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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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지음 | 리더스 북

삶은 선택의 연속과정, 똑똑한 선택 ‘넛지’란 뭘까

점심은 뭘 먹을지, 적금을 넣을지, 적립식 펀드를 할지 등등 세상은 정말 끝도 없는 선택의 연속 과정이다. 그런데 과연 선택의 순간에 ‘나’와 ‘나의 자유의지’만 개입되어 있을까? 책 ‘넛지’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선택 설계자’의 존재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 생각보다 그리 똑똑하지 않은 선택을 하는 인간 행동방식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다. 

이를 통해 자신과 사회를 위한 쉽고 바람직한 방향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환경을 설계하는 힘. ‘자유주의 개입’ 이라는 ‘넛지’를 말하고 있다. ‘사람을 설득하는데 가르치기보다 들어주는 게 더 낫다’는 말처럼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넛지’는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럼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일상의 다른 방법과 넛지를 비교해 보자.

① ‘깨끗이 사용하세요. 그렇지 않으면..’라고 글귀를 남긴다 : ‘경고’

② 지저분하게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제한한다 : 금지

③ 깨끗하게 이용하는 사람에게 매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 인센티브

④ ‘남자가 흘려야 할 건 눈물만이 아니다 라고 글귀를 적어놓는다’ : 유머, 감성에 호소

⑤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인다. : 넛지

어떤 방법이 사용하는 사람의 자유는 저해하지 않으면서 가장 목적에 부합한 결과를 주었을까. 답은 5번. 이것이 바로 ‘넛지’(팔꿈치로 쿡쿡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의 뜻)이다. 

‘사람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에서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돌아본다.

사람들이 일관성 있게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은 수많은 연습에 의존한 직감, 체계적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어림짐작, 리스크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 자신의 믿음이 틀렸다는 걸 꺼리는 심리, 자신을 평균 이상으로 평가하는 심리, 현재 갖고 있는 것은 고수하고자 하는 욕망, 주의력 결여에서 오는 현상유지 편향(디폴트 옵션은 강한 넛지, 암묵적 권고) 등이 주요요인이다. 누구나 한번쯤 공감하는 내용으로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돌아보게 된다.

넛지의 활용사례와 관련된 사이트

단지 의향을 묻는 것, ‘투표할 것이냐 살 것이냐’등의 물음, 또 ‘언제 어떻게’ 라는 구체적 계획의 추가 질문, 예를 들어 보건소에 예방접종 맞을 것에 대해 ‘갈 것인가’와 ‘지도를 주고 ’어떤 경로로 갈 것인가‘를 표시하게 한 경우 더 많은 학생이 파상풍예방주사를 맞았다.

사회적으로 활용된 간단한 넛지도 있다. 음주량과 전기소모량을 줄이는 과정에 평균값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흡연율과 전기 사용율을 줄였다. 전기소비량의 경우 평균량보다 많이 사용했다는 수치와 찡그린 얼굴의 이모티콘을 함께 보낸 경우 사용량이 더 줄어들었다. (계획하는 자아가 행동하는 자아 통제하는 여러 전략(웹사이트 스틱닷컴 Stickk.com 참고)

 

선택설계자가 만들어 놓은 세상, 현명한 선택을 이끌 유익한 정보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듯 어디에나 존재하는 선택설계자들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넛지 시킬지, 자신의 이익에만 악용할지 또 얼마만큼의 큰 사회적 행동변화를 이끌지는 알 수 없다. 어디까지 그것은 ‘양날의 칼’처럼 누군가가 어떠한 의도로 설계했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선택해야할 사람으로서 선택설계자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 그들의 존재와 방식을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 뮤직사이트에서 무료1개월 이용권을 사용했다가 한 달이 지난 뒤 ‘자동결제 디폴트’로 돈을 날린 적이 있다) 또한 내 일의 범위에서 나 역시 선택설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정보와 사례들은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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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 Avata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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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아바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바타'를 심야영화로 봤다.

밤 12시 반의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극장의 반 이상을 메웠다.

'타이타닉'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2년 만에 들고나온 제작비 4억불이 투자된 영화.

돈과 시간을 들인만큼 보람이 있었을까?

 

내 경우를 말하자면 러닝타임 162분은 식은땀이 날만큼 긴장감 있었고 다른 어느 영화를 볼때보다 모든 감각을 날카롭게 세워야 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퇴보되는 인간의 감각 영역도 있지만, (예를 들면 길찾기 능력(네비) 노래암기하는 능력, 계산하는 능력 등등) 영화 '아바타'와 같이 영화 기술의 발달로 잊혀져간 혹은 깨우쳐지지 않았던 인간의 또 다른 감각이 새롭게 살아나는 경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영화보는 내내 들었다.

