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스스로 행복해지는 심리 치유 에세이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 푸른숲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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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싱글녀, 잘 살아가면서도 늘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하는 질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혼자서도 행복한 사람만이 사랑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읽는 여자, 영혼울림의 멘토입니다.
오늘 제가 들려드릴 책은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입니다. 

심리치유에세이인 이 책은, 제가 읽어본 다른 어느 심리책보다 단연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 책을 덮고나니, 삶에 조금 더 깊게 뿌리내린 듯한 느낌입니다.
너무 좋은 책인지라 두명의 지인들에게 선물한 이 책, 모든 여성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혼자되었거나 혼자 살아가거나, 사랑하는 애인이 있거나 상관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도 뭔가 늘 채워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
이제 다르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

복잡한 심정을 드러내는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잘 알고싶은 분
그런 자신을 사랑하고자하는 분, 그래서 행복해지고자 하는 여자를 위한
그런 여자가 행복해지기 위해 내딛어야할 첫발걸음이 바로 이 책이 될 것입니다. 

'혼자 사는 여자란 무엇을 의미하며,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20년간 심리치료사로 일한 플로렌스 포크는 자신의 이야기부터, 내담자의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 라이어, 소설과 영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심리, 사회, 문화, 영적으로까지 '여자'들의 고민을 해석해 봅니다. 다양한 사례를 포함하고 있기에 어느 장면에서는 마치 내 이야기마냥 흡입력있게 빨려들어갑니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내것이 되어갑니다. 

이 책은 참 체계적입니다. 총 9장으로 이뤄져있는데 단계별로 읽어가면 치유되면서 어느덧 스스로 일어서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1장 혼자인 여자, 나는 누군일까 - 혼자를 실패와 동의어쯤으로 생각하게 하는 사회와 무의식, 그런 여성들을 위해 이 책을 쓴 목적을 밝혔습니다.

제2장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문화 속에서, 혼자란 건 삶의 방식이며 혼자인 것과 외로움은 다르다는 차이를 말해줍니다. 우리가 누려야할 '고독'도 등장합니다.

제3장 여자는 왜 혼자있는 걸 두려워할까 - 독신녀 그 말에 담긴 감춰진 수치심을 대중매체 등의 영향을 통해 알아봅니다. 

제4장 잃어버린 비밀의 공간을 찾아서 - 평범한 날 찾아오는 '내가 나라는 사실' 삐삐의 말을 통해 그 방법을 찾아보세요.

제5장 타인과 관계맺기 -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장입니다. 세대에 따라 거울을 인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과 엄마와 관계, 그림자와 같은 아빠와 관계, 너무도 중요한 친구와의 관계를 통찰력있게 들려줍니다.

제6장 혼자인 것과 친해지기 - 상실은 우리로 하여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게 한다는 말이 모든것의 출발입니다.

봉오리에는 모든 것에 있다/꽃을 피우지 못한 것일지라도/모든 것들은 안으로부터 꽃을 피운다/자기축복으로

제7장 밖으로 나가기 - 경험을 통해 미래를 상상합니다. 그러니, 이제 경험의 세계를 넓히세요. 우리를 두렵게 하는 건 미래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용기없음입니다.

제8장 고독을 즐기는 법 - 신성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며 이 책에서 영적인 부분의 이야기를 다룬 장입니다. 마음만 먹으로 저절로 된다는 그 어떤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제9장 마침내 자신을 찾다 - 그녀의 내담자였던 사람들이 이후 어떻게 삶을 선택하여 살아가는지 보여줍니다. 내가 선택한 가족 '친구'와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많은 여성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옛날 옛날에...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옛날 옛날에.. 나는 내 삶에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하나 집어 넣는다.
옛날 옛날에..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가 부서지기 시작한다.  - 240p 

여러분, 여러분의 고독과 마주마십시오. 고독은 자신과 만나는 최상의 길이며,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꼭 통과해야 할 문입니다. 

