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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제학의 쓸모 ㅣ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It’s the economy, stupid!”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젊은 빌 클린턴은 이 말을 던지며 당선 되었습니다.
이 말은 한국의 대통령 후보가 말했어도 인상적이었겠죠. 어느 나라이건 경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패망한 국가의 공통점이 경제가 무너진 것이라고 합니다. 경제를 잘 아는 것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경제를 쉽게 알려주기 좋은 책이 나왔습니다. 어른인 제가 읽어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이 책은 어려운 경제 용어와 사례를 쉽게 설명하고, 유명한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기자 출신이라서 문장이 술술 잘 읽히고 핵심 내용을 잘 정리했네요.
저에게도 경제는 어려워서 공부하기 힘든 것인데요. 책을 읽으니 이해하기 쉽더라고요.
경제를 사람의 몸에 비유할 수 있다고 해요. 금융 시스템은 심장, 돈은 혈액, 산업은 뼈대, 소비는 위와 장, 배설 기능은 부실기업 퇴출...
경제가 좋아지려면 모든 기관이 건강해야죠. 자기만 잘 산다고 좋은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살아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춘추전국 시대에 강국이 된 제나라에는 관중이라는 재상이 있었는데, 관중은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어야 백성이 예의를 지키고 국가에 순응한다며 ‘경제가 곧 정치’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무역을 장려하고, 수공업을 권장하고, 토지 및 세금 제도를 개혁하고, 물가를 조절하고, 소금 철 등을 국가가 관리하며 재정을 튼튼히 다졌습니다.
관중의 노력은 많은 경제학자에게 영향을 끼치고, 오늘날에도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애덤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알프레드 마샬, 존메이너드 케인즈, 조지프 숨페터 등 유명한 경제학자의 이론도 나옵니다.
어떤 이론은 예측이 실패했고 어떤 이론은 현재에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계 역사의 흐름도 경제를 중심으로 바라보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사를 주도한 나라들은 주로 무역 강국이었습니다. 정복으로 성장한 나라는 별로 오래가지 못했죠.
인류 최초의 무역 국가 페니키아 이후에 아테네, 로마, 베네치아, 네델란드, 영국 등이 활발한 무역과 상거래로 번영했습니다.
무역이 필요한 이유는 선택과 집중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비교우위라고 하는데요. 국가 간 무역 발생의 원리를 설명한 이론입니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라는 경제학자는 ‘스위스에서 밀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은 시계를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했어요.
저는 이 말을 들으니 비교우위가 확 와닿더라고요.
경제학에서는 일자리와 직업도 중요한 연구 과제라고 합니다.
선진국일수록 직업의 종류가 다양한데, 이것이 분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죠.
현재 미국은 3만 개의 직업이 있고 한국은 1만 1,000개의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이 경제의 날씨, 경기를 예측하는 방식인데요.
쓰레기 배출량을 보고도 짐작할 수 있다고 해요.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쓰레기 배출량이 늘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고, 줄면 뒷걸음질 친다고 보았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도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전에 쓰레기 매립장에 들렀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예로는 불황에는 매운 음식이 잘 팔리고, 값이 싼 소주가 잘 팔립니다. 반대로 업소용 주류가 잘 팔리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죠.
립스틱 지수라고 해서 불황일 때는 화장품 중에서 값이 싼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말도 있는데요. 요즘은 마스크를 써서 립스틱 지수는 별로 믿음직스럽지 않네요.
각 나라의 빅맥이 얼마에 팔리는지 알아보는 빅맥지수도 재미있는 경제 용어였어요.
경제 용어와 속담을 비교하는 것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겠더라고요.
*기회비용 :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
*합리적 소비 : 싼 게 비지떡, 기왕이면 다홍치마
*보완재 : 꿩 대신 닭
그리고 소설과 영화에서 경제 원리를 찾아내는 내용도 있어서 아이들과 해보면 좋겠어요.
경제 이론을 공부하니 머리가 똑똑해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방심하지 말고 계속 공부해야 할 것이 경제 같아요.
어떤 경제학과 교수가 매년 똑같은 문제를 시험에 낸다고 해요.
주위에서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지난 문제의 답을 암기해서 적으면 어떻게 하냐고 하니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괜찮습니다. 문제는 같아도 답은 매년 바꿔야 하니까요.”
경제학은 이렇게 문제는 같아도 답은 달라지는, 계속 공부가 필요한 학문이죠.
저는 이 내용을 읽고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 시기가 떠올랐어요.
당시 경제를 제대로 전망했다면, 그리고 국가가 제대로 대처를 했다면 국민이 큰 고통을 당하는 걸 막을 수 있었겠죠.
자만과 방심이 그런 상황을 불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위기가 또 올 것 같아서 불안하네요.
최근 엄청난 빚을 지고 부동산을 사고, 위험한 주식 투자를 하는 분이 많아졌어요.
이 책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주식투자로 망한 사례도 나오던데요.
유명한 경제학자도 그러했고 뉴턴, 아이슈타인, 마크트웨인, 처칠도 큰 손해를 본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로웠네요.
이런 사례를 읽으며 인간의 교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달았어요.
그리고 엄마인 제가 경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잘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현상보다는 이면의 진실을 읽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근육을 길러야 한대요.
저와 함께 뇌 근육을 키웁시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저의 수준에도 딱 맞아서 고맙게 읽은 경제학책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