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벽 3시 반
무/심/한 양장본을 드디어 덮었다. 휴~
무라카미의 책은 이래서, 밤에 읽으면 안 된다.
그것도 아직 채 2권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는.   


야냐체크 - 신포니에타 Allegretto 

이 음악은 아오마메가 꽉막힌 고속도로 위 택시 안에서 듣게 된 야나체크의 '심포니에타'다.

잰걸음으로 어둠속 뭔가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뭔가 일어날 듯한 조마조마한 발걸음의 선율이 느껴진다. 그 세계는 1984년이 아닌 1Q84년입니다. 후반부 두리번두리번 선율이 느려집니다. 그녀가 본 세상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아오마메와 텐고

스포츠클럽 강사로 고환을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법을 가르치는 아오마메는 킬러다. 살인 후 혹은 충동적으로 낯선 남자 그것도 머리통이 이쁘고 머리숱이 적은 40대 남자만 찾아 ‘섹스’한다.

그녀는 이 책의 홀수 장을 담당하다. 여자/홀수/음


한 살 때 기억, 어머니가 낯선 남자에게 젖을 빨리는 기억에 잦은 현기증을 일으키는 덴고. 유부녀 걸프렌즈가 선사하는 섹스에 만족하는 그는 수학의 명쾌함에서 희열을 느끼고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이 책의 짝수 장을 담당하다. 남자/짝수/양


홀짝을 구분하며 이야기를 엮어가는 이 책의 세계에서 과연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까.


그들의 거리를 좁혀주는 단서

▶ 아오마메 : 살인 - 교살자 노부인 - 노부인이 돌보는 쓰바사 - 두 개의 달 목격 - 쓰바사가 준 단서 리틀 피플 - 선구

▶ 덴고 : 편집자 고마쓰 - 천재소녀작가 후카에리의 <공기 번데기> - <공기 번데기>에 등장하는 리틀 피플 - 신흥종교 ‘선구’의 옛 리더 딸 후카에리 - 두 개의 달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떤 사이?

일요일마다 NHK 수신료를 수금하러 아빠와 다녀야 했던 그.

수혈을 거부하는 증인회의 딸로 엄마의 손을 잡고 선교활동을 해야 했던 그녀.

둘의 기억사이에서 어렴풋이 둘의 관계를 짐작해 본다.


어느날 그의 손을 말없이 맞잡고 떠났던 그녀를 기억하는 그

아유미에게 초경 전 평생의 사랑을 맹세한 남자가 있다. 그러나 그는 나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그녀.

20년 전의 사랑, 둘의 관계는 그게 다였다.


무라카미 소설에 SEX는 위로?

‘상실의 시대’에서도 그랬던가. 기억이 가물하다. 그래 ‘레오코’여사 에게는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유독 이 책 속에 SEX가 ‘위로’의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SEX는 폭력이기도 하고 상처이기도 하다. 또 육체적 위로. 정신적 공허함이 이 육체적 광기로 채워진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도대체 뭘까. 진정한 ‘사랑’의 힘은 ‘구원’의 힘(그게 시스템의 억압이든, 사회속 악이든)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데. 좀체 다가갈 수 없다.

하루키의 1Q84에 유독 눈에 띄는 여성성

뉴시스의 기사를 인용하자면, 무라카미는 특히 이번 작품에서 여성이 느끼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을 더욱 파고들어 써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이전 상실의 시대와 달리 이 소설에선 여자의 힘이 강하게 느껴진다.

(달이 두 개나 떠서였을까)

어린시절 일요일 부모와의 동행을 거부한 그와 그녀의 방식은 다르다. 둘다 집을 뛰쳐나왔다.

아오마메는 특히 구체적으로 서술되어있지 않으나, 덴고는 여선생의 도움을 받는다.

섹스하는 것에도 수동적인 그와 능동적인 그녀는 대비된다.

질문의 답은 읽는 자의 세상 속에

아오마메(푸른콩)와 덴고는 언제쯤 만나게 되는 걸까. 아니 만날 순 있을까.

