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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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시집도 꾸준히 읽고 있다. 예전에도 안 읽은 건 아닌데, 적극적으로 찾아 읽진 않았다. 

하지만 다시 읽기 시작하니 새로운 시인도 알고 싶고, 시도 많이 읽고 싶어진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난 시집, 좋아하는 출판사 아티초크 출판사에서 나온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를 읽었다. 

이루카 번역가가 서른 명이 넘는 시인의 명시들을 가려 뽑은 시집이다. 

부제인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 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꽃이나 나무가 소재로 나오는 시 모음집이다. 


시와 함께 일러스트, 삽화로 관련 꽃과 나무도 나와서 좋았다. 아직 겨울이지만 시를 읽으니 미리 봄을 맞이한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시인 이상의 ‘꽃나무’ 마지막에 실린 윤동주의 산문 ‘화원에 꽃이 핀다’도 반가웠다. 외국 시인들은 유명 시인 외에는 모르지만 새로운 시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시집 마지막엔 시인을 소개하는 글이 나오는데 몇 줄 안되는데 잘 정리해서 시인을 몰라도 시와 연결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시 모음집이 좋은 건 이 시집을 통해 더 넓은 시 세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았던 시가 있다면 그 시인의 시집을 더 찾아볼 수도 있고, 그렇게 가지를 뻗어나가면 내 세계도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봄이 멀지 않았으니, 봄맞이 시집 한 권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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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생겼지? - 고민하는 10대를 위한 내 몸 긍정 키워드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전은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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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니 사춘기가 멀지 않았다. 양육자 선배들에게 얘기를 좀 듣고 마음도 단단히 먹고 (쉽지 않지만) 여러 책들과 유튜브, 자료도 찾아본다.  내가 사춘기 때 성교육 책 하면 ‘소라의 봄’ 정도 생각난다. 이 책 읽어본 분 있나요? 소라 시리즈로 여러 권 나왔는데 요리와 맵시 등등.. 만화책으로 어느 정도 성에 대해 나오지만, 항상 여자는 부끄러워하는 게 기본이었다. 이제는 좋은 성교육 책이 많다. 남녀 구분없이 서로의 몸을 알아야 하고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왜 그렇게 생겼지?>는 독일에서 온 성교육 책이다. 


성교육 전문가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과 인기 삽화가 앙케 쿨이 쓴 이 책은 100페이지가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재미있고 명확한 언어로 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춘기 아이가 궁금해할만한 모든 게 나오는데, 몸에 대한 궁금증, 변화, 몸에 대한 생각과 느끼고, 꾸미고 관계맺는 것까지. 내용은 적어보여도 찬찬히 읽으며 생각할 요소가 많다. 


몸에 대해 성기를 비롯해 체액과 점과 사마귀 까지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고, 온라인 조사를 통해 받은 여러 세대의 생생한 언어로 몸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나와 좋았다. 또, 이 책에 1990년대 부터 2019년까지 네 번에 걸쳐 가상의 가족 그림이 나온다. 이 대가족이 세월이 흘러 어떻게 외모가 변하는지 보여 준다. 자녀와 같이 보면 성장과 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나눌 수 있다. 


마지막 장에는 자신의 몸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답하는 질문지가 나오고 내가 어떻게 느끼고 낯설어하고 좋아하는지 몸에 표시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생각하며 내 몸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의미있었다. 


나이 먹고 어른이 되도 내 몸을 긍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도 일하며 임신과 출산으로 변해버린 몸이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서로 외모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는 사회다. 하지만 지구의 인구만큼 우리는 몸이 다 다르고, 그래서 괜찮고 우리는 특별하다. 사춘기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아질 때 이런 책으로 자녀와 대화를 나누고 또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보고 얘기할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건강히 자라는데 큰 도움이 될 거다. 아래 인용한 책 속 문장 처럼 우리는 저마다 달라서 빛난다. 이 책으로 아이와 서로의 몸에 대해 툭 터놓고 얘기하길 바란다. 


