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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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의 스트레스, 우울증 전문 정신과 의사이다. 유엔에서는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70퍼센트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라 예측하는 가운데 12장에 걸쳐 도시와 관련한 여러 요소들을 다루고 관련한 인물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딱딱한 내용일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까운 자전거도로를 이용해본적이 언제였는지 자책하면서, 서울역 근처 고가도로에 생긴 무슨 숫자붙은 공원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음을 떠올리면서, 바로 옆집에 누가사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내가 정상인건지 바뀌어야하는지 의아해하면서.


한때 자전거로 출근했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꼭 그것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분명 그때보다 지금의 신체지수가 확연히 나빠진 지금, 다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도서관이 휴관중인데 도서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참여해볼까 싶기도 하고. 도시가 주는 스트레스를 피해 교외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보낼수 밖에 없는 도시안에서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일이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앞서 읽은 트렌드 책에서 다룬 후렌드 같이 온라인 친구를 통해 인맥레이어를 넓히는 것도 좋지만 지역 커뮤니티 활동이 좀 더 활성화 되는 것도 좋을듯. 이런걸 소셜믹스라고 했던가.


여러 도시에서 지갑실험(떨어진 지갑이 주인에게 돌아오는 확률)을 통해 '결합bonding 사회자본'을 이야기하거나 영국의 라이스스타일 매거진 모노클monocle에서 살기좋은 도시 순위를 발표한 데이터(우리나라 도시는 후보에 없었는지 없다. 도쿄가 1위, 빈이 2위, 베를린이 3위였다고... 흠), 건축과 인간소외와의 관계, 대도시의 소음, 도시별 걷는 속도(18미터를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는데 왜 하필 18미터인지) 등의 데이터와 어우러진 여러 꼭지의 글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혔던, 이런 주제의 우리나라 버전이 있었으면 좋을것 같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이상적인 도시란 우리를 늘 똑같은 존재로 머물게 만드는 빗장공동체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며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타인과 타협하도록 우리를 자극하고 독려하는 모든 구역, 블록, 거리가 바로 이상도시의 모습이다. 날마다 새로이 도시의 번잡함 속으로 뛰어들어 불완전한 모든 것을 끊임없이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에는 분명 에너지가 요구된다. 하지만 그렇게 할 때만이 도시는 비로소 스트레스를 덜 주고 덜 서두르며 도시의 일부가 되도록 우리를 받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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