어째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든다. 아니다. 그들이 같은 세계 같은 공간에 있다면, 만날 수 있으리라 왜냐면 글을 읽을수록 둘의 이어줄 공통점이 줄줄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서술도 서로의 관점에서 할 수 있으니, 굳이 그게 하나의 장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되리. 어차피 세상은 자신이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은 다르겠지. ‘오! 수정’과 같이 그게 또 다른 세상일 수 있을 것이겠고 1Q84의 신흥종교가 아니어도 저마다의 생각의 틀이 또 하나 자신을 억압할 수 있으니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무라카미 하루키의 Q에 우린 저마다의 답을 내려야 한다.
1권만 읽은 나로서는 아직 확답을 내리긴 어렵지만,
어떤 답을 내리든 그건 내 세상 속의 또 하나의 틀이 될 수도 또 그 틀을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상실의 시대' 끝부분의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떠오른다.
그는 전화박스에서 미도리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의 이름을 끝없이 불렀다.
미도리의 '당신, 지금 어디 있어요?'에 와타나베는 차마 대답하지 못한다.

그가 '적확히'(이런 잘 쓰지이 않는 일본류?의 말들이 이 책엔 많이 등장한다. '풍격'이라든지')

미도리를 부른 것인지 그저 그리움의 대상을 부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에 비해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덴고
그 덴고를 찾으려고 조차 하지 않는 아오마메
그 둘이 만났을 때 그에겐 그녀의 사랑이 한번도 접하지 않았던 것을 접했을 때의 그것을 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아름답고 소중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아오마메가 생각하는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는 사랑.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가 쟁취해 얻으려는 사랑과는 대조적이다.
애틋한 어떤 감정도 솟질 않는다. 그저 궁금증만 더해간다.

인간의 영혼은 이성과 의지, 정욕으로 이뤄져 있다 - 플라톤

'질문'이라는 이성때문이었을까.
'아련한 그리움'조차 없던 덴고에게 아오마메의 사랑은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개를 폭탄맞은 것처럼 산산조각낸 '리틀 피플'의 존재는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스'와 뭐가 같고 뭐가 다른 걸까. 존재는 하는 것일까. 세상 어디에서든 존재하는 보수'선구'와 진보'여명' 그들의 길에서 우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읽을 수록, 정보가 많아질수록 Q가 자꾸만 늘어가는 1Q84

'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다 진짜가 될거야'

- E. Y. Harburg & Harold Arlen, It`s Only a Paper Moon

1Q84는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 '1984'를 토대로 했다. ‘시스템에 억압당하는 인간`을 그렸다는 점에서 두 소설은 통하는 점이 있다고 한다. 또 아오마메가 하늘의 두 개의 달을 보고 그날 이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구분하기 위한 Question에서 Q를 따와 ‘1Q84’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일본어 9를 뜻하는 발음이 Q와 같다. 이 Q는 독자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는 물음을 갖고 계속 책을 읽어나가게 하는(살아가는) 힘이기도 하다. ‘호기심’ 내지는 ‘질문’은 이토록 강렬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썸머워즈 - Summer War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번주 강력 추천작 '썸머워즈'

차세대 미야자키 하야오라 불리는 호소다 마모루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후속작. '썸머워즈'

'시달소 감독 최신작'이라는 문구만으로 많은 분들이 보실 텐데요.

아직 '시달소'를 못 보신 분들이라도 가족들과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시달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 전혀 상상하지 못한 소재들의 조합에 웃음, 의외의 해결방법까지.

여러분의 오감은 물론, 감동까지 선사할 것 입니다.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들의 자연스러운 조합

'스타워즈'를 흉낸 낸듯한 영화제목 '썸머워즈' 왠지 소심하면서도 시골틱하다는 느낌이 포스터에서 느껴집니다. 포스터를 통해 내용을 유추해 볼까요?
가족이 모였네요. 전쟁을 한다는데 가족이 할 수 있는 전쟁이라...

가족 대 가족? 가족 내 싸움? 여러분은 어떤 상상을 할 수 있나요?

그 전쟁은 다름아닌 전세계가 애용하는 가상세계 OZ내에서 '러브머신'이라는 해킹AI와 이 대가족의 전쟁입니다. 
 

자연이 만든 재난이 아닌 인간이 만든 재난에 그것도 가상세계에서 대가족의 전쟁이라. 호소다 마모루의 애니의 특별함은 이렇듯 어울리지 않을 듯한, 상상하지 못한 소재들의 자연스런 조합 때문입니다.
 