“완벽하지 않은 신체 부위도 많지만 모두 내 몸이고 그게 바로 나야. 그곳이 없다면 나는 내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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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의 감각 - 의식의 본질에 관한 과학철학적 탐구 Philos 시리즈 26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박제윤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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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의 감각>은 신경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크리스토프 코흐가 쓴 통합 정보 이론서이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 대상으로 쓴 책이다. 난 통합 정보 이론을 이 책으로 처음 접했다. 통합 정보이론이란 현재 전역신경 작업공간 이론과 함께 신경을 설명하는 두 가설 중 하나다. 통합 정보 이론 즉 ITT를 지지하는 코흐는 주장한다. 우리가 무엇인가 볼 때 우리의 뇌는 그것을 모두 총체적으로 받아들인다. 의식은 주관적이고 구조화되며, 종합적이다. 이런 주장은 모호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여러 고전과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래서 이론이 어렵더라도 예를 읽어나가면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2018년에 상상마당에서 본 전시를 떠올렸다. ‘디 오리진’이란 정실진환자들의 100여년 전부터 남긴 예술 작품과 정신의학 역사를 다룬 전시다. 그때도 느낀 건 정신, 의식은 단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복잡하다는 점, 작품들을 보며 감동받았다. 그 전시에서 흥미를 가졌던 정신 즉 의식에 대해 이 책으로 조금 더 깊이 알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의식은 경험이다’라고 이 책을 시작한다. 의식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일어나는지, 동물을 비롯한 다른 생물도 의식이 있는지 짚어나가는 게 흥미로웠다.  저자는 인공 지능이 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의식을 가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그걸 지능과 비교해서 이야기한다. 인공 지능이 지능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실력만 좋아질 뿐이라는 것. 


그리고 왜 이 이론이 중요한지 저자는 설명하며 2028년까지 의식 측정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힌다. 의식을 측정할 수 있다니, 놀랍지만 두려운 얘기이기도 했다. 특히  두 뇌를 한 마음으로 합칠 수 있다는 예측은 SF소설, 영화 생각도 들었다. 두 뇌를 연결해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말이 안 통해서 상대방이 생각하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수백 개의 뇌가 이어지고 초월적 마음이 나온다면 책에 나온대로 사이비 종교가 떠오른다. 


이런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라는 의문이 들 수있다. 난 요즘 자주 떠올리는 문장을 통해 그 의미를 찾았다.

 ‘이 세상은 이분법으로 분리할 수 없다’ 

요즘 온라인 강의를 듣고, 페미니즘 서적 , 장애, 돌봄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자주 하는 생각이다. 그건 우리가 그 동안 지금 현재도 이분법에 너무 사로잡혀있었고, 그것만 벗어나도 많은 게 해결된다는 점이다. 의식을 분리할 수 없듯이 우리 몸과 정신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도, 돌보는 자와 돌봄 받는자도 동시에 이뤄지고, 자연과 인간의 경계도 나눌 순 없다. 우리는 다 함께 엉키어 구분할 수 없이 살아간다. 이 점을 이 책에서도 발견해서 좋았고 기뻤다. 


그래서 마지막 챕터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의 의식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걸 수치화할 수 있을까 얘기하던 이 책의 목적지는 의식하는 존재는 모두 소중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의식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 아니고 모든 생명체는 삶을 경험한다. 제목 대로 우리는 그 자체의 감각를 제대로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 의식에 우리를 팔아버릴지 모른다. 


통합 정보 이론은 아직 검증해야 할 것이 많은 신이론이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의식을 들여다보고 제대로 느끼고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과 내용은 다르지만 ‘둔주병’을 다룬 ‘미치광이 여행자’도 생각났다. 그 책도 과학철학서로 소설처럼 100여년 전 유행했던 둔주병이 갑자기 나타나고 사라졌는지 추적하는데, 인간의 의식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책이니 같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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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피아 6 : 역사 상식 팩토피아 6
페이지 토울러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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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책 소개를 보자마자 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서평단이 되어 받은 책과 선물에 아이는 바로 달려와 책을 집어 들었다. 지금까지 아이를 키우며 이 책은 읽어야 한다며 권장도서를 강요한 적은 없다. 무조건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게 우선이다. 이 책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 종류, 백과사전이라 같이 읽고 싶었다. 