미술관에서 홀로인 그녀들을 만나면, 반갑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서도 행복한 여자, 고독을 즐길줄 아는 창조적인 그녀들을 만나면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세요. 그럼 우리 미술관에서 만나요!

* 좋은 책 내주신, <푸른숲>과 자연스런 번역해주신 최정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공간을 뛰어넘는 공감할 수 있는 여성들을 위해 책 쓴 플로렌스 포크님께 가장 감사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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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곽윤섭 지음, 김경신 그림 / 동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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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배우고 싶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책을 찾았다.

물반 고기반.

글보다 사진의 양이 더 많은 책에 눈은 즐거웠지만, 남는 게 없었다.

아니, '구도'는 약간 흉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은 지식'이 아니라 기술인가'하는 생각을 했다.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를 만난 건 뜻밖의 행운  

 

사진 관련 책에 사진 한장 없는, 오히려 그림과 짧은 글이 들어간 책이라니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 그 배짱이 궁금했다

책을 받아든 순간, 작고 야무진 것이 한손에 딱 들어오는 기분.

캐론EOS 5D 바디를 손으로 잡을 때의 그 안성맞춤 느낌이랄까.

책을 펼치니 왼손에 아이를 감싸안은 느낌

책이란 것을 손에 집어든 것만으로도 흐뭇한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책의 사이즈, 레이아웃 편집 등이 감성적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겸손한 저자의 의미있는 작업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내가..사진의 정통하다고 말할 순 없다. 대신 생활사진가들에게 쉽게 이야기해 주는 방법 정도는 알게 된 것 같다' 라며 '팁을 뛰어넘는 개념,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얘기하고자하는 책의 목적을 밝혔다. 겸손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촬영 모드에 관한 설명, 조리개 ISO 등의 기본 개념부터

사진사의 발달에 관한 주요인물, 그리고 그의 작품 에피소드, 주요 사진첩에 대한 정보, 좋은 사진작가가 되기 위한 방법(좋은 작가의 사진첩을 많이 본다는지), 등이 소중히 담겨있다.

또한 프롤로그에서 느꼈졌던 그의 겸손함을 증명이라도 한듯

여느 책에서는 없는 '예의'에 관한 사항이 눈에 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찍히는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예의, 다른 사진작가에게 지켜야할 예의 등  


간결한 글은 주목도를 높였고 그림은 이해를 도왔다

왼쪽 그림을 보면 '감'이 왔고, 오른쪽 글을 읽으면 머리 속에 정리되어졌다.
그의 글은 굵은 한 문장으로 요약되고, 아래에 두어문장으로 설명되었다.
설명이 필요없을 땐, 사진에서 생략하듯 과감히 생략되었다. 

사진없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그, 그가 부러웠다.
그 자신감과 오직 최고에 경지에 올랐을 때만 할 수 있는 잠언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들.
나는 '글'없이 '사진'으로 말할 수 있을까
그의 간결한 책을 이 많은 글로 밖에 설명할 수 없음이 안타까운 순간이다.  

그래서 내게 욕심이 생겼다.
말이 필요치 않는, 아니 오히려 '사진'이기에 가장 잘 표현한, 보는 이를 자극시키는,
때론, 웃게 때론 울게, 때론 그립게 하는 사진을 찍는 것.

이 책을 보는 이 중 누군가는 이런 욕심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활사진작가로 발딛게 한 순간 작가이자 기자인 곽윤섭이  
그 자리에 있었음을 떠올릴 것이다. 

'사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했다'며 카메라를 내려놓고 다시 그림으로 돌아갔다는 브레송.  

문득 작가 곽윤섭 행로가 한국의 브레송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돌연드는 건 왜일까.
 

