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이는 것들의 배신 - 여성과 아동, 소수자를 외면하는 일상의 디자인을 고발하다
캐스린 H. 앤서니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인가 하는 제목의, 갑자기 저자 이름이 생각안나는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스플레이 부문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이라는게 기억이 남는, 주변의, 특히 상가나 매장 디자인쪽으로 여러 인사이트를 주었던 책이 생각났다. 그래서 비슷한 책이려나 하고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방대한 영역에 걸쳐 생각지 못한 불편함에 대해 일깨워준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차있었다. 35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크게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예전에 보았던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개념도 다시금 접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왼손잡이용 가위나 주방용품을 만드는 옥소라는 회사도 생각났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걸 넘어 화장실 같은 남여문제, 빅사이즈 의류 문제 등을 넘어 키가 평균보다 많이 크거나 작은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여러 상업시설 디자인에서부터 노인을 위한 환경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에게 생각해볼 기회를 던져주었다. 


옛날 강의실 책상도 등장하는데 이거 아직도 쓰는 곳이 있으려나 싶다. 그 의자와 책상이 일체화된 1인용 책상. 왼손잡이들은 그 우측에만 팔받침이 있던 1인용 강의실 책상이 매우 불편했겠구나 싶더라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우리나라도 여성화장실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법인지 조례인지 때문에 단순 비율을 맞추기 위해 남자 소변기를 떼어버린 우스개 사진(진짜인지도 모르겠지만)이 생각났는데 미국도 마찬가지 이유로 비슷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여기에 덧붙여 성별이 다른 자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족 화장실까지 추가로 비치하는걸 권장하고 있더라는.


그 포장 뜯기 힘든 플라스틱 맞춤형 포장(작은 전자기기나 장난감등에서 볼 수 있는)에 대한 이야기도 심히 공감이 갔는데 그거 잘 못뜯다가 손한번 안다쳐본 사람이 드물것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쪽을 가위로 잘라내고 뜯다가도 위험할때가 많아 두개면을 잘라내고 손으로 비집고 열어 내용물만 빼내야 했었던 경험도 바로 얼마전 일이었다. 이런걸 무슨 디자인이라고 하던데 하여간 제발좀 사라졌으면 하는 포장방식.


이거 말고도 약에 들어있는 빼곡한 글씨의 설명서나(꼭 알아야 할것만 크게 적어놓을 것이지) 없던 병도 생길것 같은 병원 입원실 등 디자인 씽킹도 생각나게 만들었던 여러모로 재밌는 책이었다. 우리나라 사례도 한번 등장하는데 늦게 만들었으니 당연한거겠지만 미국보다 통로가 넓은 지하철 및 사고를 막기위한 스크린도어 이야기였다. 사진까지 있던데 무슨역이었을까 싶기도.


책 마지막에서는 전체에 걸쳐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요약해놓았다. 그래서 뭘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궁금한 사람은 가장 마지막 챕터만 보아도 될듯 하지만 중간중간 사진이 칼라였더라면 더 좋았을 정도로 괜찮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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