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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 ㅣ 마음 잇는 아이 8
선자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11월
평점 :
청소년 관점으로 풀어낸 학교폭력의 그림자
"그날의 기억"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책으로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괴롭힘, 왕따를 주제로 기저에 깔고 있는 무거우면서도 진지한 청소년 도서입니다. 또한, 등장인물인 초등학생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고 아이들은 각자 원하는 바가 상이해서 서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학교의 한 학급에서의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의 묘사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이 책을 직접 읽는다면 공감을 하거나 주변의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학교에서나 있을 수 있는 (굳이 있어서는 안 되는 좋지 않는 학교폭력이라는 주제이지만) 상황을 묘사하고 그 상황을 아이들이 대화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받아들이는 감정의 깊이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심리묘사가 발군인 청소년 소설
이 책은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청소년소설임에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성향의 묘사와 심리묘사, 상황 전개의 방식이 상당히 훌륭한 책입니다. 등장인물인 수호, 지후, 담이, 소율, 아린이라는 초등학생 같은 반 아이들은 모두 성격이 다르고 학급내에서의 위치하는 영역의 정도도 다릅니다. 어느 반에나 있을 수 있는 회장(지후) 그 자리를 원했지만 못 이룬 아이의(아린) 욕심고 시기질투가 묘사됩니다. 그리고 소위 잘나가는 아이(수호)와 그 뒤를 따라다니는 아이(담이)가 있고 따돌림을 당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소율)이가 한 반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겉에서 보기와 다른 비밀스러운 속내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이 이 짧은 소설에 굵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심리묘사와 상황전개만큼은 성인소설 못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기에 몰입도가 높다고 생각이 듭니다.
학교폭력의 그림자, 그 보다 어두운 어른들
책의 중반부에서는 그 유명한 이우식선생님의 피날레를 장식할 폐가체험 동영상찍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됩니다. 이우식 선생님은 알려진 바와 다른 속마음을 가진 사람이고 이 폐가프로젝트를 통해서 수호, 지후, 담이, 소율, 아린이의 1조에서는 예상치못한 사건들이 생기면서 비밀들이 들어나게 됩니다. 폐가 체험을 하던 바로 그 날에, 지후는 지후답지 않은 지후가 되고, 수호는 수호답지 않는 수호가 되고, 담이는 담이답지 않는 담이가 되고, 아린이는 아린이 답지 않는 아린이가 되고, 소율이는 처음으로 말을 하며 그리고 그 폐가에는 있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로 귀결됩니다. 이 책은 이야기의 수준도 높고 다루는 주제도 진지하며 삽화의 퀄리티도 좋고 스토리의 전개와 몰입도도 뛰어난 좋은 청소년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