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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도서관 - 사색하는 머무름, 머무르는 사색들
정강현 지음 / 인북 / 2023년 12월
평점 :
살다보면 내 감정에 솔직해지지 않을 때가 많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더욱 더 그럴 경우가 많아집니다. 다들 사회생활에서는 가면을 쓰고 다닌다지만, 슬픔, 기쁨, 속상함, 억울함, 어색함 등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감정들을 스스로 속이고 숨기고 억제하면서 살게 됩니다. 이 책 "감정도서관"은 정강현 작가님이 오랜만에 출간한 산문집으로, 마치 도서관에서 책 한권씩 꺼내어 읽듯이 감정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보는 책입니다. 사색하는 머무름, 머무르는 사색들이라는 부제는 이 책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문장입니다. 사람들은 사색을 하면서 감정이란 무엇인가, 어떤 책이나 소설, 시집, 영화, 경험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느끼고 깨닫는 것이 필요합니다.
"와락"이라는 제목의 뭉클하고 슬픈 시집 한권, 10년이나 지난 옛날에 읽었던 그 시집을 기자실에서 바쁘게 근무하다가 읽었다고 합니다. 그 시집에서의 문장은 유난히 떼꾼한 크리스마스, 어떤 결핍과 부족함으로 점철되는 기간처럼 느껴집니다. 누구나 채우려고 하는 날이 크리스마스인데 자꾸만 텅 비어만 가는 결핍의 크리스마스가 그 시집으로 느껴집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가난함"으로 실제로 경제적인 가난함보다 더 힘듭니다. 또 다른 표현으로 "기울림"도 있습니다. 어릴적 영어선생님 잉글리쉬티쳐를 줄여 ET라고 표현하던 경험은 경멸함과 상대방을 수준 이하로 표현하는 감정적인 기울어짐을 말합니다. 또는 정 반대로 경청이라는 것은 귀 기울여 듣는다는 뜻인데, 요즘 사람들은 경청(귀 기울여 듣다)는 것에 빈약하고 할 줄 모르는 우리는, 부정적인 기울어짐 말고 긍정적인 기울어짐에 집중해보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머뭇거리다", "시큰거리다", "소중하다", "애통하다", "애틋하다", "두근거리다" 등 다양한 감정에 대하여 작가님의 마음과 생각을 그대로 담은 사색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