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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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저자의 다른 책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어 하나 더 찾아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문체가 뭐라해야 하나. 팟캐스트 같은 느낌. 옆에서 담담히 해당 주제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전문적인 용어를 남발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찾아들은 듯한 정보를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재전달해주는 듯한 뉘앙스라 다루는 주제가 딱딱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딱딱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간간히 등장하는 저자의 위트있는 멘트는 그 정점. 그러고보면 제목을 참 잘지은듯.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아무튼 이를테면 도입부부터 이 책은 나를 사로잡았다.


'당신이 역사에 이름을 아는 사람을 모드 적어보라. 당신이 쓴 이름의 90%는 왕, 혹은 그에 맞먹는 귀족, 그리고 그들을 떠받친 사상가와 종교 지도자일 것다. 10%는 기술자나 과학자, 예술가겠지만, 그조차도 대부분 르네상스 이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중략) ... 인터넷은 누가 개발했는지, 세계 인구가 지금처럼 많아질 수 있게 해준 화학 비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여성을 가정에서 해방했다는 세탁기는 누가 개발했고, 소독약은 언제 처음 쓰였는지, 에어컨, 컴퓨터, 기차는 누가 현실화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또 읽으면서 저자의 식견에 감탄했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일부 축약) 알파고도 인간이 둔 수많은 기보를 통해 바둑을 익혔다. 인간이라면 천년 이상 수련해야 할 내용을 단기간에 처리했을 뿐, 인간과 다른 방식을 사용했다고 보긴 힘들다. 알파고 제로도 기보없이 자신들끼리 대련시켜 수준을 높였다지만 어쨌건 인간이 수련한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천년을 수련했으면 이세돌이 아무리 천재라도 알파고가 이기는 것은 당연하고 심지어 정의로운 일이기도 하다.'


옮기면서 생각해보니 뭔가 반박하고픈 마음이 살짝드는데 그러고보니 이 사례는 단순히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바둑이라는게 경우의 수가 많기는 하지만 결국 기계식 학습으로서 접근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사실, 그러니까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 기상예측 분야에서 슈퍼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내일 날씨를 예측하는데 24시간이 더걸려 '예보'라는게 존재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계산능력의 증가로 며칠앞까지는 가능하게 되었다는 차원에서 같이 보면 될듯 하다. 오호, 바둑에서의 경우의 수와 날씨 예측에서의 경우의 수를 빗대어 본 내가 괜히 뿌듯.


이거 말고도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성과급을 받기 위해 일부러(없던 고장도 많들어?) 자동이 아닌 수동도킹을 자주 시도했다는 사실이나 성형외과 기술의 발달이 참호전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참호전에서는 고개를 빼꼼 들었다가 피격당하는 경우가 다수였기에) 웃픈 스토리였고 에스페란토어에 관한 이야기에서 네이버의 파파고가 에스페란토어로 '앵무새'라는 뜻이라는 정보 등은 (버블티 체인점 아마스 빈Amas Vin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며 프로축구팀 FC안영 엠블럼에도 시민Civitano, 낙원Paradizo, 행복Feliĉo라고 적혀있다고) 유익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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