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김영하 여행자 1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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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오빠는 모던보이.

사진도, 미발표 소설도, 에세이도, 그가 고른 음악도...

어쩌면 그리도 모던한지...

그의 세련된 단편소설을 한가한 저녁 노천까페에서 음반을 틀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이가 시리게 찬 맥주를 마시면서 읽어보라.

갑자기 몰입하는 순간, 이 작은 책에서 서늘한 독일의 바람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흑백사진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 음악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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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삶이냐 홍신사상신서 24
에리히 프롬 지음, 정성환 옮김 / 홍신문화사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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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에리히 프롬은 썼다.

독서를 함으로써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지식은 학교가 만들어낸 문화적양식의 일부분이다.

그들은 저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내는 법도 배우지 못한다.

가질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가질 수 있는 것에 집착한다.

그게 지식이든, 사랑이든, 돈이든 소유하려 한다.

하지만 그게 사실은 절대로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가졌다고 만족해봤자 당신은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를 끌어 안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가졌다고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얼마 되지 않는다.

 

차라리 인생을 즐겨라.

그것들을 갖기 위해 발버둥치느니 허구를 버리고

진짜 인생을 위해 제대로 알아라...........라고 이야기 하는 책.

 

난 이 제목이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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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06-19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소유냐 존재냐"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졌는데..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존재"가 내용에 더 잘 부합하나요, 아니면 "삶"이 더 부합하나요?

dada 2007-06-1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에 부합한다고 저는 이해했어요. 백수 때 읽어서 그런가, 저에게 물질과 정신의 영역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준 고마운 책이에요. ^^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의 소통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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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넘겨 준 책.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는데 전철타고 집에 오는 길에 꿀떡 다 읽어버렸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다가도 호기심이 계속 생기고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그게 뭐 항상 그렇지라고 생각하면서 진부하게 여겨도 결국은 고개를 끄덕이고 반성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이외수 아저씨는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개미귀신>같은 신선하고 범상치 않은 공력을 보여주는 소설만 잘 쓰는 줄 알았는데...(그것도 아주 가끔씩만..후후) 에세이도 가끔씩은 아주 촌스럽게 끌릴 때가 있다.

 

가령 니체의 말투같은 어체를 보이며

"그대는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그토록 힘겨운 모습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을 볼 때는 갑자기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이 문구를 보내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어진다.

 

장미꽃향이 솔솔나는 미색의 반딱거리는 종이 위에 파스텔톤 수채화풍으로 그려진 야생화 그림도 일품이다.

 

이외수 아저씨 , 그동안 무시해서 미안해.

촌스러워도 끌리는 게 있긴 해. 얼마 전에 인간극장에 나왔다믄서.
아이 귀여운 당신같으니라고. ㅋㅋ

 

근데 난 이거 누가 줬으니까 읽었지,

내가 돈주고는 절대 안 샀을거야. 후후. 외수아찌 다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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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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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문학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흥미진진한 사건이 계속 벌어지는 일본소설도 아니고, 알랭드 보통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철학을 갖고 있는 영미권 소설도 아니지만 신경숙의 <리진>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아, 정말 글을 잘 쓰는구나.’

‘아, 소설의 재미란 이런 것이구나.’

‘신경숙이란 작가, 정말 호흡 한번 대단하구나.’

 

소설은 리진의 연푸른 드레스와 풍성한 머리카락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묘사로 시작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리진이 어렸을 적 왕비(명성황후)의 눈에 들어 입궁하기 전까지 말을 하지 못하는(?) 혹은 안하는 오누이처럼 지내온 강연과의 맑은 이야기로 들어간다.

 

둘은 친구가 되고 피리를 놀랍도록 잘 부는 강연은 절실하게 리진을 부를 때만 말을 할 정도로 결국 그녀를 흠모하게 된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프랑스라는 나라에 가서 어디가도 뒤쳐지지 않을 미모와 지성을 뽐내던 그녀였지만 역시나 다시 조선을 그리워하게 되고 유산을 거치고, 콜랭의 사랑마저 식어가게 된다. (이 부분에서 나는 분개했다 --^ 조용히 버럭)

<여자의 일생>을 낭독하던 리진에게 반한 모파상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지만 프랑스에서 맹목적인 애국심으로 리진을 얕보고 욕망하고 결국은 치사한 면모까지 보이는 홍종우를 보면서 나는 현실의 그러한 남자들을 생각했다.

미친 듯이 사랑해주다가 서서히 식어가는 콜랭 같은 남자, 콤플렉스가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던 홍종우 같은 남자, 그리고 지적이나 너무 스스로에게 집중해서 결국 죽어버릴 수밖에 없는 모파상 같은 남자, 강연처럼 연정만 주다가 실속 없이 죽어버리는 남자.

모두가 사랑했던 그녀였지만 정작 그녀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했다. 처음엔 그녀가 왕의 여자인 궁녀였고, 그 다음엔 정부가 되었고 정부에서 다시 궁녀로 돌아왔지만 강연의 순정마저 질투로부터 모략당하고 만다.

스토리만 보면 진부한 여자의 이야기 같을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 안에는 정말 세련된 이야기의 흐름이 있다. 흘러가는 듯 모르게 리진이라는 여자의 심리와 상황을 따라가게 만들고 정말 완벽한 여자인데도 여자라는 불쌍한 이름으로 조선인이라는 불리한 이름으로 계속 그녀의 인생은 밀리고, 밀리고 또, 밀리고 만다.

불쌍한 자의 이름이 여기서는 두 개다. 여자. 그리고 조선인.

하지만 조선인으로서, 여자로서 그녀는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그녀 자신을 위해서 마지막 결정을 내리고 만다.

나비처럼 그녀는 춤을 추듯 훨훨 날아가 버린다.

그렇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남은 사람은 깨닫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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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백석 시집
백석 지음, 고형진 엮음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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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내용들이 너무나 보기좋게 편집되어 있을 뿐만아니라 내용도 충실해서

너무나 맘에 드는 시집!

고어, 방언 풀이도 잘 되어 있다.

백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사야만 하는 시집이다. 뒤에는 논문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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