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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꼭 알지 않아도 되는 분야에 대해 지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게 교양서의 목적이라면 이 책은 백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덧 이분의 책을 서너권째 보는것 같은데 가장 최근에 접한 정보가 기억에 남는다는 최신효과 때문인지 잠시 고민해보았으나 찬찬히 생각해봐도 적어도 내겐 그러했다. 마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의 건축사버전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저자의 전공인 건축학에 인류학을 섞어 만든듯한 이 책은 건축학 개론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융합학문적인 내용에 끌리는 내게는 많은 부분을 곱씹어보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는 문장, '구름은 태양 에너지를 운반하는 택배상자다'같은 표현까지도.
저자의 생각 뿐만 아니라 관련한 인용한 다른 자료들도 참신한게 많았는데 차원에 대한 인지라던지(2차원 나라에 사는 도형들은 원이든 삼각형이든 별모양이든 상관없이 서로에게는 단지 길이가 다른 직선으로만 보일 것이다!), 기독교 사상과 그리스 철학을 결합하여 예수를 통해서 천국에 간다와 이성을 통해서 이데아에 이른다라는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이라는 부분 같은 것들. (로고스의 개념안에는 예수, 하나님의 말씀, 모든 것을 지배, 규제하는 우주이성 등을 말한다고.) 심지어 체스와 장기가 유목사회의 특징을 바둑은 농경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만든 게임이라는 해석은 놀라웠다.
얼마전에도 다른 책에서 중용을 발견했다고 쓴것 같은데 여기도 등장한다. 중용의 또 다른 면을 간접적으로 깨칠수 있었는데 단순히 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좌와 우의 관계속에서 선을 찾는 것이 중용이라는 것. 절대적 선의 개념이 아니라 주변의 상황과 관계에 따라 변화하는 선의 개념이라나.
뒷부분에는 서양의 유명한 건축가들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동양건축과 어떤 공통점이 보이는지를 비교사진을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는데 미스 반 데어 로에라는 사람은 생소했지만 여기저기서 들어본 르 코르뷔지에와 더불어 유명한 사람이었다. 많은 비교 건축물들이 등장하는데 동양 건축의 우수성을 말한다기 보다는 책 제목마냥 구조물의 외형만을 중시하는 서양건축사에서 조화, 어우러짐을, 그러니까 책 제목마냥 공간이 만드는 공간을 만지는 동양의 건축술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를 비주얼하게 확인 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된 눈과 머리가 즐거웠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