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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분이라고 한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 찾아들어봐야겠다는, 이 책에 언급된 따뜻한 시를 낭송하는 저자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시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모든 요일의 여행 -김민철 작가
'너무 멋진'이라는 진부한 표현말고 다른 표현이 먼저 생각나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로 울림이 있는 문구였다. 이런 것들이 꽤나 많아서 몇몇은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했다. 너무 길어서(?) 타이핑하지는 않지만 백창우 시인의 '술 한잔 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닐세'라는 시도 좋았고 정용철 시인의 '어느 날 문득'이라는 시도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는데 이건 옮겨봐야겠다. 다시한번 읽어보면서, 활자로 옮겨보면서 눈으로 다시 보며 음미할만큼 가치있는 행동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잘 한다고 하는데
그는 내가 잘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겸손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나를 교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그를 믿고 있는데
그는 자기가 의심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사랑하고 있는데
그는 나의 사랑을 까마득히
모를 수도 있겠구나
나는 떠나기 위해
일을 마무리 하고 있는데
그는 더 머물기 위해
애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데
그는 벌써 잊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저것이 옳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내 이름과 그의 이름이 다르듯
내 하루와 그의 하루가 다르듯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
그러고보니 예전에 김제동의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나와 종종 시를 읽어주시던 분이 이분이었나 궁금해지는데 어쨌든 '시'라는 것의 가치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게해준 시간이었고 부모님, 지인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모처럼 나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준 따뜻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