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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평점 :
<틈만 나면 딴 생각>의 저자 정철은 이 책을 브레인스토밍에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라고 선언하며 이야기를 열어갑니다. 브레인스토밍을 다룬 책인데, 이론적이 아니라는 이야기일겁니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상념을 다루는 것이 에세이라고 볼때, 이 책은 에세이를 넘어 생활 환타지나 시팔이 하상욱을 연상케하는 저자 정철의 번뜩이는 사물관찰력은 읽고 있는 내내 즐거움을 줍니다.
정철은 대표적인 카피라이터라고 합니다. 회사는 정철카피이고 직책은 대표입니다. 30년간 수년개의 카피를 써왔다고 합니다. 남다른 시간, 기발한 아이디어가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이고 자연스러운 은은함도 제가 읽으며 발견한 저자의 이미지였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가끔씩 불쑥불쑥 올라오는 시원한 오아시스같은 흐름으로 자신이 발견해가는 생각의 연결과 다양성을 알려주십니다.
저가가 생각하는 브레인스토밍은 관찰,발견,확장,연결입니다. 창의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사고법임을 알고 계실겁니다. <틈만 나면 딴생각>의 우수성은 관찰,발견,확장, 연결이 이 책에서 실제 확장을 보여준다입니다. 실제 해보려면 무척 머리아픈 작업이지만 저자는 맛있는 밥을 만들듯, 콧소리를 내가며 즐겁게 동심원의 파장을 만들어갑니다. 이 책은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이유도 없습니다. 아무 페이지나 펴서 몸을 휙던지면 거미줄처럼 쳐둔 그물에 생각이 휙걸립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가끔 "광고의 카피리스트가 되고 파요"라는 장래희망을 가진 친구들을 봅니다. 아마도 광고에 멋진 글을 싣고 파서 일겁니다. 카피를 떠올리기 위해, 멋진 카페에 앉아 좋은 생각이 나길 떠올리는 그림을 그립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죠. 카피는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라고 1등 카피리스트들은 이야기하니요. 저자 정철도 똑같습니다.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찾는 거라고 국어사전, 백과사전 사전이 좋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의 끝 단어가 "힝"이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진짜인지 확인하고픈데, 국어사전이 안보입니다. 인터넷 시대의 안타까움입니다.
이 책은 12가지 주제로 되어 있습니다. 시선옮기기, 시선비틀기, 파고들기,도둑질하기, 국어사전펼치기,잘라보기,그림그리기, 입장들어보기, 가까이에서 찾기, 질문하기, 발걸음옮기기, 온도높이기입니다. 이 주제들이 다시 생각의 꼬리를 물고 치즈처럼 늘어져갑니다. 이 책자체가 생각의 그물입니다. 모두 12가지는 아니지만 12가지 주제 x 12+면 얼마나 많이 아이디어가 생각의 부싯돌이 있겠습니까.
입장들어보기에는 각종 동물들의 생각을 담아두었습니다. 바닷가에 가면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줍니다.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부리로 받기위해, 아니면 발로 잡기 위해, 사람주위를 돕니다. 갈매기는 새우깡을 받으면 멀리날아갑니다. 왜죠? 정철은 버리기위해서라고 합니다. 바로 버리면 주는 사람이 쪽팔리니까말입니다. ㅎㅎ 부끄럽지 않게 배려한다는 겁니다.
잡기를 묻는 내용도 눈이 가네요. 저자는 잡기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묻습니다. 술래잡기,주색잡기,꼬리잡기가 있죠. 꼬리잡기가 떠오르면 칭찬해준다고 하는데, 저는 옆에 있는 인간이 똥폼잡기를 하고 있는 현장이 목격이 되어서ㅠㅠ
당구장을 이야기하며 당구장에 붙어있는 "패자는 카운터로"를 알려줍니다. 웃음이 탁 튀어오릅니다. 승자도 카운터가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ㅎㅎ
설탕,혼자놀다에서 커피한스푼, 설탕두스푼이야기를 꺼내며, 없어진 문화라고 설탕은 커피가 그립다며 외롭다라고까지 합니다. 글을 쓰려면 설탕의 외로움쯤은 불러낼수있어야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랬죠 정말 그때는 둘둘셋이니, 212니 하다못해 2122도 있었습니다. 뭔지아세요? 2122?? 커피둘,설탕하나, 스푼을 좌로2번 우로 2번입니다.^^ 책을 끝까지 다보면 압니다만,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그리고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