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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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정은 다양하다.
서로의 마음을 통해 느끼는 또 다른 전율이 결국 몸을 거쳐 영혼까지 이르러 육체를 황홀하게 하는 단계 까지 가는 것 아닐까? 조금은 이상한 결론 이지만 사랑은 그래서 더욱더 심오하고 알수 없는 감정이다.

p66
˝나도 내 과거가 끔찍해. 그래서 지금 필사적으로 과거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분명 극복하려는 의지도 상실할 거야. 그대로 나락으로 추락해 죽고 싶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지금 나는 필사적이야. 변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어. 너도 마 찬 가지지?˝

아픈과거를 갖고있는 사키코와다다토키는 야간 고등학교에서 만나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면서 결혼까지 하게 된다.
어느날 갑자기 걸려온 다다토키의 죽음은 그녀를 또 다른 궁지와시련으로 몰아 넣는데 남편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채 뒷 조사를 하던중 알게된 의사 히데오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고 남편의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바꾼 채 히데오와 함께 살게 되는데 그와의 결혼 생활은 점점 또 다른 감정을 분출시키고 급기야 미묘한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는데!

남편을 죽인 살인자에 대한 증오로 타오르는 지옥 같은 삶ᆢ
그녀의 복수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뒷 표지 인용)

애틋한 부부의 감정을 송두리채 뺏어간 남자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한 그녀의 심정은 어땠을까?
사랑이 복수를 하기 위한 도구라고 해도 그녀의 마음은 옛 남편에게 있었는데 정작 사사로운 감정에 빠지면서 느끼는 미묘한 심정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지 사람의 심리란 참으로 복잡 미묘 한 것 같다.

다다토키와 나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귀게 되었다.
"우리는 다리 같은 사이야. 다리."
어느 날 다다토키가 그런 말을 했다.
"다리? 다리라면 브릿지(bridge) 말이야? 아, 떨어진 섬이지만 다리로 이어져 있다는 뜻이지?" - P70

"아냐"
"아, 알겠어. 그럼 서로 반드시 중간에 만나게 되어 있다는 뜻이지? 왠지 로맨틱하네."
"그게 아니라니까. 젓가락 (일본어로 하시‘는 다리와 젓가락,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옮긴이)을 말하는 거야. 음식을 집을
"떨어져 있을 때는 무의미하잖아. 한 짝이 모여야 존재
"아, 알겠어. 그럼 서로 반드시 중간에 만나게 되어 있다.
제공을 받아야 했기에 불가능했다. 집을 구할 만큼의 경제
"아니."
때 쓰는 젓가락."
"어머, 왜?"
하는 의미가 있다고 할까."
"그 비유, 로맨틱하다고 하기엔 애매하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웃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둘이 함께하고서야 마침내 삶을살아가는 느낌이었다. 둘이 모여 처음으로 인생을 향해 손을 뻗어 혼자서는 절대 잡을 수 없는 무언가를 잡을 수 있었다. 한쪽이 빠지면 무의미했다.
력은 없었다.
그래서 늘 곁에 있었다. 함께 살고 싶었지만, 둘 다 숙식나, 대기업에 취직할 거야."
- P71

 히데오가 욕조에 들어가 있을 때 드라이기를 물에 빠뜨릴까. 음식에 독을 탈까,
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찔러 죽일까.
뭐든 간단했다.
하지만 그러하기에.
그러하기에 죽이는 건 마지막 수단으로 삼기로 했다. 다다토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 살인밖에 없을 때말이다.
증오하는 상대를 곁에 두고 충동을 억누르며 사랑하는척해야 하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다.
결코 저물 리 없는 증오라는 태양에 온몸이 타들어 갔고절망의 사막에 맨발이 달구어졌으며 분노의 화염이 몸속에서 이글이글 타올랐다.
하지만 나는 이 작열하는 지옥 속에서 악착같이 나아갔다.
언젠가 이 업보가 집어삼키겠지.
히데오를,
그리고 나를.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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