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무척이나 수동적인 인간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해야되는 것은 곧 잘 해냈지만, 자발적으로는 잘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라고.....쓰다보니 꼭 그렇지도 않구나, 싶다. 이 책을 만났것도 어디까지나 나의 자발성때문이었으니까.. 요즘 생각이 많아진 것은 내가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마음이 많아졌기 때문일수도 있다.
영어 말하기는 예전부터 쭈욱 나의 희망사항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때는 영어회화 학원에도 다녔던 적도 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게 늘지는 않았던거 같다. 왜일까?
다행히도 귀는 좀 열려 있어서 뭐라하는지 알겠는데 말을 하는 걸 잘 할 수가 없었다. 그냥 하면 되는데 머리로 생각하고 구상한다. 이 표현이 문법적으로 맞나?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알 수 있나? 이러다보니 쭈뼛쭈뼛 말을 하지 않거나 아주 일부 정형화된 표현(문장을 통째로 외운)만 사용하였고 이마저도 사용할 기회가 줄다보니 더더 말을 하지 않는 아니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말이든 근육이든 자꾸 써야 느는게 확실하다!
최근에 운동 배우는 곳에 마크라는 외국인이 있어서 영어로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만날 만나면 보고 "Hi~" 하고 인사만 하는게 다다. 나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그 외국인과 말하는 걸 듣고 있고, 아주 가끔 단어수준으로 말한다. 한번씩 차례대로 돌아가서 운동하기 때문에 마크 차례가 될때 마크에게 " go!" 라거나 기껏해야 " your turn!" 이라고 말하는 정도일 뿐이다. 이번주에도 궁금한게 있었다. "며칠이 입학식이니?" 였는데....입학식이 영어로 뭐더라 하면서 단어를 100번쯤 생각했는데 떠오르지 않았고, 파파고를 찾아서 물을 보려니 왠지 자존심이 상해서 뭐 이거까지 찾아야해...이랬더란.
When is (are......you인데...???) your enter middle school?
그렇다 나는 현재 중학생 영어수준도 안되는 것이다.
When is your entrance ceremony?
아마 월요일에 가면 Did you have the entrance ceremony? 이렇게 물어야할 판국. ㅋ
말이라는 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자꾸 잊어버린다. 단어를 잊어서 말 못한것도 크지만, 내말을 내가 스스로 검열하면서, 문법은 맞나? 이 단어를 여기에 써도 되나? 시제는?? 등등등 지금 당장 해야하는 말의 속성에서 멀어져서 결국 말하지 못한다.
아마 급하면 마구잡이 영어 말하기를 하겠지만 급한 것도 아니고, 장소도 장소이니(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보고 들을 거라서...) 왠지 더 말하기가 주춤하게 된다.

보기만해도 영어가 술술나온다고 하니 얼마나 솔깃한가 말이다.
이 책의 골자는 뼈대-틀을 익히라고 하는 것이다. 나처럼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체검열하나보면 시의성이 사라지기 쉽상이니 다양한 내용을 동일한 틀에 맞춰 넣고 반복 연습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나 이런 연습은 급할때 영어로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어서 한국어를 영어로 말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영어식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다고 한다.
단어의 구분에 더 많은 중점을 두는 한국어에 비해 영어는 시제의 구분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 관점에서 접근하다보면 영어의 중요한 특성을 놓칠 수도 있다. 지식을 뇌에 의식적으로 집어 넣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뇌가 '감각'에 익숙해지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롯히 연습연습연습이 필요하다.
1장에서는 시제 결정을 2장에서는 동사 표현 바꾸기를 3장에서는 형용사를 사용하는 법을 4장에서는 문장 앞에 어구를 붙이고, 5장에서는 문장과 문장을 잇게하고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문장 뒤에 어구를 붙여서 말하기를 충분히 연습하도록 한다. 한장을 보는게 만만치 않다. 이 문장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하고 자꾸 물어서 생각해보느라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는 않는다. 다만 이렇게 한권을 다 볼때쯤이면 기존의 내 말하기틀이 좀 달라질 것이고,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말하기 연습이 자연스럽게 된다. 필요가 하게 만들겠지만....그래도 영어회화를 잘 해보고 싶은 맘도 중요하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