  

'아바타' 넌 대체 누구냐



'아바타'의 사전적 정의부터 찾아봤다.

 

고대 흰두 신앙에서 유래한 단어, 현재 가상공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사이버 캐릭터의 의미. 산스크리트 '아바따라'에서 유래, 신이 지상에 강림 또는 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을 뜻함. 컴퓨터 게임시리즈에서 쓰기 시작

 

나는 여기서 아바타를 인간을 대체하는 대체물, 대체자 등등의 의미로 사용하려 한다. 그럼 아바타를 다룬 영화가 어떤 게 있을까. 기기를 조종하는 것도 일종의 아바타일까?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우선 아바타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이버 공간' . 올 여름 개봉했던 <썸머워즈> 속 '오즈세상'의 귀여운 아바타들이 떠오른다. 또 올해 개봉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써로게이트>. 두 아바타의 차이라면 '인간이 가상세계에서 죽으면 현실세계에서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 그러고 보니, <매트릭스>가 훨씬 오래전 아바타를 소재로 했다. 다만 매트릭스는 인간의 대체자, 가상현실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었고 영화 '아바타'는 가상세계 역시 또 하나의 현실 세계가 될 수 있는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좀 넓게 생각해 보자면, 인터넷 공간에서 실체없이 아이디로 글을 쓰는 것 그 역시 일종의 아바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다른 그릇을 가지느냐 갖지 못하느냐의 문제일 뿐. 또 멀리갈 것도 없다. 수없이 많은 게임 속 아바타에 희노애락을 느끼고 있는 우리니. 

'아바타'와 그걸 활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둘의 영향을 좀 더 깊이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  

'영혼'을 옮길 수 있는 아바타 이전에 '영혼'을 변화시키는 아바타가 분명 현실 세계에도 존재할거라 생각에. 

뻔한 소재들이었지만, 관객으로 '링크'되는 순간 다른 생각, 느낌을 갖는다 



아바타가 익히 있어왔던 소재들을 엮었다고 비판을 받는 것 같다.
예를 든다면 나비족을 보다보면, 누구나 인디언을 떠올린다. <늑대와의 춤을> 같은.

원주민과 교감하거나 동화되는 주제는 <라스트 사무라이>와 같이 무수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분명 영화 <아바타>속 나비들의 자연에 대한 철학과 삶의 가치는 인디언들의 것에서 온 것일 게다.

그러나, 타인으로 바라본 그들이 아닌 인간과 나비족의 DNA로 만들어진 새로운 생명체가 바라본 광경은 좀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불쑥 인디언들이 추구했던 가치를 더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히, '교감'이란 형태로 '짝'과 ' '새' '말'등과 혼연일체가 된다는 설정에서 아바타 '링크'의 의미를 좀 더 새롭게 해석한 것 같다.

 

인디언들의 대지를 얻기위해 청바지 등으로 바꾸거나 악탈한 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임스처럼 그들처럼 생각하고 그들처럼 느끼고 그들의 일원이 된어 힘껏 싸운 것과는 다른 것 아닌가? 이것은 점점 외계인이 되어가는 영화 <디스트릭트9>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자발적이냐 그렇지 않으냐.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돌아가길 꿈꾸는 비커스와는 다르다.

 

현실보다 아름답고 실감나는 장면들, 인물의 얼굴표정에 감정을 느끼다



태초의 자연이 그러했을까. 아니면 은하계 어디에 그런 행성이 있을까.

판도라 행성은  실제 자연보다 더 아름답고 신비롭게 느껴져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인간, 고양이, 표범 말 들과 같은 특징을 조금씩 지닌 나비족 얼굴에 형광빛처럼 빛나는 점들음 마치 은하계의 모습 같았고 공중을 떠다니는 바위산이며 형광물질의 둥근 날개를 펴는 곤충은 잊혀지지 않는다.

 

모션캡쳐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이모션 캡쳐 덕분인지. 특히 네이티리의 동공확장과 눈떨림 등의 표정과 나비족이 되어버린 동물과 같은 몸동작은 원주민의 영혼에 대한 감정은 물론 용맹이 묻어났다.



