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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계절
연소민 지음 / 모요사 / 2023년 3월
평점 :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대학교 때 학교도서관 볕 잘드는 창 아랫쪽에 쭈그려 앉아 뚝딱 한권을 읽어 내던 사람이 나였다. 나만 아는 그 자리는 내가 소설에 빠져 단숨에 끝까지 읽어낼 때까지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던 곳이다. 그 창가 햇살의 따스함은 아직도 내 기억속에 있다. 코끝을 스치는 책냄새, 햇살, 조용함, 거기에서 소설 한권을 읽다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있곤 했다.
언젠가부터 소설을 잘 읽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어두운 소설을 마주하고 힘들었을 때 부터 였을까? 사는게 바빠 두 시간을 내리 온전하게 책을 붙들고 있을 여유가 없어서 일까? 소설은 그렇게 점점 나와 멀어졌다.
감정이입을 잘하는 나는 금새 소설속 인물어 동화되어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더 쉽게 맘 따뜻한 소설에 매료되었을거다. 읽고나서 마음 한켠에 따끈따끈한 느낌이 말캉말캉 생기는 느낌이 소설 읽기의 맛이다. 그러나 한동안 그걸 잊고 있었다.
공방의 계절은 그 느낌을 한번에 소환해주었다. 그덕에 내일 출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새벽 두시가 다 될때까지 정신없이 책에 빠져들었다.
각자의 사연이 톱니바퀴처럼 얽퀴어 돌아간다. 기똥찬 구성이다. (라고 쓰고 작가는 대단해~ 라고 읽는다) 아슬아슬 마음을 찌르기도 하고, 평범한듯한 말 속에서 그래, 그렇지, 다 그래, 괜찮아. 위로 해주기도 한다. 아마도 뭐니뭐니해도 내가 좋아하는 행복한 결말이 맘에 든다. 동화처럼 '왕자와 공주는 결혼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어요.'는 아니더라도 행복할 것 같은, 각자 또는 함께 소설속 인물들의 자리에서 잘 지낼 것 같은 느낌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읽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오래 전 부터 배우고 싶었던 도자기 만들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나중에 내가 취미로 선택해서 배워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는데 하나가 커피, 하나가 그림, 하나가 바로 도예다. 일에 시간을 저당잡힌 일하는 사람이 아닌 온전히 내 시간을 쓸 수 있는 어느 날 이 취미들을 실천 해 볼 생각인데 이 책 덕분에 도예를 제일 먼저 해보고 싶어졌다.
맘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