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 시대의 知性들이 답한다
시사저널 편집부 엮음 / 시사저널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시대의 대한민국 지성들이 말한다

시사저널에서 반드시 소장하고 읽어보고 종종 다시 읽어봐야 할 담론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대로 벼르고 만든 시사저널의 기획판이라고 보입니다. 이어령교수, 조순 전부총리, 조정래작가, 이문열작가, 박찬종변호사를 비롯해 정치계, 경제석학, 노동전문가, 변호사, 종교계, 여성장관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석학과 지성인들을 모시고 현시대의 이슈를 중심으로 담론을 펼친 책입니다. 대한민국을 지난 수십년동안 이끌어왔거나 각기 각층에서 주도하고 도와주고 수면 위나 아래에서 만들어온 수십명의 지성인들을 하나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 책장에 보관하고 있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역사라고까지 느껴지는 반가운 분들

"어느 편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이 책에서 담론을 하는 분들은 모두 이 시대의 역사를 만든 산증인이고 나이가 70세를 평균으로 할만큼 역사적인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현역에 계시는 분들보다는 은퇴를 한 분들이 더 많아서 한동안 언론이나 지면에서 소식을 듣기 어려웠던 분들이 많습니다. 각 담론마다 근황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실려있어서 최근 소식을 오랜만에 알 수 있는 것이 작은 즐거움입니다. 조정래작가님은 곧 출간을 준비중이시라고 하니 반드시 접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현 정권의 정치/경제정책과 사회를 논하다

담론의 각 주제들은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현 정권의 정치와 경제분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습니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현 정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남북경제협력부터 시작하여 적폐청산, 노동권 인사, 참모진의 능력, 저성장 위기, 부동산정책, 부익부빈익빈, 노동권문제, 주52시간제도, 한일갈등문제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가감없이 내어놓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의 성향이 기본적으로 보수보다는 진보성향에 가까운 편이므로 진보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각 지성인들의 의견은 솔직하고 가감이 없어서 현 정권에 대 한 비판적인 내용도 많이 실려있습니다. 그리고 수십명에 달하는 석학/지성인들의 담론이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말을 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의견을 통해 내 생각과 비교하고 스스로 충돌하며 이를 통해서 내 의식과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적폐청산과 친일세력에 대한 의견으로는 계속적으로 적폐청산을 해야한다는 의견과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최저시급인상이 사회적으로 준 악영향과 순영향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현 정권의 정치/경제/사회/노동/종교 적인 문제와 이슈 그리고 시대적인 변화상황을 여러 지성인들의 이야기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고 나쁨을 떠나 의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송아람 생활만화
송아람 지음 / 북레시피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생활만화

송아람님의 만화는 일전에 한 번 본적이 있었습니다만 단행본 서적으로 제대로 보게 된 것은 이번 신간이 처음인 것 같네요. 책 제목이 "송아람의 생활만화"인데 제목 그대로 작가님의 생활을 담은 생활만화입니다. 생활만화가 독자에게 좋은 점은 저와 같이 작가와 나이대가 비슷한 경우인데 송아람 작가님이 3X살이라고 표현하시지만 아마도 추측상 30대 후반이 아니실까 하는 느낌이고 왠지 생활분위기가 비슷하고 공감이 많이 가게 되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말 그대로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생활만화인데 희 락만 가득한 내용도 아니고 노 애만 많은 우울한 이야기도 아니라 편합니다. 이야기들 중에는 제 이야기를 옮겨놓은 듯한 내용도 있어서 간간히 옅은 미소를 띄면서 보게 됩니다.

생활에서 느껴지는 솔직담백함

생활만화의 작가인 송아람의 책을 읽고 만화를 보다보면 송아람 작가님은 대단하거나 위대한 작가가 아닌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그저 한 명의 사람/시민/아줌마/엄마/친구처럼 느껴집니다. 친구를 만나러 대구까지 갔다가 친구가 먼저 잠들어서 회포를 못 풀어서 아쉬운 에피소드에서는 내 모습이 보이고, 롱패딩을 보고 사고싶지만 참고 뒤돌아서는 에피소드에서는 친구의 모습이 보이고, 남편과 아이가 여행가고 집에 혼자 남아있는 시간이 공하하면서도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에피소드에서는 배우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크게 세 개의 목차로 나누어져 있지만 작게는 2page에서 길게는 10page 이내로 짧은 에피소드가 많이 구성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고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솔직담백함이 매력이 이 책, 송아람의 생활만화는 친구에게 선물하기에도 좋고 육아에 힘들어하는 분에게 주기에도 좋고 그냥 집에 두고 가끔 커피한잔과 함께 보기에도 좋은 편안한 생활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명 소녀의 여행
멜라니 크라우더 지음, 최지원 옮김 / 숲의전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탁아동 마린의 가족이야기

