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공부법 - 사소한 것들에 대한 사유
권용선 지음 / 역사비평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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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공부의 비기가 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발터 벤야민” 론이다. 편하게 읽을 수는 있지만 오해하고 책을 집어들지는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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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한다는 것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나희영 옮김 / 바다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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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요시미치의 가족생활이 원만하지 않다는 것은 전작을 읽어서 알고  있었다.(아내는 자살소동? 아들은 등교 거부? 대충 그렇다.) 어쩌면 이 책은 자신의 가족에게 발신하는 항변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자신의 처녀작이자 출세작에서 "삶에서 자기기만을 버리고, 부조리를 음미하자" 고 제안하는데 이 책에서 미움이라는 감정을 대하는 태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미움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기만하거나 죄책감을 갖지 말고 그것의 자연스러움을 똑바로 바라보라는 것이다. 인간은 불합리한 존재이고, 모두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원인으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 생리적인 혐오 등을 원인으로 열거하고 있다.- 미움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미움받기를 끔찍이!!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부인하거나 죄책감을 가진다. 하지만, 진실은 내가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타인도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 누군가가 나를 불합리한 이유로 미워하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를 불합리하게 미워한다는 것 고로 타인에게 조금도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움받는 괴로움이 자신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미움받는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까지 말한다. (만약 이게 가족의 저자에 대한 원망에 대한 항변이라면 그 가족은 "구제불능"이라고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은 바뀌지 않겠다는 얘기니까.) 이 대목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자기혐오의 로직은, 자기혐오라는게 타인의 미움을 두려워하여 스스로에게 미움을 겨누는 형태이기 때문에 타인의 미움을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타인을 정확하게 미워하는 수행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미움받기와 미움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타인에대해, 자신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차라리 미움에게 자신을 개방하고 음미하면 그것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엄청나게 새로운 논리와 통찰을 선보이는 책은 아니지만 어렵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는 있다.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책이다. 


p.s 미움의 원인 중 하나인 타인에 대한 기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가부장제 하에서의 기대구조를 설명하는 대목이 재미있다. 아버지는 "일을 하고 가정을 지키고, 처자식에게 사랑을 쏟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관념"이 있는데 이는 고도의 기대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무너지는, 즉 아버지는 원망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소위) 약자가 (소위) 강자에게 심하게 기대하고 기대가 어긋났을 때 마다 심하게 몰아세우는 구도라고 한다. 이에 (소위) 강자는 자존심 등의 이유로 기대에 부응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자신에게 칼날을 들이댄다는 것이다.( 기대하는 쪽에서는 속았네 하고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어째 집안에서 따돌림당하는 저자의 항변같아서 쓴웃음이 나온다.나카지마 선생님. 어쨌든 가족하고 화해하길 바랄께요. 센세는 어설픈 화해보다 처절한 미움이 낫다고 하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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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1-11-1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타인을 지배할 수 없고 타인의 지배를 받는 것도 거부하는 한, 결국 서로의 차이를 속이지 않는 한 자신의 인생에 다양한 ‘미움‘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세트] 꿈꾸는 책들의 도시 1~2 세트 - 전2권
발터 뫼어스 지음, 플로리안 비게 그림, 전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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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요즘 나오는 스타워즈 시리즈 보다 더 상상력이 넘치는 것 같다. 반지의 제왕+ 보르헤스의 도서관? 정도의 느낌 . <익명의 책중독자>같은 책에 공감한 사람에게 트리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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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팬데믹 시리즈 2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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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지 않을까. 팬데믹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철학자 지젝은 여기서 살짝 비튼다. 그럼, 팬데믹 이전에는 우리가 제대로 살아왔던 것일까? 오히려 팬데믹은 우리가 기근, 생태위기, 정치적폭력 등 진짜 트라우마를 회피하기 위한 알리바이 아닐까? 집단면역으로 코로나 조기종식의 가능성은 사라졌고, 이제는 정신건강의 위기가 다가올 때라고 지젝은 예상한다. 그 와중에서 생긴 현상은 거리두기를 두고 좌파와 우파가 기묘하게 연합하거나, 팬데믹으로 더욱 첨예해진 계급격차이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같은 "포스트휴먼"적인 비전이 나오기도 한다. 저자는 팬데믹의 여러 풍경들을 스케치하면서 앞으로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거리두기는 억압이라는 아감벤류의 주장에 대해 저자는 그럼 이전에는 우리에게제대로 된 사회적 관계가 존재했었느냐고 되묻는다.저자가 바라보는 팬데믹은 단순히 과학적,의학적 현상이 아니다. 팬데믹은 바이러스와 사회문화적 이데올로기의 결합물로서 -적어도 지젝이 보기에는- 인간의 실존과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질문을 외면한 일상회복은 후쿠시마 원전을 외면한 일본처럼 "희극적 일상"(강상중이 쓴 말이다)이 될 것이다. 저자는 팬데믹의 원인을 단 하나의 원인으로 환원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전지구적 자본주의 동역학이 원인이라는 식으로 진단한다. 팬데믹은 대량기근과 정치적폭력, 생태위기 같은 위기상황을 알리는 알람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지젝이 제시하는 지향점은 "경제의 재정치화" 혹은 "공산주의"다. 만약 "시장경제자유주의자"라면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른다.(아, 이 친구 징하네. 아직 포기 못했구먼). 저자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는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면적 봉쇄라거나 전시공산주의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언급하는 선에서 끝난다. 저자의 요지는 현재의 체제는 기후위기나 생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그레타 툰베리를 인용하는 대목에서 압축된다. 인간적 좌표를 손상시키는 포스트휴먼 대신 육체에 근거를 둔,고통스럽겠지만 새로운 일상의 질서를 건설하고 새로운 사회적 삶을 만드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가 헤겔,마르크스, 하이데거부터 라깡이나 프로이드까지 인용하며 글을 전개시키기 때문에 읽기가 용이하지는 않다. 그걸 꼭 어렵게 말해야 하나 하는 불퉁한 마음도 든다. 가장 근본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서문에 나온다. 삶은 살아가야 하는 적극적 의무이고, 때문에 포기될 수도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의미를 상실한 채 수축된 삶을 사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가 요구하는 태도는 팬데믹을 사유하고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는 것이다.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목에 걸리는 사람은 이 태도만 챙겨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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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1-11-1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점을 거론하는 까닭은 내 생각에 우리의 문화와 교육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모든 흔적을 말소하자는 최근의 충동이 가톨릭교회의 금서 목록과 동일한 덫에 빠질 위험을 야기한다고 보기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 대해, 특히 현재까지 존속하는 과거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적이어야 마땅하지만, 자기 멸시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자기혐오에 기반을 둔 타인 존중은 언제나 그리고 정의상 옳지 않다. .. 오로지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그리고 각자를 책임있는 성인으로 대하면서 함께 행동할 때 우리는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이길 수 있다.
 
니모나 에프 그래픽 컬렉션
노엘 스티븐슨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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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에서 대충 집어들었는데 의외의 횡재를 한 기분. 예전픽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보는 것 같다. 넘치는 재기와 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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