권한이 위임된 순간 가상이 현실보다 더 위험하다

실과 무관할 것 같은 가상, 그러나 컴퓨터와 연결된 현실에서 똑같은 '권한'이 부여된 가상은 현실보다 더 위험한 곳이 됩니다.

그 권한(어카운트)을 러브머신에게 빼앗기면서 현실은 '혼란'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싸움 어떻게 할까요? '게임'을 합니다.

러브머신은 '모든 걸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지만, '게임'의 본능은 거절을 못하네요.

기계가 '감정'을 갖는 것보다는 '게임'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게임이라는 게 워크래프트도 아니고 고스톱

예, 그렇습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이 대가족이 할머니로부터 대대로 훈련받은 유일한 장기, 고스톱입니다.

가상현실을 오가는 화려한 3D 애니에서 고스톱.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의 소재. 이 부조화가 주는 웃음이 진지합니다. 

게임엔 머니 대신 어카운트(목숨)가 걸립니다. 이 가족의 어카운트와 러브머신이 가진 어카운트(권한).

'권한'으로 접근, 제한되는 '가상'은 그래서 현실보다 훨씬 위협적입니다.

몇판을 내리 이기다가 AI와 싸울 판돈(어카운트)가 모자랍니다.

74에서 지리한 순간이 이어지다가 75가 됩니다. 전혀 알지못하는 유령같은 캐릭터, 독인소년?이 자신의 어카운트를 줍니다.

그건 시작에 불가합니다. 전세계 여기저기서 자신의 어카운트를 줍니다.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고스톱을 보는데 어이없게도 눈물이 납니다. 가상세계에서의 '자기희생'인데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고스톱의 꽃 빛나는 오광! 정말 어처구니없는 반전에 웃으면서 울었습니다. 이게 바로 '썸머워즈'가 가진 두번째 미덕입니다.

 

 

가상과 현실의 대결, 가족의 결정적 역할
사실 싸움은 패든 사람이 하는 것이지 가족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족의 힘. あんたはできるわ.(넌 할수있어)

가족의 이런 응원과 힘,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를 위험할 것 같지 않던 가상세계와 싸움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현실에서 약골인 아이가 가상세계에선 킹가즈마(가상세계 싸움짱, 위 사진 오른쪽, 참 멋진 캐릭터입니다.)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힘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동경대, 미국 유학? 수학천재? 나름의 역할은 하지만, 약골 킹가즈마가 주는 희생과 용기에는 미약합니다.
 

영웅은 없다. 있을 법한 캐릭터의 셈세한 표현

이 애니가 새롭고 감동적인 건 재난시 마다 등장하는 헐리웃 영화의 영웅이 없다는 겁니다.

현실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영웅보다는 30여 명 되어 보이는 현실에 한번쯤 만나봤을 법한 가족들의 캐릭터가 좀 현실답다고나 할까요?

장난스러운 아이들의 움직임, 고등학생의 수줍음, 기센 여자들 사이에 기죽은 사내들,  시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젖달라고 울어대는 손주.

섬세하게 살아있는 나름의 역할을 하는 그들은 이 애니가 갖는 세번째 미덕입니다.
 

호소다 마모루가 하고픈 이야기는 뭘까

세상은 발전할수록 핵가족화되고 아니 아예 가족이라는 게 없어지고 있죠. 애니에도 홀로 남은 노인들을 걱정하는 내용을 볼 수 있는데요.

기계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그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때 혼란 뿐만 아니라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애니. 

자연의 재해보다 인간의 재해(욕망(알고자 하는 욕구), 미국방성)가 더욱 더 두려울 수 있다는 얘기하고팠던 걸까요?

그리고 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손'이라는 걸. 그것도 좀 많은 사람. 대가족이라는 걸 호소다 마모루는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명, 한솥밥 먹는 '식구'말입니다. 대가족은 단지 혈연의 관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그저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게 예비사위든 후배든 첩의 자식이든 언제든 '가족'이 됩니다.

 

'배고프거나, 혼자 두어서는 안된다' '돌아오거든 밥을 먹여라'

호소다 마모루의 메시지는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 

가족은 내 식구는 반드시 지키기 마련이니까요.



잊었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고 시끌벅적 대가족의 모임이 부럽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애니입니다.

이 애니를 보시면 가족과 함께 고봉밥 먹는 것이, 누군가의 손을 맞잡은 것이 새삼스러울 겁니다.

