대략 사이토 다카시의 '전달되는 말'이라고 번역된다. 전형적인 일본 자기 계발서답게 잘게 쪼개진 팁들을 200페이지 정도에 26개나 나열하고 있어 쓱 볼 수 있는데 관련한 책을 두어권쯤 본 사람이라면 신선한 메시지는 찾기 힘들어보이고 몇가지 사례로 나온 이야기들은 교양차원에서 알아둘만해 보인다.


포인트를 세가지로 압축해서 말한다는 부분 예시로 등장한 스티브 잡스 스탠포드대 연설 전문은 오랜만에 다시 읽어봤는데도 감동적이었다. 안그래도 지금 디즈니 대표가 쓴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서도 픽사의 스티브와 인수협상하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거기서 인수협상이 마무리 될때쯤 스티브 잡스가 로버트 아이거를 불러 아내와 주치의만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살짝 알려주는 부분이 등장한다. 아무튼 이 연설은 그의 병이 세상에 알려진 후 있었던 일이고 청중들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낭비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제중 하나로 전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점과 점을 연결하는 메시지만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보니 당연한 말이지만 다르게 느껴지더라는.


아, 복장에 관한 이야기도 신선했다. 간디는 영국에서 서양식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변호사시절에는 말끔한 양복을 입고 다녔으나 인도로 돌아온후 자신의 생각을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민족의상을 입고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고. 그러고보니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일전에 한 유명 철학자가 임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러 갔는데 양복이 아닌 캐주얼을 입고 가서 매우 평이 나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게 생각났다. 이경우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개인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 같지만.


어려운 만큼 스피치에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는 기법이 메타포의 활용인데 당연하게도 이 책에서도 이 팁이 등장한다. 책 말미쯤 이 주제를 다루며 예시로 나온 문장이 전에도 얼핏 봤던것 같긴한데 인상적이어서 옮겨보는데 작가의 존재이유로서 단숨에 와닿더라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떤 상을 받으며 한 이야기이다.


'만약 여기에 크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혀 깨지는 달걀이 있다면 저는 항상 달걀 쪽에 서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벽이 옳고 달걀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그래도저는 역시 달걀 쪽에 설 것입니다. 옳고 그름은 다른 사람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또는 시간이나 역사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만약 소설가가 어떤 이유에서건 벽 쪽에 서서 작품을 쓴다면 대체 그 작가에게 어떤 가치가 있겠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