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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밖에서 물을 가지고 놀았다 ㅣ 걷는사람 시인선 29
김호균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10월
평점 :
걷는사람 시인선 제 29번째 시집 "물 밖에서 물을 가지고 놀았다"가 출간됐습니다. 걷는사람 출판사는 다들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시인의 시집이 아니더라도 가치있고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시인의 작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29번째인 "김호균 시인"은 1994년에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 시로 등단하고 광주매일 신춘문예에서 동화로 당선된 약력을 가졌습니다. 꽤 오랜 기간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다가 이번 걷는사람 시인선에서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출판사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느낌입니다.
거의 20여년간 시집을 출간하지 않았던 김호균 시인이지만 이 책의 발문에 의하면 드믄드믄 시를 내었다고 합니다. 그 오래된 시들과 그 기간동안 쌓여있던 원고와 마음속의 작품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그려져있습니다.
긴 시간을 문학세계와 멀어져 있던 김호균 시인이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김형중 문학평론가를 찾았을 때, 그의 눈빛은 마치 소금쟁이와 같았다고 합니다. 시선이 향하는 곳이 피사체와 그 넘어 어딘 중간 즈음을 가리치는 듯한 눈빛, 마치 소금쟁이는 발목만 담근 듯 만 듯, 그러니까 세상과는 아주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사뿐사뿐 가지고 노는 그런 소금쟁이 말입니다. 아마도 소금쟁이 시에는 김호균 시인 자신인 문학세계에서 멀어져 있던 시간을 대신하여 표현하고 있는 듯 합니다.
김호균 시인의 시에는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주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금쟁이, 전어, 염소, 짱뚱어, 송홧가루, 산돼지, 삵, 말, 세숫대야, 참새 때 등등 말입니다. 엄청 익숙하면서도 시로 만나면 어떨까 하는 느낌은 그의 시를 읽어보면서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시처럼 현실을 개탄하듯 비판하지 않고 허황된 말로 포장하지 않으며 마음을 살짝 살짝 건드리며 울림을 주는 좋은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