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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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방송을 통해 인상깊었던 분인데 당시 강연과 방송에 나가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여 낸 책이라고 한다. 주요 메시지는 이미 한번 접한바 있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공감되서인지 글로 다시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책에서의 내용과 겹치는 방송의 한장면을 중간중간 넣어줘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는데 단순한 스틸샷이 아니라 방송중에서의 자료화면과 더불어 볼 수 있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든 책에서든 저자가 꼽는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68혁명의 물결에서 우리나라가 비껴갔다는 것이다. 모든 형태로부터의 억업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기치를 지닌 68혁명의 물결이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 및 아메리카를 거쳐 일본까지도 전해져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사회구조를 바꾸었으나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쟁 및 군사정권의 눈가리개속에서 기형적인 성장을 하고 말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독일의 극우정당이(대학교까지 모든 학자금 무료 및 생활비까지 지원) 우리나라에서는 극좌정당이 되어버리고 마는 기형적인 정당구조의 원인 또한 여기서 찾아볼 수 있을 듯.


또한 방송에서도 다뤄진 독일통일 이야기(절대 흡수통일이 아니었다.) 부풀려진 통일 비용 문제(여러 요소를 고려해보면 통일비용을 과하게 추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독일에서는 그 비용 때문에 주저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교육은 주입이 아니라 에듀케이트라는 말에서 처럼 밖으로(e-), 끌어낸다(duc-)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독일은 언제든 본인이 원할때 본인이 원하는 학문을 공부할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음), 86세대의 한계 등(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우리가 왜 불행하다고 볼 수 있는 사회에 살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전반적으로 가슴아픈 현실이고 조언들이었으나 마무리즈음에서 다룬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부분은 쉽게 동의하긴 어렵긴 했다. 방위비 협상은 물론,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중재자, 운전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독자적으로 외교노선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상적이긴 하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글로벌 시대에서 초강대국 사이에낀 우리나라 현실에서 선택하긴 불가능에 가까운 선택지가 아닐까 싶더라는. 다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이라는 용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북한 입장에서는 자기를 대상화하고 굴복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 수 있는 불쾌하게 느낄 용어)은 그렇게 볼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책에서 몇가지 책을 추천하고 있는데 언제 볼지 모르겠지만 적어둔다.

-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 밴디 리

- 베트남 전쟁에 대해 다룬 성공회대 한홍구 또는 서울대 박태균 또는 성신여대 홍석률 교수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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