* 저자 곽윤섭 작가의 '사진마을' 블로그 http://photov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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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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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찾은 영화관, 나는 '제독의 연인'을 보고팠으나 힘에 밀려 보게된 '7급 공무원'
맥스무비 평점 8점대, '뻔한 얘긴 것 같은데 8점대라니'하는 눈초리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결론은 '과속스캔들'만큼은 아니어도 보는 '패떳'이나 '1박2일'정도의 소소한 재미가 있다. 

'웃기고 빠지고 웃기고 빠지고'  
계속 웃기는 것이 더 힘들까 이렇게 웃겼다 심각했다를 왕래하며 어색하게 하지 않는 게 힘들까
서로의 신분을 감추고 결혼한 뒤 적임을 알게된 커플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와 소재는 약간 비슷하였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니 염려치 않아도 된다. 어디 소재 비슷한 게 한 둘인가.
그만큼 '표현'의 몫이 중요하다.

배우 '강지환', 다시 봤다.
강렬한 카리스마 소지섭 때문인지 영화에서의 캐릭터 때문인지 '영화는 영화다'에서 봤을 때만 해도
곱게 생긴  짜증 지대로인 돈많은 캐릭터라 생각했다.(그가 연기를 잘한 것일까)
그러나, 이 영화에서 때론 마마보이(크게 혐오감주지 않는)로 때론 조국의 부름을 받은 죽을 각오된 투철한 사명감에 사로잡힌 정보원으로 때론 어리버리한 초보 현장투입요원으로 각양각색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힘있는 조연 장영남, 류승룡 기억해 두겠다.    


 ' 

'장남'은 안된다고 '시누들은 이민가야 하다고' 뻔한 조언하는 친한 언니 홍팀장 장영남,
타이핑만 치고 와서 '생각'이란 걸 하고 말하려는 막내에 텃새하다 끈끈한 의리보여주는
재순의 과장 류승룡. (훈육관을 언급할 때 잘 알아듣는 단점만 빼면) 강지환 만큼이나 웃음줬다.
이런 조연들 잘 기억도 안하곤 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머릿 속에 넣어뒀다.


뻔하고, 뜬구름잡고, 교과서적인 스토리, 그걸로 웃기는 게 더 힘들다
재순의 과장 원석이 하는 말처럼 이영화 '뻔하고, 뜬구름잡고, 교과서적인 얘기'를 지닌 뻔한 스토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 소소한 웃음 주었다.
관객들은 다아 아는데, 지들끼린 정체 몰라 좌충우돌하는 저 심각함, 그로 인해 빚어지는 활극.
때론 포기가 안되는 액션씬에 대한 집착도 무안해 넘겨줄 수 있었던 건,
다소 분석적인 나를 영화에 빠져 쉽게 웃게하고, 또 이렇게 앉아 수월하게 몇자 적을 수 있게 한 힘때문이다. 

뻔한 거, 그걸로 웃기는 거 그게 더 힘들 거다. 그런데 그건 감독의 힘일까? 배우의 힘일까? 

감독 '신태라' 아직 잘 모르겠고, 각색과.. 배우의 힘에 각각 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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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도서관 여행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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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4월 23일.

대한민국 1년에 평균독서량 11.9권 월평균 1권도 못 미치는 원인과 해결은 누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2002년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모인 도서관담당 교사들 중 열명의 교사와 그들의 자녀 둘이 2008년 1월 12박 14일의 유럽(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도서관 탐방에 나섰다고 한다. ‘계’를 부어가며 그들이 ‘도서관’으로 간 까닭은 바로 이러한 문제인식과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선 것 아닐까. 그들은 곳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했을까.

그들은 의욕에 넘쳤다.  ‘예습’을 하고 떠난 여행, 역시 그들은 교사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유럽도서관들에서 '희망'을 본 것이 아니라 우리네 도서관에서 희망을 보았다. 간간히 등장한 안면도? 지역주민이 만든 도서관, 일산 마두도서관 등. 우리나라 도서관이 변화하고 있음을 책을 통해 깨달았다.  