'あんたはできるわ.(넌 할 수 있어)'는 귀전을 멤돌 겁니다.

고스톱 보면서 눈물흘리게 했던 대단한 애니, 호소다 마모루의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왜 제목과 포스터를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마도 헐리웃판과 대비 혹은 비판할 목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허전함

사흘이나 저에게 메일을 안 쓰시니 두 가지 기분이 드네요.

1)궁금하다. 2) 허전하다

둘 다 유쾌하진 않아요. 어떻게 좀 해 보셔요!

 

FW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 사이에와 그 바로 전, 바로 후에도.

 

당신이 기억하는 그리움의 언어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잠들기 전 그들이 전하는 그리움 기억하시나요?

'굿나잇 데이지'   '굿나잇 벤자민'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웹디자이너 에미와 언어심리학자 레오의 그리움이자 사랑의 언어입니다.

 

만나 본적 있는 사람의 그리움이 진할까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의 그리움이 더 진할까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쉽게 답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잘못 간 이메일로 시작된 인연, 탐색, 그리고 사랑에 이르기까지



'이메일'입니다. 문자도, 채팅도 아닌 '이메일'
이 책은 밑도 끝도 없이 그들의 편지로만 이뤄져 있습니다.

철자 하나의 실수로 이어진 편지, 그 편지의 짧은 문장 안에서 서로를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외모, 목소리, 가족, 친구 등.. 말은 눈덩이처럼 환상이 되어갑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약간의 빈틈 혹은 선을 넘는 관심을 보일 때면 상대는 냉정해지거나 비판적이 되는 식입니다.

 

그러다 곧잘 토라지기도 하고 둘의 거리가 두려워 먼저 물러서기도 하고 또 잃어버리진 않을까 두려움에 떨기까지 합니다.

급기야 메일 속에서만 서로를 소유하게 됐다는 건 안 그들은 세상 밖으로 관계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에미, 그녀에게 레오는 그저 '바깥 세상'일 뿐.

 

'나는 절대 당신과 사랑에 빠지지 않아요!'

 

'절대'라는 말은 이래서 위험합니다. 절대는 절대 어떤 것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흔들린다는 두려움의 표현입니다

에미의 말처럼 "처음에 불가능했던 일도 나중에 가능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 절대의 말은 삼가시길.

 

 그들의 환상 속에만 존재한 그들. 그들의 만남은 현실로 이어질까요?

그들이 주고받는 편지에는 사랑할 때 겪게 되는 모든 것들이 존재합니다. 여자의 변덕과 질투는 현실보다 리얼합니다.

술 취한 레오와 술 깬 레오는 그의 모습을 가늠하기 힘들게 합니다.

편지로만 이어지다보니 단어와 단어사이 문장과 문장사이 지나칠 수 없는 기호와 심리까지 읽어야 했기에 누구랄 것도 없이 언어심리학자가 됩니다. 없는 게 있다면, 그 만남을 현실로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갈등.

그들의 편지를 별 고민없이 읽어가다가 나 역시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하게 되지만 쉽사리 결정내릴 수 없더군요.

그들은 만나야 할까요? 과연 만날까요?

끊어질 듯 이어질 듯.  그들이 주고받는 편지의 시간간격 만큼이나 아슬아슬한 그들의 1년간 사랑, 덩달아 가슴 졸입니다

 

언어로만으로 빠질 수 있는 사랑의 모든 감정들

언어로만 빠질 수 있었던 사랑의 가능성은 물론, 사랑의 모든 감정들이 언어에 고스란히 안겨있습니다.

한때 언어로 표현했던 사랑의 감정들을 기억하시나요?

내게 그런 때가 있었던가 할 그런 감정들이 그들의 편지 행간사이에서 새삼스레 고갤 듭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누군가를 몹시도 그리워했던 연애 감정이 떠오르고  그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말을 걸게 됩니다.

'새벽 세시, 당신이 있는 그곳에도 바람이 부나요?'

키스는 편지 쓰듯하면 된다는 레오, 당신의 변덕이 나도 궁금해지네요.

가깝다는 건 거리를 뜻하진 않을 진대, 누군가의 말처럼 거리가 극복되지 않는 사랑은 그저 애틋하기만 합니다. 

