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때마다 나는 우울해진다 - 식욕 뒤에 감춰진 여성의 상처와 욕망
애니타 존스턴 지음, 노진선 옮김 / 심플라이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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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책이다.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저런 상담사례를 익명을 인용하곤 했던 그간의 심리학 서적과는 달리 모든 챕터의 도입부에서 각 나라의 민담을 먼저 들려주고 시작하는 방식이 매우 신선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책 말미에는 나도 처음 들어보는 한국 민담도 나오는데 저자는 어디서 이런 세계 각지의 민담을 수집했을까, 모아놓은 자료집이 있다면 무엇있었는지 궁금했을 정도.


기본적으로 식욕문제 뒤에 숨겨진 잘못된 자기인식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관계관리에에 있어 유용한 조언도 있어 유용했다. 각 문장을 뜯어보면 당연한 말이긴 한데 실생활에서는 말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넘어가게되는 경우가 많아 보이지 않게 감정의 찌꺼기로 쌓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추천하는 자기표현 기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자신을 표현하는 기본 공식이다. 때때로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일 때는 차분히 생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간단한 공식을 외워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세 문장만 기억하면 된다.

[네가 ooo해서(했을 때) / 난 ooo했어. (자신의 기분을 표현) / 왜나하면 ooo.]'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건드린 상대의 행동을 표현하고(의도를 단정하지 말고) 나의 감정을 명료하게 표현하며 왜 그 행동이 나의 이 감정을 자극했는지를 해석해보라는 것이다. 나 스스로 간혹 왜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싶었던 적이 있었기에 더 와닿았을지도.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 세번째 기법은 내겐 약간 말장난처럼 느껴졌는데 예컨데 빈정거리는 식으로 말하는 배우자에게 대답할때 항상 '그럴지도 모르지'라고 시작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거나 같은메시지를 반복해 전달하는, 저자가 '고장난 레코드 기법'이라고 이름붙인 방법인데 자칫하단 싸움나지 않을까 싶기도.


섭식장애라 하면 거식증 뿐만 아니라 폭식증도 포함하는 것일텐데 개인적으로는 체중감량에 관심을 두고 있는 중이라 폭식증 사례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가 책 말미에서야 반가운 부분을 만났다.


'의식적으로 먹고, 신체적 허기를 적의가 아닌 존중으로 대하는 법("대체 왜 또 배가 고픈 거야!"가 아닌 "왜 지금 배가 고픈 걸까?")을 배우는 것은 회복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고보니 오래전 인기있었던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도 비근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 습관, 여기서는 이유없이 먹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먼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 어떤 신호가 식욕을 자극하는가였기 때문이다. 신호-반복행동-보상 루틴이었나... 그러고보니 엊그제 맨프롬어스라는 저예산 인기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와 마찬가지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함께 깨달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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