짧은 기간 깊이 있는 도서관 문화와 시스템을 알아내기는 부족했을까. 아마도 ‘이용자’로서가 아니라 ‘관찰자’로 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노조파업 혹은 동화마을 등의 우여곡절로 들어가 보지도 못한 곳도 있었다. 책의 실제는 그들의 열정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길이 흐려졌다. 각 장마다 함께한 ‘같이 또 따로읽기’는 관점의 다양성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책 읽는 흐름을 다소 방해했다. 길을 찾아 떠났으나 간혹 길을 잃는 것처럼.

‘문화는 도서관으로 스며들고, 도서관은 다시 문화를 뿌리내리게 한다’

 ‘세계의 지식 발견하라’는 문구처럼 영국 국립도서관은 국내외에서 출판자료를 납본(의무적으로 기증하는 것)받는다고 한다. 참 좋은 방식이다. 출판사도 국가도 또 국민도 윈윈하는 방식이 아닌가한다, ‘지식은 나누는 것’이라는 한스 슬로운의 신념이 문화에 깊게 뿌리내리는 것 같아 부러웠다. 그에 비해 ‘어득강’이라는 조선 선비가 서점 허가해 책 유통해 달라는 간청은 거부 당했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한 지방자치정부가 관할하는 행정구역 내 도서관은 수와 관계없이 관장 한 명의 책임 하에 운영, 서비스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또 분관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 휴일도 겹치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세심함도 새롭다. 언젠가 월요일은 항상 쉬던 공공도서관을 들렀을 때의 낭패감이 떠올랐다. ‘자율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미래에는 국가의 부가 문화에서 창출될 것이다’

노조파업으로 직접 볼 수 없었던 풍피두 센터는 인터뷰로 대신했다. 부랑자도 이용할 수 있고, 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및 편의시설이 잘 마련되었다고 한다. 금서행사주간에 건물 외벽에 x로 광고한 것도 인상깊다. 미테랑도서관 사서 카트린느의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성마리아 학교에서 만난 <별 헤는 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도 나 역시 반가웠다. 다양한 분야 학문 발표회를 한다고 하니, 문화의 깊이가 느껴진다.

프랑스 최초 어린이 도서관 ‘즐거운 시간 도서관’은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부분이다. “냠냠”이라는 컨셉으로 피자 책 등의 전시가 색다르다. 새로운 전시 예술가와 사서가 함께 만드는 문화공간. 이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공공도서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가져봤다. 또한 어린이도서관과 학교도서관 개방시간을 상호보완한다는 것도 합리적이었다. 이탈리아 피노키오 마을은 하나의 서적이 어떤 문화와 가치를 창출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독일

10~15분 거리마다 도서관이 있고. 스스로 탐구 발견하는 교육을 독일 하이델베르크 시립도서관은 서가 높낮이를 통해 사용자를 배려하고. 재학생 아니면 못 들어가는 우리 대학도서관과 달리 열린 대학도서관도 ‘공공성’과 ‘평등성’에 기반한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만의 방식, 블로거의 힘으로 '책읽고 사고하는 문화'를 만들자  

도서관은 그저 입시, 자격, 취업시험 준비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이 숨막힌 습관과 현실에서 나는 그들의 열정만큼이나 많은 기대를 했었나보다. 에필로그에서 그들이 가진 건 ‘열정’이라는 말이 오늘처럼 작게 느껴진 건, 아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먼 우리네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힘들게 내딛은 첫걸음인 만큼 그 후에 걸음은 훨씬 수월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본 유럽의 도서관은 자연스런 문화에서 배어나온 일상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도서관은 예술이었고 문화였고 자긍심이었다. 지식의 평등한 나눔을 위해 유럽 도서관을 찾은 그들은 이후에도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바라며, 나는 ‘책을 리뷰하는 블로거’로서 ‘인터넷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좋은 서평’을 전할 계획이다.