 

35초 뒤

Re: 레오, 당신 목소리들 듣고 싶어요. 

25초 뒤

AW:뭐라고요? 

40초 뒤

RE:당신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요! 

3분 뒤

AW : 정말요?  ... 자동응답기 녹음이벤트 해요. .. 방금 보낸 이메일 가지고.. 

5분 뒤

RE: 내가 줄곧 이런 사람이랑 얘기하고 있었던 거야?

 

당신은 지금 시공간을 극복한 영혼울림 멘토의 글을 읽고 계십니다...

.. 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 - 배울 만큼 배우고도 말 못하는 당신을 위한 영어회화!
이근철.박수홍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영어책 똑같다?
간혹 다른 책도 있더라

‘10년배운 영어 사용설명서’

10년간의 교육, 그래도 말 못하는 슬픈 우리네. 이유가 뭘까.

길거리 광고 간판 읽을 정도면 회화에 필요한 웬만큼 갖췄다고 전제하는 저자는,

배울만큼 배우고 말을 못하는 이유를 ‘영어 사용법’을 익히지 못한 까닭이라 한다.

배울 때와 사용할 때 전혀 다른 사고과정을 거친다는데 일리 있는 말이다.

이 책은 사용법의 해답으로 U-M-R을 제시한다.

입을 열어 활용 Use -그와 동시 노리에 각인 Memorize - 다양한 문장 연상 Remind

세 가지는 거의 동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굳이 구분해서 기억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특히 유용한 것은 ‘구문’이다.

간혹 한국어의 문장을 떠올리고 영어로 그대로 표현하려고 조합?하려다보면, 머리가 금세 뒤죽박죽되는 경험을 하게 되곤 한다. 그걸 해결해 도움을 주는 것이 구문이다. 그럼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1. Key Sentences

각 장마다 등장하는 Key Sentences는 ‘연상’작용에 유용하다.

예를 들면 1장 일어나기편에서,

숙취 때문에 일어나질 못하는 아들, ‘5분만 더’

그 아들에게 잔소리하는 엄마 ‘해가 중천이야’

그 옆에 한수 거드는 동생 ‘밤낮이 바뀌었구먼’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급공감하는 상황은 연상작용에 큰 도움이 된다.

2. Patterns

잘 모른다는 걸 익살스럽게 말할때는?? I don`t know jak about~.

규칙이나 약속을 상기시켜 줄 때는?? You were supposed to~

3. 기초 다지는 문법

문법 다시 보는 것이 썩내키지는 않으나, 문장구조 한번 쓰윽 본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읽을만하다.

4. Dialogues와 연상암기법

두 가지 정도의 상황별 대화, 그림으로 보는 빈칸 채우기는 Memorize

5.진짜 네이티브는 이렇게 말한다

?‘땡땡이치다’ 어떻게 표현할까?

이런 맛갈난 영어, 네이티브는 어떻게 표현할까 Let`s play hooky today.




이 책은 착하다.

무엇보다 들여다보기 주눅 들지 않게 쉽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에 각장별 강의설명과 원어민녹음까지 들어볼 수 있는 CD까지 있으니. 흐뭇하다.

그나저나 박수홍은 이 책 출판하느라 영어실력 꽤 늘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소시적 친구들을 가르치면서 어느 때보다 내 실력이 늘어난 걸 깨달았던 날처럼. 그도 그랬겠지? 만약 당신이 이 책을 든다면, 조카정도 앉혀놓고 가르쳐보길. ^^

참 연예인이란 이럴 때 좋은 것 같다. 개인적인 사생활 파헤쳐지는 것 제외하고. 유명인이기에 일반인이기에 ‘다양한 기회’가 많다는. 특히 책을 출판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건 참 부러울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책읽는 여자, 영혼울림 멘토입니다.
참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나 - 목적이 있는 책읽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저 역시 책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정신차리고 이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고민의 결과로 이제 저의 책읽기는 이전과 달라질 것 같습니다.

내가 - 치러야할 댓가
오늘 제가 읽어드릴 책은 유시민 전 장관의 헌법 에세이 ‘후불제 민주주의’입니다.
책을 산지는 꽤 되었는데 그간 서평해야 할 의무적인 책들로 인해 책장에만 박혀있던 책입니다.
때론 의무감에 정말 원하는 것을 못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대통령 서거 후 불현듯 떠오른 이 책은 아마도 이 책의 제목 때문일 겁니다.
내가 누린 자유, 행복에 빚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대통령 이전 이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민주주의’
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치러야할 댓가는 무엇인지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이 시점 대한민국에서 느끼는 답답함이 풀어질 것 같았습니다.

