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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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인생 최고의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였다.  

 어떤 영화든 책이든 사람이든 나와 어떤 특별한 관계가 될 것들은 보기 전부터 읽기 전부터 만나기 전부터 느낌이 오고는 한다. 이 책도 그랬던 것 같다. 퓰리처상을 받은 것도 그렇지만 2007년 퓰리처상을 받았던 로드도 너무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에 더 기대를 했던 것도 같다. 앵무새죽이기, 노인과 바다 등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들은 모두 나에게 잘 맞았기에 더 그렇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생이란 건 정말 바로 이거다!'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별 것도 아닐 수도 있고, 죽을만큼 괴롭기도 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있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  

이 책에 나오는 몇몇의 캐릭터의 인생은 그만큼 다양하다. 그리고 어느 한 명도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다. 그저그런 감탄사로는 설명이 안 되는 감동을 받게 된 경의를 이 짧은 리뷰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논문을 하나 써야겠다. 그만큼 흥분하게 만드는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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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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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밌게 읽었던 코엘료의 작품으로는 11분,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악마와 미스프랭이었다. 근데 이 책을 읽고나서 이것을 코엘료 작품 중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삼게 되었다. 잔잔한 일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모든 것들, 그것들은 나에게 삶의 양분이자 지침, 표지판이 되는 것이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만하는지 갑자기 헷갈린 나에게 이 책은 가뭄에 단비 같았다. 누군가 나에게 따끔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지만 마음 좋은 멘토 선배가 느긋하게 나를 토닥이며 인생은 원래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힘내고 다시 일어서서 즐겁게 살라고 응원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 살다보면 어느새인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을 거라는 것. 그게 바로 코엘료가 가장 유명해진 이유가 아닐까.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루어진다. 그저 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당신의 삶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다. 그걸 조근조근하게, 재밌게, 가끔은 놀라운 일화로 빗대어가며 착실히 잘 설명해주고 있다. 코엘료에게 감사를 느낄 정도다. 그리고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코엘료 작품들보다 쉽게 즐겁게 읽힌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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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맛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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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종 작가를 좋아한다. <본드걸미미양의 모험>을 처음으로 읽었는데 그 상큼한 도발성에 반했었다. 젊은 여성작가의 글은 대부분 나에게 비슷한 감정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데 이 작가의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소설을 정말 소설답게 쓴다고 해야할까. 대한민국의 젊은 여성이 경험할 수 없는 그런 세계를 그려낸다. 세이렌 같은, 마녀나 본드걸 등의 어쩌면 페미니즘의 허울을 벗어제끼고 그저 세상을 맨몸으로 그대로 이겨낼 수 있는 듯한 느낌이다. 다시 말해 그녀의 글은 나에게 전투적으로 보인다. 그것의 대상이 남자든, 세상이든 가난이든 상관없다. 그런데 그에 대한 전투방법은 아름답게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어서 소설가가 되었다는 작가의 말을 보고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야말로 그 소원을 풀고 있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수족관 속에는 인어가'라는 단편을 보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나는 어릴 때 인어공주를 읽고 슬프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저 마지막 처리가 씁쓸하고 마음에 안 들 뿐이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며 '아름답게 슬픈 게 어떤 것인지'를 슬슬 알 것 같다.

사랑은 자신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일 수 있다. 보글보글 일어났다가 금새 없어져버리는 물거품처럼 부질없는 사랑에 대한 희망은 여기 이 수족관에서 인어쇼를 하는 장애인(인어로 태어난 여인)처럼 연필심을 꾹꾹 눌러 자꾸 편지만 써서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자신을 버린 남편을 기다리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런데 그 고통조차 동화처럼 생각하고 싶어하는 게 인간이다.

상추를 훔쳐오다 바람난 라푼젤의 남편도, 인어를 잡아 앞마당 연못에서 살게하는 그 남자도, 형이 데려온 여자를 흠모하던 그 남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버리러 유원지에 가는 그 여자도 이 소설에선 동화의 소재로서 현실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상큼한 맛을 원했지만 사실은 씁쓸하기만한 능금을 한 입 가득 베어문 느낌이다. 근데 그 능금이란 게 술을 담가 먹으면 빛깔도 맛도 최고가 되는 마법같은 과일이다. 능금주 같은 소설들이 지금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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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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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은 참 재밌는 곳이다. 인생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든 정말 예측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니까.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슴 아프게 진실되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그 진실성이 나의 가슴을 울렸다. 황석영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이런 좋은 글을 써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큰 위로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황석영 선생님의 글은 교과서에서 처음 읽었다. 삼포가는 길. 그때는 교과서에 글이 나오는 작가는 모두 돌아가신 분들인줄만 알았다. 중학교 때였나 고등학교 때였나... 그렇게 유명한 작가가 여전히 열혈청년처럼 신선한 새 작품들을 줄줄이 우리에게 선물로 안겨주다니. 실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처럼 신선한 청춘소설은 나에게 더 큰 선물로 다가왔다. 십대에 등단한 천재작가의 어린시절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알려주는 이 소설은 나에게 하나의 해답지 같기도 했다. 어떤 청춘을 보내야 잘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모든 청춘은 이 소설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청춘이 항상 아릅답지만은 않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욕구들이 소용돌이 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딪치고 튕겨져나가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 시절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묻어놓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열정들과 새로움은 차차 사라지게 되니까.

첫사랑, 친구들, 어머니, 학교, 여행, 가출, 퇴학, 등단, 글쓰기...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거장 황석영 작가를 만드는 거름이 된 것이다. 어떤 행위든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그게 나쁜일이 아닐 수 있는 이유는 그로 인해 전혀 새로운 세계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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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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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확실한 판타지동화!! 기분이 좋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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