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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야나부 아키라 지음, 김옥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평점 :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에서는 사회, 개인, 근대 미, 연애, 존재, 자연, 권리, 자유, 그, 그녀 등 10종류의 번역어가 생성된 유래를 살펴봅니다. 한국에서도 많이 쓰여지는 용어들입니다. 10가지의 단어를 못쓰게 한다면 사회과학의 학문이 존재할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기본적이고 토대가 되는 용어이자 단어이고 일상어입니다. 이러한 용어를 번역해서 사용하기시작한것이 일본에서는 '사회','개인','근대', '미','연애','존재' 등은 에도막부 말기에서 메이지시대를 거쳐서 만들어졌고, '자연','권리','자유','그,그녀'등은 원래 일본일상어에서 번역어로 새로운 번역어가 된 사례라고 합니다. 대부분 100~120년 전의 상관에서 조어된 용어들입니다. 한국도 일제시대 교육을 받으면서 널리사용되고 해방후 본격적인 학교교육이 이뤄지면서 처음에는 일본책을 번역하면서 현대교육이 이뤄졌고, 산업화시대에는 서구의 원서와 일본번역서를 비교하면서 번역했고, 90년이후에야 일본번역본참고없이 바로 번역하는 문화가 정착된걸로 압니다. 다시는 일본의 것을 그대로 들여와 쓰지않는 국력을 키우기위해서는 일본에서 번역어가 태생되고 사용되는 용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우리도 이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이 10가지 용어가 사용되는 과정도 우리 역사의 일부이기때문입니다.
저자는 야나부 아키라(1928~2018)입니다. 도쿄출신이고, 도쿄대출신으로 모모야마학원대학교수로 비교문화론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분의 저서를 보면 번역에 대한 책들이많습니다. 한국에 소개된 번역서에도 <번역어의 성립><번역어의 성립사정>등의 번역에 관련된 책들이 많습니다. 일본인 중에 영어를 하는 사람이 한국보다 적은 걸로 압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준기축통화국이고 과학과 기술에서도 최강의 선진국반열에 올라서 있는 이유가 대부분의 외국서적을 제때 번역을 해주는 전문가그룹때문이라고 압니다. 영어를 몰라도 세계최고의 실력을 육성하는것이 가능한 이유라는 겁니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번역에 조예가 깊은 수준높은 저자가 원어의 의미와 번역어의 의미를 매치하도록 한 노력이 밑바탕이 되었을겁니다.
society를 이제 '사회'라고 번역을 합니다. 문제는 일본에 그 당시 society가 존재하지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1880년대에 활발하게 사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society와 연결될수있는 용어는 다종했다고 합니다. 교제,세간이라는 말도 같이 경쟁했지만 '사회'가 대세를 이뤄버립니다. 그 당시 존재하지않았더 사회형태이기에 단어는 생각처럼 뜻이 명확하거나 확고하지않아서 남용되는 측면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조어들이 두자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보니 새로운 느낌도 강했을거라합니다.
개인은 individual의 번역어입니다. 후쿠자와유키치는 처음에는 '사람'이라고 번역을 하다가 '일개인'으로 그리고 '개인으로 변경되어 왔다고 합니다. 개인을 설명하면서 왜 일본이 번역에 강한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일본은 오래전부터 중국문화도 모두 번역으로 받아들였다는거죠. 그것에 비해 한국역사는 중국문화는 한문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따로 번역하지않고 원어그대로 사용하는거죠. 그들은 역사적으로 해오던 것을 서구에도 적용했을 뿐입니다.
'근대'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생각이 드세요? 우리가 가장많이 쓸데는 '근대적인'뜻일텐데요. 현대적인것다보는 조금 오래된 조금 멋져보이는 느낌일겁니다. 세련되었다는 어감이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경쟁하던 말은, 최근,근세,당시,현대이 있었는데, 역사학계에서 시대구분 용어로 사용하고, 메이지유신이유에서 일정한 유행어로 자리잡으면서 현재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연애'라는 용어는 love의 번역어이고 1890년이전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연'.'애'따로 사용하지 붙여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연애는 남녀간의 사랑이죠. 영어와는 연결도 시대에 따라 변해갑니다. to love, romance, amour 등으로 달라져갑니다. 우리말로 연애를 영어로 찾아보면 love가 아니라 date인걸보면 언어의 변천을 느낍니다.
이 책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자유'는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용이 발견되는 용어입니다. 어지럽다. 혼란스럽다. 지마음대로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합니다. 영어의 freedom이나 liberty에서의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긍정적 의미가 덮씌워져 갔다는거죠.
저자가 단어에 정착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이론으로 '카세트효과'를 설명합니다. 뜻이 빈약하고 생긴지 얼마 안된 용어는 대중들이 신선하게 봐서 남용하게 되면서 굳어져간다는 이론입니다. 자유, 근대, 사회 등의 용어가 그런 과정을 거쳤다는 겁니다.
최근 몇년 일본과 매우 안좋은 관계에 들어섰습니다. 한국이 일본이 견재를 할만큼 성장한 걸수도 있고 일본에 아베라는 권위적 정권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으로 서구문물을 받아들인곳이고 2차세계대전에서 30척이 넘는 항공모함을 가지고 세계최강 미국과 태평양전쟁을 벌인곳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과 그 당시 세계열강의 반열에 손꼽혔습니다.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에서도 서구문화와 지식을 어떻게 일본화했는가를 보면서 네덜란드일본어번역사전, 일영사전이 나온시기가 18세기 초임을 알고 소름이 돋습니다. 우리가 너무도 많이 자주 쓰는 사회, 개인, 연애, 자유 등의 10가지 단어가 단순히 한자문화권이어서 우리도 쉽게 받아들이고 거부감없이 쓰는건지. 좀더 나가서 중국과 베트남, 태국 등은 10가지 영어단어를 어떻게 그들화해서 사용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시간에 따라 말은 달라지고 쓰임도 달라집니다. 언제쯤 우리도 선도적으로 용어를 만들어갈까요. 삼성전자가 반도체관련 전문용어들을 선도하는걸 가끔 확인합니다만 아직 요원해보이는것도 사실입니다. 반도체, 선도,요원도 일본이 만든 단어가 아닐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