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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11월
평점 :
이은작 작가의 첫 작품집인 이 책에는 총 여덟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2018년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았던 <개들이 짖는 동안>을 비롯해 그녀의 필력을 볼 수 있는 단편들입니다. 여덟편의 작품은 모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조금 유사한 그만의 이야기가 있고 각각의 작품에 담고 싶어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고향사람, 회사사람들의 어떤 집단에서도 사람들은 무너지고 부서지고 망가지기 쉬운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성선설과 성악설을 따지기 전에 어릴적부터 행복한 가정을 가지기 못했다면 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에서 아비는 어미를 향해 맹목적인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술과 폭력을 일삼고, 어미는 아비를 맹목적으로 증오하지만 벗어나지 못합니다. 미진은 어린 동생이 감당할 수 있을때까지 참기 위해 혼자 견뎌내고 미주는 모든 것을 이불속에 숨어서 버텨내고... 결국 모두가 성인이 된 그 때 완벽하게 헤어지는 그 사건이 벌어지고 가족 구성원은 각자 변하게 됩니다.
<잘못한 사람들>과 같은 작품은 인간군상의 밑바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 안에서 바둥거리며 사는 그 누군가들을 그려냅니다. 예전의 친구는 이제 더이상 친구가 아니고, 어른이 된 지금 중요한 것은 가족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한 사람은 그임에도 왜 잘못한 그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지, 이 세상의 부조리함이 이 작품을 통해서 반영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보다 더 밑바닥을 없으리라 생각해도 그 밑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이 세상은 밝지 않고 어둡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은 7년의 연애와 1년의 결혼 생활 끝에 이별을 앞두고 있는 부부가 등장합니다. 이런 부부 사이에는 누가 잘못하고 누가 피해를 입었느냐를 따지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야기를 통해 부부의 과거 모든 기억들을 되돌려보면 그럴만도 한 듯 하면서도, 술과 피해의식 등은 그 부부를 위태롭게 만든 원인인것 같습니다. <잘못한 사람들>, <개들이 짖는동안>, <그믐밤 세 남자>,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과 더불어 대부분의 작품에서 "술"은 갈등과 파멸의 촉매제가 됩니다. 가정폭력을 유발하거나 속마음을 터놓은 계기를 만들거나 벼랑끝에서 결국 떨어지게 만드는 등 "술"은 그들의 삶에 마지막 헤어짐을 만드는 매개체가 됩니다. 작가의 말 "아름도운 소설이 아니라서 미안하다"라고 하지만, 이 세상은 실제로 아름답지 않은 게 더 많은 것 같아서 미안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