유시민의 - 목적이 있는 글쓰기
글을 쓰고 강의하는 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믿음에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온 유시민.
이 책의 머리말 첫 단락만 다시 읽어봅니다.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책 내용이 그대로 가 요약되어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관한 에세이,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또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나의 관점과 해석’ 이것이 이 책이 담은 내용입니다. 지금껏 제가 읽은 가장 명쾌한 머리글이었습니다.  


유시민의 - ‘후불제민주주의의’ 선
1. 총2부데, 3부는 독자가 쓴다.
총2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는 헌법의 당위, 2부는 권력의 실재입니다. 이 책에는 숨겨진 3부가 있습니다. 그건 이 책을 읽고 나면, 각자의 마음속에 써지는 ‘헌법의 존재, 실현’을 위해 ‘각자가 해야 할 몫’입니다.  


2. 명사 제목이 주는, 객관적인 글에서 오는 담백함에 믿음이 간다.
이 책의 특징은 각 장의 제목이 ‘명사’이라는 점입니다. 행복, 자유, 주권... 등
헌법 책에 '행복'이 맨먼저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처드 니스벳이 지은 ‘생각의 지도’에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이라는 장이 있습니다. 차를 더 권하는 같은 상황에서 중국인은 Drink more? 미국인은 More tea?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동양인들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서양인들은 범주로 묶일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는 사고방식의 차이를 말합니다. 그 연관관계가 어느 정도인진 알 수 는 없으나, 적어도 이 책에서 각 장의 제목을 ‘명사’으로 처리함으로써 객관적인 글에서 오는 담백함을 느낀다고 할까요? 제목 만큼이나 논리전개방식은 명료했습니다.

3. 헌법과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본 용어의 친절한 고찰이 담겼다.
행복, 자유, 주권, 존재 당위 등의 헌법 기본 용어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 개념들의 기저에 깔린 우리가 미처 살피지 않고 지나친 사실들을 살펴줍니다. 국어사전에서 ‘애국’을 검색했을 때의 그 불친절함을 한번 더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것' 자기 나라 사랑 안하는 사람도 있나요? 있을 순 있겠네요. 하지만 일련의 행동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내걸고 또 그렇게 받아들이기에 뭔가 부족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애국’ 에는 어떤 조건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유시민은 헌법애국, 주관적애국으로 나눕니다. 여러분은 ‘헌법애국주의자’일까요? ‘주관적 애국주의자’일까요? ‘국가정체성’에 이르러 경찰과 검찰을 떠올립니다.

4. 헌법의 기본조항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를 일깨워준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의 조항들, ‘인권’교육과 더불어 철저하게 교육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5. 유시민이 복지부장관이 되기까지 그리고 그만두기까지 일화들이 소개되었다.
일 안한 국회의원에 이름 올랐다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신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으니까요. 참 그러고 보면 신문은 문자만 내질러놓고 돌보지않는 책임감 없는 부모
라는 생각이 듭니다.

6. 정치중립, 코드인사, 대통령 등에 대한 잘못된 환상 및 색다른 시각을 깨닫게 한다.
7. 대한민국이 겪는 일련의 사건, 그 원인과 문제 뒤에 숨은 권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신과 - 함께 이룰 선
나쁜 시스템이 악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그 시스템에 악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악한 상황은 언제고 끝나지 않을테니까요.
유시민이 그랬던 것처럼 제 글의 끝은 마르틴 니묄러의 원작(짐작)에 ‘남무’라는 닉네임을 쓰는 블로거의 인용문으로 마칩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알아야할 기본적인 헌법과 민주주의 개념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뼈속까지 짚어준 유시민 장관의 ‘후불제민주주의’ 강력 추천드리면서.

그들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수배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시민단체 회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모차 엄마를 기소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촛불집회에 가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전교조를 압수수색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시민들을 불태워 죽였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철거민이 아니었으니까
마침내 그들이 내 아들을 잡으러 왔을 때는
나와 함께 항의해줄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