“엄마, 이거 재밌어.” 

아이에게 책을 권하면 가장 듣고 싶고, 좋은 말. 재미있다는 말이다. 이 책도 아이가 재미있다고, 이것 좀 보라도 말이 많아져 뿌듯했다. 

이 책은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다섯권이 번역돼서 나왔고 1월에 6. 역사 상식과 7. 미스터리 상식이 같이 나왔다. 3월에 8권이 나오면 시리즈가 완간된다. 팩토피아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편집자페이지 토울러와 그림을 맡은 앤디 스미스 이 수많은 팩트들을 씨실 날실 엮듯 재미있게 엮은 작가까지 세 명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아무리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실도 모아놓기만 했다면 아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이 책은 분류는 되어 있지만 아무데나 펴서 읽어도 상관없다. 화살표를 따라 가다보면 못 보던 사실을 만나고 또 그 사실들이 새롭게 연결되는 걸 알 수 있다. 줄글을 읽기 어려워 하는 어린이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책이다. 관련 사진 자료나 그림도 풍부해서 시선을 끈다. 또 12페이지 정도의 워크북도 포함되어 있어 읽은 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공부하는 게 아니라 십자말 풀이, 간단한 퀴즈로 되어 있어 부담없이 풀 수 있다. 


이전 책들도 궁금하다고 해서 우선 도서관에서 이전에 나온 팩토피아도 빌렸다. 꼭 공부만이 아니라 아이의 세상이 넓어지는 데 책만큼 저렴하고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다. 과학, 역사, 음악, 미술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담고 있는 팩토피아로 이 책에서만 존재하는 지식 유토피아 세계로 아이와 어른 모두 함께 떠나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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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문장력 수업 사춘기 수업 시리즈
오승현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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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제대로 읽고 쓰는 건 중요한 능력이다. 공부뿐만 아니라 일하면서 사람을 만나면서도 문서를 읽거나 쓸 일이 많다.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과 여러 매체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글보다는 영상이 익숙한 세대다. 그래서 요즘 더욱 글쓰기를 강조하고 관련 책도 많이 나온다. 


<사춘기를 위한 문장력 수업>은 생각학교 출판사에서 나오는 사춘기 수업 시리즈 중 하나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논술을 가르치고 독서평설 집필 위원인 오승현 저자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글쓰기 책이다. 독자 설정과 맞춤법, 표현력 퇴고까지, 글쓰기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성인 대상 글쓰기 책도 많지만 자신이 글을 안 써보고 두려운 초보라면 난 청소년 대상 책을 권한다. 성인 책은 종종 있는 척 하지만 실속이 없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 책은 우선 대상이 청소년이라 보다 읽기 쉽고 간결하고 분명하게 설명해서 훨씬 이해하기 쉽다. 이 책도 그렇다. 나도 알고 있지만 종종 잊어버리는 것들, 문장 호응 도 예문을 들어서 설명하고 각 챕터마다 예문을 직접 고쳐볼 수 있다. 


이런 책은 한 권 정도 구비하고 과제나 글쓰기 할 때 참고하며 보기 딱 좋다. 아이와 방학 때 메모 글쓰기로 세 줄이라도 쓰고 이걸 점점 늘려가려고 한다. 사춘기 다른 수업 시리즈도 궁금해서 찾아보려고 한다. 앞으로 나올 진로 수업 책이 궁금하다. 아이와 같이 보며 진로 탐색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내 생각을 제대로 쓰고 싶고 정확한 문장을 쓰고 싶은 청소년을 비롯한 성인에게 이 책을 모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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