"투명소녀의 비행"이라는 이 책은 미국의 위탁가정에 위탁되는 11세 이하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중에서 마린이라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마린은 4살에 엄마에게 버려진 후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많은 가정을 거쳐서 이제 11살이 된 시점에서 소설이 시작되는데, 위탁가정 시스템에서 11살이 되면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거나 또는 친권을 행사하여 더이상 위탁가정으로 거주할 수 없게 되는 임계점이 오는 나이입니다. 책 제목의 투명소녀는 주인공인 마린을 표현하는 단어인데, 투명소녀가 된 것은 마린이 수 년간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 터득한 슬프고 안쓰러운 삶의 방식입니다. 남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튀지 말아야 하고 조용히 듣고 있는 듯 없는 듯 해야 하는것이 몸에 베어 투명인간과 같이 지내고 있는 마린의 이야기입니다 .

마린은 계속 친모를 찾고 싶어..

11세를 맞이해서 마지막 입양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쩌면 마린의 새엄마가 될 수고 있는 루시와의 첫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마린은 계속 친엄마를 찾기위해 남몰래 찾으러 다닙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친엄마가 나를 버렸고 다시는 찾지 않았고 앞으로도 찾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있는 마린은 미련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하지만 마린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려고 하는 입양희망자 루시에게 마린은 자꾸 조금씩 마음이 끌리는 이중적인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합니다. 마린이 가지고 다니는 저금통과 주역책은 친엄마의 유일한 물건이라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도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이 물건들이 마린의 심리변화와 상황변화를 설명해주는 포인트가 되어 이 부분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구성되는 과정의 따뜻함

투명소녀 마린, 11세의 위탁아동을 입영하여 새엄마가 되고자 하는 루시는 각자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것이 처음이고 어른도 아이도 힘들고 어렵고 새로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어렵고 어색한 사이가 봉합되고 상처가 아물고 서로 부족한 것을 매꿔주면서 하나의 가족이 되는 과정은 독자에게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줍니다.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감정이 움직이는 느낌을 받는 책이라 참 좋습니다. 마린이 한 이야기중에 기억이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루시와 저는 원래 하나의 뼈였다가 부러져서 두 개의 뼈로 나눠져있었어요. 하지만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합쳐졌는데 앞으로는 더욱 단단한 뼈가 될 거에요. 루시와 마린의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며 웃고 안쓰럽고 이해하고 슬퍼하면서 감정을 달달하게 만들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어른에게도 청소년에게도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량소년, 날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고든 코먼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인 체이스 앰브로즈는 학교폭력의 가해자입니다. 미국이라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의 미식축구의 캡틴이며 그의 아버지도 오래전에 캡틴이었으며 미식축구의 떠오르는 스타이고 학교의 자랑이고 지역의 자랑입니다. 운동선수답게 덩치고 크고 같은 미식축구 선수 친구 두 명과 함께 뭉쳐다니면서 다른 아이들은 괴롭히고 끝없이 괴롭히고 또 괴롭히는 것이 주인공 체이스 앰브로즈입니다. 보통 학교폭력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책의 주인공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뤄지거나 선생님, 심리상담가 등의 제3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하지만 이 책은 참으로 독특하게도 가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을 잃은 가해자

