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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고릴라 - 우리의 일상과 인생을 바꾸는 비밀의 실체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정말 나는 이렇게 많은 착각에 둘러 쌓여 있었단 말인가?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뭐지? 아니 내가 정말 바르게 생각하고 있는건 뭘까?
믿을 수 없는 내 기억, 믿을 수 없는 내 눈, 믿을 수 없는 내 말
책을 보다가 고릴라 사이트에 들어가서 나도 확인해봤다. 물론 고릴라는 알고 본 거니 알아채는게 당연하고, 두 여자들의 대화에서의 변화는 그래 좀 이상해였지 뭐가 이상해인지는 찾아낼수가 없었다. 근데 역시 여기에도 숨겨져있는 나의 착각들...아~~~~~믿을 수 없어...
사실 요사이 나는 내가 기억력이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그런가 했었는데 이건 주의력의 문제였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나눠 쓰려니 용량이 부족했던 것이다. 가정에서도 아.. 내가 그걸 어디에 뒀더라..한참을 헤매고 물건을 제자리 두지 않았다고 신랑을 다그치기도 한다. 사무실에서는 보고서 올리는 날을 착각하기도 했으며, 육아에 있었어서 맨날 초보티를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책을 읽기전에 알지는 못하였지만 이런 나의 주의력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용하고 있었다. 물건은 정말 제자리에만 둘 것, 보고서 올리는 날은 미리 체크해두고 2~3일 이전, 또는 그 전주에 모두 올리기, 그리고 올린 것에는 표시, 근데 육아는 답이 없다...엄마한테 찡찡 거리기 정도? 이것도 이제 나의 주의력의 한계를 알았으니 빨리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나의 경우 기억력은 크게 신뢰하지 않는편이지만..섬광처럼 찰의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역시 내가 만들어낸 기억일지 모른다. 내게 참 기분좋은 기억은 내가 자전거를 타고 햇살이 비치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달리는 기억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그 길이 달리다가 하늘을 볼 수 있을만큼 조용한 길이었던가 싶다. 하지만 좋은 기억이니 패스...여하튼 내 주의력과 기억력을 믿을 수 없는 사태에 도달하고 말았다.
p.181 '그건 왜요? 라고 계속 되 물을 겁니다. 이 간단한 실험에서 사람들은 예상과 달리 괸장히 빨리 포기했다. 그건 왜요? 라는 질문을 한두 개만 더 해도 사람들은 대답을 못하고 자신의 지식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사람들은 놀라거나 화를 내거나 당황했습니다. 결국에는 피실험자들이 그냥 답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호기심많은 꼬마게임을 통해서 나는 정말 많은 지식 착각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심지어 내 전공분야에서도 말이다. 피실험자들처럼 나도 한 두번에 더 깊게 파고들어가면 알 수 없는게 너무 많았다 --;; 무엇을 하는지에 고나한 지식이 왜 그렇게 되는지에 관한 지식으로 착각하고 있는 나...아...난 정말 이정도 밖에 몰랐던거야?
자신감의 착각은 내가 정말 자주 접하게 되는 착각이 맞다. 내 아이를 담당하는 의사에세거, 그리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내게 하는 착각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사도 모두 알고 있어야하는게 아닌가 생각했느데 의사 역시 사람이란걸 잊어버린 문제인거 같다. 나도 전문용어 좀 섞어가며 설명해줘야 아...저 치료사가 좀 능력있구나 그리본다. 오히려 아주 쉽게 설명해주면 만만하게 보는 어의없음...자신감의 착각으로 나,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저지르게 될 실수들을 줄여야할텐데...
책을 읽고 나서 난 참으로 놀랬다. 작가의 서문에 나오는 말처럼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각, 말, 행동에 대해 자꾸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마냥 부정적인것은 아니다. 그 것을 통해 좀 더 신중해지려는 것이니까 말이다. 한동안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 대한 신경은 계속 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