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거리두기, 방콕, 전 세계로 퍼지는 코로나19 로 어쩔수 없이 집에서 생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국의 치열한 바이러스 전쟁 으로 문을 거는 나라가 계속 늘고 항공사도 운항을 포기하고.여행사는 적자와 함께 도산의 위기에 놓여있다.
그런 시기에 읽은 책이라 그런지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읽고 나서 남다른 느낌으로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오래전 기억을 되살리는 효과는 있었다.
수십년전 남도의 여러곳을 돌아다니면서 일할때 그 곳의 풍경과경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주마간산 처럼 지나갔던 시절이 너무나 아쉽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때는 일에 치여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지금에서야 느끼다니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때의 풍경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본다.
저자가 보고, 느꼈던 여러나라의 풍경과경치 보다는 그때 그시절 속에서 느꼈던 여러가지 감정들이 더 친근 하게 다가오는 것은 낯설은 도시와 전혀 다른 사람들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p51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 지도 않던 어떤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것, 생각해 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p87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 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ㅡ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ㅡ데이비드실즈

"모든 여행은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p109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 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ㅡ알폰소 링기스"길 위에서 만나는 신뢰의 즐거움"

p147
저자는 북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그제야 지갑을 잃어 버렸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황하는 그녀 대신 현지인 할머니가 버스 요금을 내주었다.
나중에 갚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자기에게 갚을 필요 없다.
나중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갚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 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곳으로 만들고 그럴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게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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