불량소년 날다, 이 책의 시작은 학교폭력과 지독한 집단따돌림의 최대 가해자인 악동이며 불량소년이자 폭력 가해자인 주인공 체이스 앰브로즈가 지붕에서 떨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시작합니다. 체이스 앰브로즈는 그 어느것도 기억못하고 자신이 했던 부끄럽고 지독한 폭력행위들도 기억하지 못 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묘미이자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기억을 잃자 자신의 과거를 알지 못하는 체이스는 하나씩 밝혀지고 알게되는 자신의 과거에 부끄럽고 창피해합니다. 친구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공포의 눈빛, 주변 사람들의 말, 가장 친하다는 친구들의 폭력적인 행동, 교장선생님의 조언 그리고 숨기고 싶었지만 말해주는 엄마의 이야기가 체이스를 힘들고 어렵고 혼란스럽게 합니다. 체이스의 과거는 현재이고 지금의 현재를 만든 것이 과거입니다만, 이 책은 기억상실증이라는 주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이 변하고 주변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성무선악설이 맞는 것이 아닐까

순자가 주장했던 성악설과 맹자가 주장했던 성선설을 깊게 고민해본적은 없었지만, 이 책을 보면서 갑자기 성선설과 성악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은 본래부터 선한것인가 악한것인가, 주인공 체이스는 누가 봐도 악한 불량소년이지만 기억상실증 때문에 그리고 덕분에 백지와 같이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완전히 속이 비어있는 것은 신생아와 같은데 그는 선일까요 악일까요, 또는 전생(기억이 있을 때의 과거)의 업을 지고 지금은 악으로 변하는 걸까요? 오히려 성무선악설의 이론에 따라 사람은 처음부터 태어난 본성은 없으며 환경이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체이스는 새로운 삶을 살며 과거에는 없던 행동, 생각, 교우관계 등을 통해 변하게 됩니다. 중학생들이 읽기에는 상당히 좋은 필독서라고 생각이 되며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는 개가 지킨다 상상 고래 9
최서현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쾌하고 독특한 지구방위대 이야기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는 소설책은 글밥이 적당히 많으면서 폰트는 조금 크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좋습니다. "지구는 개가 지킨다" 이 책이 딱 초등학교 3학년~5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청소년 소설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 진돌이인데, 진돌이는 우연치 않게 지구방위대의 역할을 부여받고 그 사명에 따라 지구를 지키고 외계인을 물리치고 때로는 외계인을 도와줍니다.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되지만 사실 이름은 거창하게 지구방위대이지만 사실은 동네방위대이고 시골의 작은 마을을 지키는 진돌이의 역할은 처음에는 그만큼 작습니다. 하지만 개가 지구/마을/지역을 지킨다는 이 설정만으로도 내용이 독특하고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소재입니다

개성있는 외계인들이 오히려 주인공

"지구는 개가 지킨다"의 주인공은 지구방위대인 강아지 진돌이가 맞지만 읽어보면 이 책의 주인공은 다양하고 개성있고 한 없이 독특한 외계인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인트로처럼 등장하는 카리스의 비닐봉지 외계인부터 시작해서 (이 외계인은 진돌이와 깊은 인연이 생깁니다) 돌멩이 외계인, 껌딱지 외계인, 형광색 벌 외계인 등등 나오는 외계인마다 전부 평범하게 생각하기 힘든 외계인들이라서 재미있습니다. 삽화가 곁들여있기 때문에 그 외계인들의 모습을 모두 직접 살펴볼 수 있어서 집중도가 올라가는 면도 있네요.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진학하는 딸이 읽어보고는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어울리는 유쾌한 초등소설같네요

풍부한 그림이 재미를 더하는 책

초등학생들이 읽기 좋은 책에는 적당한 분량의 그림이나 삽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정석입니다. 너무 만화/카툰스러운 그림보다는 약간 감성적이면서 학생스러운 삽화라면 더욱 좋습니다. "지구는 개가 지킨다" 이 책의 삽화는 제가 생각하는 그 정도의 그림체인데 스케치와 수채화로 느껴지는 초등학생스러우면서도 어른스럽지 않는 좋은 삽화입니다. 개성있는 외계인들이 나올때마다 잊지않고 삽화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시작부터 등장하는 카리스 비닐봉지 외계인도 독특) 재미를 훨씬 더합니다. 동네방위대 진돌이는 나중에 외계인을 도와주기도 하고 우주선도 타는 등 작은 임무로 시작하여 결국 진짜 지구방위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진지하지는 않지만 유쾌하고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 소설책으로 제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