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적 초조함을 이해합니다
뤄전위 지음, 최지희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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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저자의 책은 오랜만에 보는 듯 한데 제목에 끌려 골랐고 재밌게 본 책이다. 에세이는 아니고 인문교양서라 해야할텐데 저자의 내공에 감탄하면서 며칠에 걸쳐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현명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사실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문장으로 표현해놓은 부분이 있는데 이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인것 같아 옮겨본다. 


'현명한 사람은 우리보다 IQ가 더 높은 사람이 아니다. 바로 인지가 유일한 경쟁 수단이 되는 이 시대에 사실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 현명한 자다.'


노벨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노벨상은 모든 과학적 성과를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린다. 이 점이 노벨상의 구조적 결함이다.' 과학사 연구자인 로버트 머튼이 한 말이라고 한다. 요즘은 공동 수상을 하기도 하는것 같지만 어쨌든 오늘날 전체 협력 네트워크에서 한 사람의 공로를 딱 잘라 구분 짓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누가 전화를 발명했는지 정도는 알수 있으나 누가 텔레비전을 발명했고 누가 휴대전화를 발명했는지는 명확히 하기 어려워 졌다는 이야기를 이어서 하고 있는데 듣고보니 납득되었기 때문. 


현대사회로 올수록 중간 관계를 잘 정립하는 사람이 뛰어난 인물이 된다라는 메시지도 인상적. 지식을 어떻게 만드느냐보다는 어떻게 가공하고 편집할 것인지가 내게도 더 가깝고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누가 자신보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 '선생님이라고 하지 마세요. 난 진짜 선생님이 아닙니다.' 겸손의 표현이 아니다. 나는 네일아트나 마사지를 해주는 서비스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사람들은 점점 더 여유가 없어져 책 읽을 시간마저 부족하다. 그 일ㅇ르 내가 대신 아웃소싱해주는 것이다. 즉 내가 대신 책을 다 읽고 나서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달해줘 사람들이 세상의 지식과 만물 사이를 재구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물연통론'에 나온, 만물은 자신의 대상 수준을 높이고 세상에 대한 감응 능력을 계속 높여가야 한다는 내용에도 부합한다. 나는 바로 사람들이 이러한 감응 능력을 높이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이들이 더 짭은 시간에 간편하게 다른 사물들에 감응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것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새로운 산업 유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일부만 이야기했지만 이것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저자의 지식 및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엿볼 수 있었던 말그대로 인지 수준을 높이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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