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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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은 'coming out of the closet, 즉 벽장에서 나오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성소수자가 성적지향을 숨기고 살아가는 숨막히는 벽장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문을 열고 나온다는건데 이걸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나오게 되는 것을 또 '아웃팅'이라고 부른다. 아마 이정도 단어까지 알고 있다면 성소수자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듯. 


이 책은 성소수자연구회에 속한 분들이 각 분야의 연구자료를 엮어낸 자료집이라 보면 되는데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접하기 힘든(혹은 모르고 있는) 분야여서인지 다양성 측면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앞서 말한 단어나 LGBT정도만 알고 있던 내게 시스젠더(cisgender)라는 성정체성과 생물학적 외관이 동일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별도로(그러니까 트랜스젠더와 반대되는)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트랜스젠더는 또 종류에 따라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안드로진, 젠더플루이드 등 처음들어보는 용어도 많았다. 정말 제목처럼 성별을 남녀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 나열하면 무지개의 7빛깔도 모자를 정도로.


동성애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인 정비수준이 얼마나 처참한지, 그리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에 대한 오해가 아직도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 정신병하고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증명되었는데도 아직도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에 대해, 심지어 청소년들의 동성애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출간된 책이어서인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다. 


심지어 글로벌 기업인 IBM에서는 성소수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IBM코리아에서 신입사원 입사하는 날 그 이야기를 했더나 키득키득 웃으며 비아냥대는 분위기였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아태지역에서는 모두 동성애자가 있는데 여기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없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정말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들이 원하는 사회하고는 거리가 멀구나 싶기도 했고 그와중에 뒷부분에 실린 글에서 알게된 전국 각 지역의 퀴어축제 이름들을 보면서는 언제 이런것들이 생겼나 조금 놀라기도 했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였겠지. 서퀴, 부퀴, 제퀴 같은.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이런 축제를 비난할때 다소 속수무책이었다가 최근 기독교 단체에게 역으로 응대한 멘트가 소개되어 있는데 정말 센스있었다. 


'혐오세력, 여러분, 차별을 멈추고 주님에게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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