우리보다 100년 앞선 도서관법을 뛰어넘을 인터넷 강국의 힘, 1600만명(?)의 전문 블로거의 힘,  ‘책’ 읽는 문화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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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
김산환 글 사진 / 실천문학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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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내게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슬프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동네를 몇바퀴씩 쉴새없이 돌며 너무 지쳐 내 자신을 돌볼 즈음, 아니 그 아픔이 탈색이라도 되듯 무덤덤해질 때 즈음,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세상과 인간의 무서움을 좀 일찍 겪게 되면서 이른 운전을 시작한 뒤로 내게 '걷는 것'은 피곤하도 두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 '걷는 것'에 대한 동경은 그치지 않는다. 신마저 '운명'이라는 작업에 손을 놓을리만치 복잡한 세상, 좀 단순해지기 위해서라도.

김산환의 책 '걷는 것이 쉬는다'가 내게 남다른 이유다. 

김산환은 서문에서 '걷기여행은 걷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아마도, 걸으며 자연의 바람, 하늘, 땅을 통해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친철한 김산환의 책'은 나와 같이 하루에 몇키로도 걷질 않는 사람들까지 배려하여 코스의 난이도를 별표로 표시해주고 찾기 좋은 계절도 표시해 주었다.  

모든 장소에는 이야기가 있다. 시인의 마을이면 시인의 시와 이야기가 또 바위의 일화가 옛시조가 등장하여 지역의 과거, 현재를 볼 수 있다. 길 소개가 끝나면, 코스를 안내하는 지도가 있으며, 교통, 별미, 볼거리, 숙박까지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초행길이어도 오래된 길잡이와 함께하는 것처럼 편안한 여행길을 안내하는 책이다. 

책은 3부로 나눠있다. 1부는 물의 길, 2부는 고갯길, 3부는 사람의 풍경이 있는 길. 

두툼한 책 속에 내가 가본 길은 단 하나.

책 맨 뒤에 소개되는 봉화 청량산, 거기 숫불돼지갈비가 유명한데 역시나 잘 소개되어있다. 으슥해진다. 하지만, 이외에 내 유년시절을 보냈던 영주 죽령 옛길은 아직 내가 닿지 않은 길이다. 그래도 영주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빨간 사과를 보니, 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나도 몰랐던 다자구 할머니 일화를 보니, 정말 여행전문가이다. 영주가면 인삼으로 만든 갈비를 꼭 먹어야겠다. 

내 이목을 끄는 길은 시인 김용택을 낳은 임실 섬진강.. 시인의 어머니와 마을분들이 잘 묘사되어 있어서 꼭 가보고 싶게 했다. 서편제의 길 완도 청산도의 당리 돌담길의 포장을 걷어내게 한 사람들도 인상적이다. 김선우의 <대관령 옛길> 시도 인상깊다 

나는 특히나, 숲에 마음이 간다. 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쓰던 자연 원시림은 태고의 어머니 품을 연상케한다. 프랑스 소설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 같은 주인공이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춘원 임종국. 지금은 볼 수 없는 춘원의 손길을 느끼기 위해 장성 축령산에도 들러야겠다. 거기서, 장 지오노와 같은 짧고도 인상깊은 수필 하나쯤은 나올 것 같다. 

삶이 그러하듯 아름다운 길만 실려있진 않다. 정산의 화절령 일대의 석탄 채굴 현장도 있다.

그의 길에 대한 남다른 철학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얼마전 슬로시티 담양의 돌담길이 허물어졌다는 기사를 봤다. 가지 않는 길은 지워진다. 복잡한 세상,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또 얼마나 많은 옛길, 자연의 길이 없어질까. 부지런히 찾고 또 걸어야 겠다.  그의 수고스러움으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가셨다. 이제 내가 걸을 차례다. 걷다보면, 내 안의 두려움과 마주하게 되겠지. 

'길은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 - 신경림의 <길>  

* 이 책에는 이루마의 Maybe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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