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 좋아하는 일을 좇는 삶에 관하여
오재형 지음 / 원더박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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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엔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꽤 오래 피아노를 쳤지만 다시 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영어 공부도 그렇다. 매번 마음은 먹지만 잘 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어 보며 이런 나를 돌아보았다.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은 제목 그대로 작가가 피아노를 치며

경험하고 생각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화가로 시작해 영화 감독 지금은 피아니스트까지.

누가 보면 참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고 얘기할지도 모를 이야기. 


작가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작업실이 있고 다른 사람보다 형편이 나았다고. 

하지만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 나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도 내가 무슨 피아니스트야. 라는 생각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야 아주 기본만 익혔는데. 그러나 그는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그 다음 선택에 놀랐다. 피아노 학원으로 가서 피아노를 배운다. 

손을 모으는 방법부터 다시 시작한다. 

누가 평가를 하든 본인이 진심을 다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며 모든 일에 때가 있다는 말은 틀렸다는 걸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 찾아가는 노력에서 예술이 꽃 필 수 있고, 

그 성실함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찾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 책 소개하기. 어떤 결과를 아직 내지 못했다고 

조급해하지 말자 생각한다. 

모든 일엔 때가 있는게 아니라 그 순간을 내가 만들어가면 된다고.

그 순간이 모여 무엇이 될지 모르는 일이라고. 


다음에 작가가 이번엔 다른 걸 해보려고요 라고 말해도 놀라지 않을 거다. 

언제나 내일이 기대되는 예술가로 작품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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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퍼 네트워크
챈들러 베이커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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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일을 하며 성희롱과 성추행을 안 겪어본 사람은 없을 거다.

점점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지만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를 바탕으로 여성의 삶과 사회를 그려낸 소설이 나왔다. 


제목의 위스퍼 네트워크란 여성 사이에 공유되는 비공식 정보 네트워크를 말한다. 

주로 자신이 종사하는 업종에 남자 중 성희롱이나 성추행 혐의가 있는 사람을 은밀하게 공유하는 걸 말한다. 

저자는 변호사 출신으로 자신이 경험하고 들었던 걸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과거 이야기가 주이고 현재는 주로 경찰이 조사하는 녹취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추락사 한 남자와 그와 불륜관계였던 슬론, 이혼한 아디, 아이를 키우느라 바쁜 그레이스, 새로 입사한 캐서린까지 확실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모유 수유의 고단함 부터 불륜 관계였던 상사와 껄끄러운 이야기, 여성으로 일터에서 살아남기, 부당 해고 등 요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누가 죽였는가로 궁금증을 유발하며 결말을 향해가지만 읽다보면 살인자가 중요하지 않다. 이런 상황을 만든 현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적나라한 현실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여성이 어떻게 합심하게 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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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곰곰그림책
이혜란 지음 / 곰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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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고 싶어지는 그림책을 만났다. 


<나무의 시간>은 우리도 보통 알고 있는 

나무의 봄, 여름, 가을 , 겨울 사계절을 담아낸다. 


누구도 사가지 않는 앙상하고 구부정한 묘목에서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큰 나무가 되기까지

A4 크기의 판형에 담아낸 그림책이 아름답다. 


봄이면, 잎이 솟고 

여름이면 초록잎 팡팡 

가을에 황금빛 

겨울에는 하얀 나뭇가지. 


살면서 우리는 여러번  나무를 올려다 본다. 

그러나 나무가 우리를 어떻게 볼지 생각해 본적은 없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나무가 마을과, 사람과 개와 꽃을 내려다보는 게 좋았다. 

나무는 이런 마음일까. 궁금해지는 나무 그늘 그림자와 나뭇가지 가 좋았다. 


나무가 말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걸 안다고. 

그래 기억할 건 그뿐이지 싶다. 


힘든 시간도 어느 덧 지나간다고. 

뻔한다 할 수 있는 이야기도 

그림책이 전해주면 힘이 나는게

이게 바로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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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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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망겔. 명성이야 익히 들었다. 

나도 소장하고 있는 #독서의역사 부터 많은 책을 냈고 

세계적인 애서가, 비평가다. 하지만 그 동안 작가의 책을 완독하지 못했던 차에 

신작을 만나게 됐다. 


<끝내주는 괴물들>은 작가가 어린시절부터 읽어 온 고전 등에 나오는 인물, 캐릭터에 대해 쓴 책이다. 캐릭터 그림도 직접 그렸다. 한 마디로 제목대로 ‘끝내주는’ 책이다. 잘난 사람이 잘난 체 하는 이야기인데 그게 재밌다. 왜냐하면 작가가 잘난 게 사실이고, 그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꼭 이 책에 나오는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말이다. 


어떤 책은 읽으면서 너무 좋아 책장이 넘어가는 게 아깝고 문장을 음미하다가 

빨리 읽기 싫어지는데 이 책이 그랬다. 


모든 챕터가 예상을 빗나간다. 처음 시작은 ‘보바리씨’이다. 

그렇다. 보바리 부인이 아니라 그 남편 이야기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는 여동생 ‘피비’ 이야기가 나온다. 

