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 무너뜨리기 - 세상을 지배하는 가부장제의 교묘한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해체하는 법
캐럴 길리건.나오미 스나이더 지음, 이경미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가 'why does patriarchy persist?', 그러니까 '왜 가부장제가 지속되는가'이다. 가부장이라는 말 자체를 오래만에 접했는데 구글에서 찾아보니 말그대로 가장이 강력한 지배권을 가지고 가족을 통솔하는 가족 형태라고 되어있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가장은 남성쪽인 경우가 많으나 분명 가모장제도 있을터이니 여기서의 가장이란 남성임을 명시해서 구별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사전을 찾아보니 역시나 '가장인 남성이~'라고 되어있다.


서양에서 촉발된 미투운동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또 달라지는 중이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닌 것처럼.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라는 말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시대가 온 것이다.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눈 사고방식에 기초한 질문이라는 공격을 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 당연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가부장제 또한 이러한 젠더 이분법에 기초한 문화라고 이야기한다. 


남성은 자신이 느낀 감정을 숨길줄 알아야 한다는, 즉 생각과 감정을 분리할 줄 알아야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으며 자라나고, 그리고 여성은 돌봄을 내면화하고 관계를 중시하며 관계를 망칠 우려가 있을 경우 자신이 당한 부당함을 숨길줄도(심지어 그게 강간이라고 하더라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때로는 이성을 조금더 이해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읽은 82년생 김지영에서 등장하는 부부간의 대화 또한 이러한 가부장제에 입각해 있지 않았던가. 그 착한 남편이 김지영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이 '함께 하자'가 아니라 '내가 더 집안일을 도울께' 였으니.


또 이런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 2008년에 실시된 '화를 내는 여성은 앞서갈 수 있는가'라는 연구에 따르면 화를 내는 남성은 보상받지만 화를 내는 여성은 남녀 모두에게 무능력하고 권력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사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부장제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인식속에 박혀있는지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기에, 나도 이렇지 않은가하고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기에 딱딱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읽어볼만 했던 책이었다. 혹시 몰라 이 책 제목으로 유투브에서 검색해보니 가부장제 및 조던 피터슨에 대한 영상이 몇개 나온다. 유해한 남성성이란 무엇이냐는 제목이 눈길을 끄는데 한번 봐야겠다. 기회가 된다면 서양쪽 말고 우리나라 버전의 책을 접할 기회가 있으면 좋을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