 

불구였던 제이크가 아바타가 된 뒤 밭을 뛰어다니며 기뻐할 때가 특히 인상적이다.

마치 나 역시 흩어지던 흙먼지는 처음 느껴보는 마냥, 발끝에 닿는 흙의 보드라운 느낌을 보고 느끼려 했고. 숲을 다닐 때 흔들리는 풀들의 느낌. 잿더미가 되어버린 숲에서 타오르던 잿빛들 등등 실제로 손을 몇번 뻗었을 정도로 신기했고 실감났다. 그건 실제 내가 본 것과 만지는 것과는 다른 감각들이었다.

 

영화 <아바타>에 접속한 순간, 당신 역시 새로운 세계에 '링크'될 것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새로운 감각들을 깨우는 시간, 영화 <아바타>에서 느껴보시길

I see.. I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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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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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산택 - 안애경 지음 

 



디자인 책에 핀란드 '자작나무'가 표지입니다.

그것도 한겨울 앙상한.

책을 덮고나면 이보다 더 적절한 디자인은 없었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땅 75%가 숲인 핀란드를 대표할 만한 '자연의 한 장면'

핀란드인들의 디자인에 대한 가치관을 책표지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보면 볼수록 맘에 듭니다

  

얼마전 있었던 리더십 교육에서 강사가 '디자인은 사치다'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사 바로잡기'한다고 바로잡히냐 이런 언행도 불사하던 분이라 오지랖 넓은 저였지만 나서지 않았습니다.

 

'디자인' 과연 뭘까요? 여기저기 국가적으로 또 자치구에서도 앞다투어 한다는데

'핀란드의 디자인'은 어떤지 안애경 작가가 산책나서듯 주위를 둘러보면서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디자인'을 말하는 쉽고 친근한 이 한 권의 책이

지금 대한민국에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디자인'이란 과연 뭔가. 우리나라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깊게 생각하는 참 친절한 책입니다

놀랍게도 '디자인'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많은 것이었습니다

 

핀란드 디자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과 자연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어디에든 풍토에 맞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 풍토에서 생겨난 독특한 문화, 예술, 디자인이 있다는 것이죠.

특히 이것은 핀란드인들의 '자연환경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유산임을 인식'하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입니다.

'자연 그 자체'에 대한 존경과 그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핀란들 사람들의 지혜와 겸손함이 느껴졌습니다.

 

 핀란드는 일상이 디자인이다



유럽 북쪽에 자리잡아 땅 3분의 1이 북극이고 5만 개가 넘는 작은 호수가 있는 '호수의 나라' 핀란드

겨울, 긴 어둠, 흰눈과 더불어 빛나고 있는 것은 푸른 가로등이었습니다.

붉은 색 가로등이 아니라 푸른 가로등이라니... 찬 것을 찬 그대로 살려두고 긴 시간 하늘빛을 볼 수 없기에 택한 푸른빛

그들의 국기에도 살아숨쉬는 푸른빛

한 나라의 디자인의 통일성이 느껴집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지혜와 냉정한 이성을 잃지 않는 핀란드인이 느껴집니다.

겨울, '빛'만큼 희망을 주는 것도 드물겠지요. 그것도 푸른 빛. 긴 겨울 핀란드 사람들이 산책과 명상에 깊게 빠질 수 있을 듯 합니다.

 



겨울철 철새들을 본뜬 장식품과 자작나무를 본뜬 커피잔

핀란드는 오후 2시 모든 이들이 커피타임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들의 여유가 느껴지는 디자인입니다.

 



제가 가장 욕심내는 디자인입니다.

미나라는 조각가의 작품입니다.

그는 정성스레 소를 키우는 농부이면서 조각가이면서 화가입니다.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소들의 움직임이 가슴에 전해집니다

이 그림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른 분야 경혐을 통한 감각을 익히고 전문성에 반영하는 분위기

이것이 핀란드 디자인 세계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자전거도로는 도시계획 당시부터 계획되고

거리 공사에서 작은 돌멩이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는 핀란드

바위산을 파서 교회를 만든, 교회 안 바위 모습은 그대로 살려놓은 템텔리아우키오 교회

사람 다니는 길은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이 숨 쉴 틈까지 배려하는 그들..

주변환경과 자원을 아끼는 시민의식이 역사와 도시의 디자인을 빚어내고 있었습니다

벽돌 틈새로 자라난 풀들이 이렇게 부러울 줄이야

시멘트 칠해진 한국의 도로, 지금은 땅뿐이지만 곧 사람의 숨통을 조여오겠죠

 

'도시계획'이란 채워놓는 게 아니라 시민을 위해 '어딘가를 어떻게 비워둬야하는 일'이 포함되어있다는 걸

우리네 삽질양반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알아야할텐데요.