반가웠다. 나도 피비를 좋아했기에. 


작가는 이렇게 우리가 생각지 못한 인물들을 불러다 그 인물을 매개로 여러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책과 성경, 신화 등을 넘나든다. 

독자는 행복하다. 저자가 풀어놓는 이야기 흐름에 머리와 몸을 맡기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반가운 챕터도 있다. ‘성진’ 이다. 구운몽 주인공이다. 

나도 어렸을 때 고전소설 전집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거기 구운몽도 있었다. 

교과서에 짧게 나오지만 전체를 다 봐도 재밌는데 

작가는 구운몽이 현실 세계로 보이는 게 오히려 꿈이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인생무상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야기다. 


이 책은 한 문장만을 꼽기 어렵다. 

작가의 통찰력이 담긴 문장과 내용으로 가득 차있고, 

마음으로 감탄하며 몇 번을 무릎 꿇었는지 모른다. 


올해 한 권의 책만 읽는다면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을 거다. 

애서가라면, 책이 친구라면, 이 책은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작가님이 오래 오래 좋은 책을 많이 내주시길. 

다른 책들도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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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으면 다 언니 - 좋아하는 마음의 힘을 믿는 9명의 이야기 : 황선우 인터뷰집
황선우 지음 / 이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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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집을 종종 읽지만 이 책은 요즘 소위 말하는 핫한 분들을 인터뷰해서

궁금했다. 나이 먹을수록 본받을 사람이 절실해지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 책을 읽으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벌새 인생 영화라 감독님 인터뷰도 꽤 읽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 좋았던 점은 명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남의 삶에 더 개입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마지막 대답대로 코로나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나도 사회에서 뭔가를 할 수 있음 좋겠다 막연히 생각하지만 쉽진 않다. 우선 여성 창작자 작품을 보고 좋으면 사고 또 좋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나도 뭔가 주체적으로 할 일이 있으면 좋겠다. 

감독님 인터뷰를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모여 또 하나의 열매가 되겠지 생각했다. 


두 번째는 #재재 피디 인터뷰다. 

최근 컴눈명도 잘 봤고 영상을 보면 기분 나쁘지 않은 웃음과 콘텐츠를 만들어

존경하는 창작자다. 

롤모델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와 닿았는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팀원들과 힘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워낙 방송일이 힘든 걸 예전 일로 알아서 앞으로 환경이 더 좋아져 

좋은 콘텐츠를 좋은 환경에서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얘기할 인터뷰는 #손열음 피아니스트다.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영상으로 연주를 접하고 인터뷰를 보면서

매력적으로 느꼈던 음악가다. 


자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주가지만 서로 다른 재능이 있고 

그에 맞게 능력이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참 폭넓은 사람이고 음악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활동도 기대됐다. 


처음엔 원래 좋아하고 궁금했던 분들 인터뷰 부터 읽었는데

의외로 잘 모르던 분들 인터뷰도 재밌어서 몰입해서 읽었다. 


#전주연 바리스타는 기사를 보고 알고 있었다. 

유명한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많이 노력하셨겠구나 정도 짐작했지만 인터뷰를 보니 에상한 것 보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또 자기 능력을 좋은 곳에 쓰려고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피를 생산하는 농가에게 수입이 잘 돌아가지 않는 구조라 직접 거래하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것 외에도

여러 방면을 고민하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 


#자야 작가는 웹소설 작가다. 웹소설은 안 읽어서 사실 잘 몰랐는데 

인터뷰를 읽으며 진짜 분량을 많이 쓰시는구나.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간 점이 존경스러웠다. 

이런 분이 글을 써야지. 감탄했던 인터뷰였다. 


#김유라 피디는 할머니인 박막례와 여행을 찍은 거 부터 시작해 유튜브가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 이 일을 참 좋아하고 애정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할머니의 컨디션, 의견을 중시하고 무리하지 않고 계속 해 나가려는 모습이 좋았다. 부디 오래 오래 좋은 콘텐츠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이슬아 작가 인터뷰에서는 계속 변화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갖고 가려고 하고, 반응이 좋아도 그걸 계속 하기 보다

다른 걸 모색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장혜영 국회의원은 이전에도 영화와 책을 보며 응원하던 분이라 반가웠다.

지쳤지만 계속 해나가겠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왜 정치는 마지막에 움직일까. 내가 그것을 움직이려면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수정 범죄심리학자다. 

그것이 알고 싶다 볼 때부터 익숙했던 분인데 요즘엔 강연도 하시고

여러 방면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건 자신도 경력이 단절된 경험이 있고, 

현실에 부딪쳐 학업을 잇지 못하다 다시 시작했다는 걸 알게 됐다.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면 정당이든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소신도 인상적이었다. 

난 이렇게 끝까지 밀고나갈 일이 뭐가 있을까? 자문해 보게 되는 인터뷰였다. 


인터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인터뷰이에 대한 인상과 소감을 정리한 내용도 좋았고

다양한 나이대와 여러 분야의 여성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살면서 지치거나 힘들 때, 펼쳐서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 땅에 사는 여성이라면, 읽어보고 미래를 꿈꿔보거나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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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