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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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누가 이렇게 말한다면 보통은 말이다....다 코끼리부터 생각하게 된다.

그게 우리 뇌, 인지가 하게되는 일인데 우리가 하지 말하는 것을 생각 할 때도 그 것을 생각하지 않고는 안되는 것. 이걸 '프레임'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데 여기서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을 말한다. 어렵다고?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 프레임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이 책을 이야기할 수 가 없다. 예전에도 프레임에 관한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거기서 프레임을 잘 짜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지고, 자아성취도 할 수 있다 뭐 그렇게 결론이 났던 자기개발서였는데 그 때 보던 프레임과 이 프레임이 같은 것임에는 분명한데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 프레임은 이 전보다 훨씬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여기서 그러니까 이 책에서 프레임을 논한 것은 단순히 한 인간, 개인에게 초점을 둔게 아니라 사회를 말하고, 개인들의 프레임을 교묘히 조정하던 보수세력들로 부터 계속적으로 지배 당하고 있는 우리 '이중개념주의'자들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산층 계층, 그러니까 보수적 시각에 길들어져 있으면서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고 있는, 삶 속에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상이하고 모순된 도덕 체계에 따라 행동한다는 게 이중개념주의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서로 억제하거나 서로 다른 쟁점에서 다른 관심사와 결부되어 작동하게 되는걸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정치를 대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앞쪽에는 주로 보수주의자들이 어떻게 어떤 용어들을 이용하여 이 이중개념주의자들을 자기편으로 이끌고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가령 보수주의자들이 하는 가장 큰 원칙은 잘 먹고 잘 살자인데 여기서 그 대상은 개인, 나 자신에게 국한된다. 따라서 사회공공정책은 그들이 생각하는 의견에 반하는 활동인 것. 그래서 그것을 프레임을 통해서 교묘하게 무지한(또는 의식하지 못하는) 계층들의 생각을 조정한다. 이는 의식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마치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듯 어느새가 되어있는 무의식적인 사고까지 포함하는 무서운 활동이다. 이를 위해서 보수조직들은 아주 오랫동안 언어(용어)를 선별하고, 메세지 훈련도 하고, 그들 안에서 더 힘을 실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밀어주고 활용한다. 치밀하게...그에 반해 진보세력들은 지금의 현실적인, 사회 전체의, 눈 앞에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가보니 자꾸 보수 세력에게 밀리는 것. 그 일례로 부시의 국정연설에 대한 낱말의 덫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별것 아닌거 같은 낱말이 얼마나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읽다가 정말 놀랐다. 가령 '우리가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서 부모 동의서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에 나오는 부모 동의서는 상당하게 큰 의미를 지니는데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여기에 내포된 의미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미 성인이며, UN 국제기구는 어린아이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어른이 아이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고, 어른이 알아서 하겠다는게 이치에 맞다는 말이된다는 것. 그 외에도 제임스 돕슨의 과감히 훈육하라에 나오는 엄격한 아버지 상과 정부활동이 같은 맥락에 두는 점을 짚는다. 엄격한 아버지는 아이가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되 의존적으로 키워서는 절대 안된다고 하는데 역시 사회복지 프로그래은 비도덕적인, 사람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부정적인 활동이 되어 정부 예산을 삭감하게 하게 하는데 여기에서 사회복지 대상자를 도덕적 절제를 하지 못한 실패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도덕적 역량이 높아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상을 주어야하기 때문에 이윤창출을 하고 있는 기업에게 더 많은 조세 혜택을 주는 것이다. 사견이지만 난 미국의회에대해 나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는데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런 보수프레임에 물들어 있었던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나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미국의회가 이런데 우리 정부는 어떠한가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 사람들이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픈 대상에게 투표합니다. 물론 그들은 자기 이익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자기의 정체성에 투표한다는 말입니다..중략..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

이것이 얼마전에 있었던 보궐선거결과에서 지금처럼 시끄러운데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4곳 중 3곳을 당선되었는 이 상황에 대한 설명이 아닐까? 그들이 선택이 그냥 단순히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하는 것을 선택했다는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럼 이런 정체성은 어떻게 결정되나? 책을 읽으며 나는 중간층에 속할 가능성이 높고, 아직 명확한 이델로기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대부분이 나와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그리고 보궐선거구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고 그들의 무의식적 언어와 정체선이 이런 결과를 나은 것이리라.

'진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은 진보가 믿는 흔한 속설이다. '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대해 사담과 알카에다 사이에 믿을 만한 연결고리도 없고, 대량 살상 무기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들이 미국이 떨어뜨린 폭탄으로 죽고 다치게 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있으면서도 미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이 정의로운 전쟁 합법적인 전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프레임을 잘 못 구성하고 있는 진보주의 자들(민주당)의 효과적 반격의 실패때문이라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우리 뇌는 프레임에 부합되지 않으면 심지어 적절하고 그것이 맞다 하더라도 기존의 프레임이 유지되고 사실이 무시된다. 이것이 인간의 뇌의 놀라운 프레임 활동인 것이다. 한번 자리잡으면 변하기 어려운 그 것 말이다.

나는 정치적인 사람이 되지 못하므로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이 즈음에서 접고 내 개인적인 이야기로 생각을 펼쳐나가 보았다. 내가 다른 곳에 비해 현직장에서 유독 힘들었던 이유들이 이 프레임의 문제였나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 속의 내가 그들의 프레임으로 판단되었기때문에 나 자체로 (이게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내 있는 그대로로 판단되어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더 왜곡되고, 곡하게 되거나 하는 상황이 나를 힘들게 했던거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시간이 약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이런 프레임의 성격에 대해 어렴풋히 이해하고 있었던건 아닐까? 그때는 아니라고 내가 말하는게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었고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했는데 프레임의 변화(가령 요즘 더 얼굴이 밝아져 보인다, 편안해보인다 하는 말들) 는 나에 대한 다른 곳에서의 평가들이나(말로 이루어지는 가령 성실하더라던가 밝은 사람이라던가 등등) 상황들이 프레임의 변화로 이끌어가게된거 같다. 이와 더불에 나는 좀 더 전략적인 언어 구사를 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프레임 변화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시간이 약이거늘하고 지냈던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나에 대해 생각을 이끌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아직 구체적인 뭐가가 있는건 아니지만.......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어쩜 이렇게 이해가 쏙쏙 잘되게 써 놨는지 인지과학을 연구하는 학자 답다는 생각과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어떻게 프레임이 움직이게 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덧, 왜~ 잘 쓰려고 맘 먹고 맘 먹었는데 글이 더 꼬이는 걸까? 아~~~진짜 강추하는 책인데...나의 이 짧은 글발이 그저 아쉬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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