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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평점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아기가 신생아중환자실에 도착하는 순간 하나의 세계가 도착한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퇴원이 아니라 졸업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좋은 호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훨씬 더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아파서라는 말보다 좀 빨리 태어나서 부족한 것을 채워 나간다는 의미에서 더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의 일은 공간의 제한성 때문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궁금하다.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그러면서 그곳만큼 바삐 돌아가는 곳도 드물 것 같다. 그 안의 일이 궁금해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블랙 클라우드 block cloud로 유명했다. 환자가 몰리는 사람을 뜻하는데, 끝없는 응급 상황으로 본인도 힘들고 동료들도 바빠진다. 한국에서는 환타(환자를 타는 사람)라고 불린다. 방에 당직을 서면 끊임없이 입원 환자 들이닥쳤다.
-내 얘기잖아?나는 가게에 가면 꼭 손님이 줄줄이 들어와서 왠지 내가 받을 서비스를 충분히 못 받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일도 일복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일이 없다가도 내가 가면 는다. 내가 업무를 맡으면 인증평가가 있고, 리뉴얼를 하게되어 좀 그랬는데...역시 나 같은 사람들이 있었구만. 환타, 블랙 클라우드. 재미있는 표현을 배웠다.
....중략...네가 감당할 수 있으니까 아픈 아기들이 네가 병원에 있을 때 오는 거야. 난 그런 적이 없어. 그렇다. 하늘은 알고 있다. 내가 견뎌낼 수 있는 괴로움과 어려움이 정량을. 그래서 내가 일하는 시작, 내가 도울 수 있는 아기들과 보듬을 수 있는 가족들을 나에게로 보낸다....중략....블랙 클라우드가 뿌리는 비 뒤엔 쨍한 햇살이 비쳐 무지개가 솟는다. 고된 밤 뒤엔 덜 아픈 아기와 조금은 덜 괴로운 가족이 내 곁에 있다.
-그렇구나 이렇게 생각해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네. 내가 할 수 있으니까 일도 오는거라는걸 생각해야겠다. 일에 대한 겁이 없는편이다. 닥치면 해내는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할 수 있으니까 일도 오는 거였구나.맞다. 내가 좀 더 나이가 들어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일도 줄어들지 모르겠다.
자기 공감self-compassion은 타인에 대한 공감만큼이나 중요하다. 비행기를 타면 나오는 안내 방송도 말하지 않는가. 본인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쓰고 아이를 도우라고. 우리가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먼저 잃는다면 소중한 아이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워줄 수조차 없다. 나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달느 이에게 공감할 여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자기 공감 부족으로 스트레스가 높으 사람은 뇌의 거울신경(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신경세포)신호가 줄어들어 공감력 자체가 떨어진다.
- 나의 공감능력은 어떨까? 점점 더 공감하고 있을까 그저 현실적이기만 할까? 음.....나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대문자T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공감이 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많이 표현하고 그렇지 않음의 차이정도라고 생각한다. 공감은 다른 어떤 감정보다 표현이 필요한 활동이다. 더 표현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