 



공공장소 시설물에 글자보다 '심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문 '미세요' '당기세요' 도 심볼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예를 들면 미세요는 '보', 당기세요는 '바위'처럼

  

나가는 글에서 지은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쉽게 눈에 띄지 않고 단순하고 간결한 핀란드 디자인, 이 모두 핀란드 사람들만이 가진 문화와 전통

그리고 자연환경에서 가능한 생각과 실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 한국만이 가진 문화와 전통 사회환경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결코 근거없이 만들어지거나 다른 데서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한국 사람만이 가진 뿌리 깊은 전통과 그 빛나는 가치를 현대 생활 속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진실한 생각이 먼저 필요하다" 

 

디자인도 '진심'으로 지어야 했습니다.

 365일 어딜가나 공사 중인 대한민국, '자전거'가 떴다 하면 있던 도로 좁혀서 줄 하나 더 긋고

자전거 도로랍시고

자전거 도로에 주차하는 차들이 생기면 주차 못하게 막음막을 설치하고

심지어 벤치에 눕지 못하게 높은 그 좁은 벤치에 막이를 막고

자연에 대한 배려에 앞선, '인간'에 대한 배려도 없는

불편함을 주는 디자인

대전 '문화의 거리'에는 가까운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들이 성시를 이루고

얼마전엔 대전도 생태하천 만든다고

그나마 교통량을 줄여준 하천도로를 없애버린다고 파헤쳐져 있더군요

덕분에 한 도로가 일방통행이 되어 상권이 무너져 주민들의 탄성은 높아감은 물론이고

이후 교통량을 고려한 아무런 대비책도 없습니다

여기저기 파헤쳐지는 대한민국이 이 책을 보니 더 안쓰럽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평등, 살아가는 환경자체가 민주적일 때 가능하다'는 필자의 말이 가슴을 후벼팝니다. 

살아가는 환경에, 사람들의 마음에 민주주의가 없으니 '디자인'도 우리에게 그저 '거추장스러운 사치'일뿐이고

또 누군가에겐 한 줌의 삽질일 뿐이죠.

 

자연이 그 나라의 가장 적합한 디자인임을 알고 있는 그들

그래서 자연을 닮은, 어울리는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삶을 꾸리는 사람들

그래서 '일상이 곧 디자인'인 지금의 핀란드가 된 것이겠죠.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핀란드 국민성과 민주주의

자연과 사람의 관계 등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 책

우리네와 비교되어 부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되었던

안애경의 '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여러분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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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광고하다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
박웅현, 강창래 지음 / 알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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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넘어진 아이는 일으켜 세우십니까? 

왜 날아가는 풍선은 잡아주십니까?

왜 흩어진 과일은 주워주십니까?

왜 손수레는 밀어주십니까?

사람 안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광고 <사람을 향합니다>를 기억하는가. <진심이 짓는다>는?

이 광고가 떠오르고 '참 잘 만들었다' 혹은 '누가 이런 광고를 만들었나' 궁금해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보길 권한다. 시쳇말로 요즘 잘 나가는 감동의 광고를 만들어내는 박웅현 ECD를 강창래가 인터뷰해서 편 책이 바로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이다. 

'인터뷰한 책이라. 그럼 누가 중심 인물 혹은 지은이일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흔히 신문기사에 있는 문답형 인터뷰에 익숙해 있었던 탓이리라)

 '박웅현' 아닌가 하던 생각은 책을 덮을 즈음 사라졌다. 박웅현뿐만 아니라 이 책이 빛날 수 있었던 건 그걸 엮어낸 강창래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강창래는 단순히 인터뷰한 내용을 전달한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인터뷰를 통한 글쓰기 방식이었다. 이 역시 강창래라는 사람이 인문학적 소양이 깊기 때문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

박웅현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광고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길 바랬고 강창래는 '박웅현이 가진 창의성의 비밀'을 캐내는 것이라 했다. 전자에는 약간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광고가 소통이며 따라서 시대정신을 담고 있어야 하고 옳은 말을 하면서도 광고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목차는 논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목차를 통해 책읽기의 맵을 그렸다면 포기하고 서둘러 책장을 넘겨야 한다. '논리는 신비스러움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면 스토리는 최대화하는 방식'이라는 그의 말이 딱 적절한 표현이다.  

후자는 글쎄 책을 덮어도 창의성의 비밀은 '이것이다'라고 떠오르진 않는다. 다만 이 책에 소개되거나 인용되었던 수많은 인문학 책들과 글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적어도 내게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는 '광고'를 통한 '인문학적 소통'을 말하고 있었고 따라서 창의성의 원천은 이런 '책읽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책 서두에 두 사람의 대화다.

"이 책도 박ECD의 광고만큼 성공해야 할 텐데요"

박웅현은 잠깐 생각하더니 되묻는다.

"책의 성공이라는 것은 무엇 말하는 걸까요?"

"독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받게 되느냐가..."

인터뷰어는 짐짓했을 것이다. 이렇듯 가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는 바뀌기도 하다.

그러나, 알게된다. 박웅현의 이런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기가 어쩜 그의 창조성의 바탕이라는 것을. 그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깊게 한다. 자신의 작업에 있어서도 그러하리라.

 

박웅현은 '소통'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거부한다. 소통은 '수신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야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인생의 아름다워>라는 작품은 그런 논리이다. 그래서 그의 광고는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동질감, 참여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시'가 광고가 된 여러 사례들을 보여준다. CD의 역할은 이런 메시지를 결정하고 구체화시키는 사람이다. 광고의 처음부터 끝까지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광고주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일처럼 보인다. 실제 거부당해 나가지 못한 잘된 광고가 이 책에 몇 있다.

박웅현은 책을 많이 읽는다. 그리고 그는 책에서 얻은 메시지를 '컬렉션'한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일상생활에서 얻는다. 고3 수업생들을 위한 광고가 그러하다.

일류를 추구하겠다는 삼성을 광고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에 대한 논란에 대한 광고제작자의 항변과 본인의 생각도 비교해 보길.

 

후반부로 가면 '창의성'에 대한 비밀을 풀어간다 IQ테스트 유래에서 부터, IQ로 측정된 것이 정확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는 등등. 내가 이 부분에서 충격은 받은 건 도종환 시인의 <붕숭아>라는 시 때문이다. 창의성은 그야말로 새로운 시선을 찾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무얼해야 할까? 이 책은 답을 줄 수 있을까? 박웅현도 알수없다는 답. 애초에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 담긴 4만개의 낱말이 만들어낸 의미망은 당신에게 광고나 소통, 인문학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내게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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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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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승선, 변혜정이 찍고 쓴,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여행 책이 가져야할 미덕은 뭘까.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 글쎄.

무엇보다도 그 책을 통해 그곳을 가본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진'이 꼭 필요하겠지.

그리고 먹거리, 가볼 곳의 지도와 같은 '정보'도 꼭 필요하겠지. 

하지만, 나는 너무 번잡한 책은 싫다.

너무 과대한 정보는 '여행'이라는 '덜어내는 작업'을 방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저 두가지 미덕을 두루 갖춘 여행책이다.

읽는 것만으로도 그곳을 가본듯 한 느낌을 주었고

사진은 넣었으되, 글은 에피소트 위주로 간결히 담아 담백함을 주었다. 



 '공중 전화를 보면 습관적으로 당신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진다.

수화기를 들고, 당신의 번호를 누른다. ....

꾹꾹 정성들여 당신의 번호를 누른다.

그러자 당신 대신 낯선 이방 여인이 툭 튀어나온다.

그리고 상냥한 기계음으로 나를 밀어낸다... 당신이 나를 밀어냈듯이...

- 이 책엔 페이지번호가 없다 -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여느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스케치, 그림'때문이다.
 

주요 사진 몇장을 그림으로 다시 옮겼다.

그 작업을 하면서 편집자들은 고려한 것일까.

사진보다 그림이 상상력을 더하기도 하고

 '스케치라는 뺄셈'이 읽는 이에게 더욱 오랜 여운을 준다는 것을.

손수 그린 지도는 특히나 한눈에 쏙 들어온다.

미야자키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 되었던 크로아티아, 정말 아름답다.

빨랫줄에 걸린 빨래들조차 그림이 되는 곳.

책 속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찍고팠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견고한 성벽 아래 물빛 도시 두브로브니크

호수와 나무의 요정이 사는 숲 플리트비체

이야기가 있는 골목을 품은 곳 스플리트

외로운 여행자의 다정한 기착지 자그레브

사진집으로도 가져도 될 만큼 탐나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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