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7년,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 / 까치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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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요 데이빗 핀처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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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천국에서 지옥까지 삶과 전설 10
헤이젤 로울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해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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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신야는 <황천의 개>에서 대학교수의 권유로 사르트르를 처음 읽고 철부지같다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라나 뭐라나요.

글쎄요, 저는 이들의 연애 행각을 읽고 약간 거부감을 느꼈는데요. 이들이 좀 오만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나는 똑똑해, 그리고 아직 젊어. 그러니 한번 맘껏 즐겨볼까하는 뉘앙스랄까요. 마치 오렌지족이 나는 젊어, 생긴것도 그럴 듯해, 돈도 많아, 그러니 한번 즐겨볼까하는 거요 .(그래서,비버는 노화를 그토록 절망적으로 받아들인 것 아니었을까요) 자의식 과잉이라는 느낌도 드는군요. 자아라는 것이 거대하게 부풀어서 뒤뚱거린다고 할까요. 마루야마 켄지가 <소설가의 각오>에서 미시마 유키오가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라고 썼는데 같은 말을 사르트르에게 해보고 싶네요.

 

옛날에 사랑이란 늘씬한 미남미녀들이 우아한 카페에서 찻잔을 기울이거나 가로수가 늘어선 로맨틱한 거리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짓을 하려면 어떤 자격이 필요하고(키는 180이상? 생긴건 원빈 이상?) 저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냉소했었지요. 돌이켜보면 이것도 오만이었지만 이들이 과연 그 많은 연인들을 진심으로 대했는지 정말로 그들을 똑바로 응시하며 존중했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읽다 보면 사르트르가 얼마나 여자들을 깜쪽같이 속여 넘겼는가가 나옵니다. “맙소사, 나한텐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들의 감정의 결을.올그렌이 한 말이 오히려 제 가슴에 닿았습니다.“부분적인 사랑이란게 있나요?” 아마도 관계라는 것에도 여러 가지 프리즘이 있고, 여러 가지 음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오히려 사랑이란 무엇이다라고 정의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해 놓고 내가 이 여자(남자)를 사랑하고 있다(있나?)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감정의 흐름을 그냥 따라가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연애관계를 보면 말입니다. (후반에 가면 등장인물이 헷갈릴 정도입니다.사르트르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다 기억했을까요?) 그들은 과연 그 많은 사람들의 본질을 본 걸까요? 그냥 쇼핑하듯 신상을 보듯 상대방을 만난 건 아니었을까요? 그래도 사르트르가 패밀리를 끝까지 부양한 건 기억에 남네요.

그냥 고상하게 볼 것 없이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남자,여자 둘이서 맘껏 즐긴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조차 사르트르의 권력이 있으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말이죠. 그러고 보니 이런 생활도 프랑스니까 가능했겠지요(저는 지금 처음 부자동네에 가본 시골청년 같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사르트르가 국내에서 망명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싶습니다. 모두다 오른쪽이라고 말할 때 혼자서만 왼쪽이라고 말하는 것,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죠. 처음에는 나치에게 살해당한 붉은 머리 철학자의 말처럼 부르주아였겠지만 나중에 전투적 지식인으로 선회한 듯 합니다. 아마도 그 계기는 문학은 개똥이야란 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근데 그 많은 관계를 가운데 왜 비버와 사르트르의 관계가 가장 초점일까요? . 아마 글을 써서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을 전달할 수 있었던 사람이 비버이기 때문일 수도 있구요. 실제로 후기에 보니 다른 여자들에 대한 험담이 사르트르의 편지에서 드러난다고 하니 실제로도 가장 깊은 맘을 터 놓을 수 있는 관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관계란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거같아요

아마 내 안에 여러 가지의 나가 있고 그 각각의 나가 결핍하고 있는 것이 다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핍을 메우기 위해 각각의 다른 상대를 원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나가 비버와 사르트르를 이어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신: 프랑스에서는 철학교사가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흐뭇한 시대가 있었다니 이것도 프랑스니까 가능했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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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 더하기 25 -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
조은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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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어보면 좋을 듯한 책 ˝우리는 다른 집에 산다˝ 같이 읽어보면 기분이 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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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42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이상원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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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킨 자서전에 이 책에 언급이 있길래 읽게 되었습니다.물론 러시아 혁명이라는 사건을 깔고 있지만 저한텐 연애애기 같은데요..... 바자로프의 죽음도 느닷없구요..문학에 정통하진 않지만 왠지 낯서네요...중심플롯이 없고 이야기가 흩어져 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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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상을 해 본다. 정유미는 아마도 재학시절 과에서 관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선균이 정진영에게 말하는 장면 여전히 예쁘더라구요”) 정유미가 영화에서 오랫동안 잠적한 이유는 아마 실연때문이 아니었을까? (이제는 남자 안만날 거라는 정유미의 대사) 그리고, 그 대상은 아마 제일 초반에 등장하는 이민우일 것 이다. 거짓말한 이민우에게 사과하라고 소리치는 정유미의 태도는 좀 오버다. 꼭 배신당한 여자가 애인에게 한풀이할 때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헤어진 연인사이의 대화같은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비스듬하게 겹치는 분위기는 극장전에서 김상경이 병원에서 사과하는 장면이 있다) 두 번째로 이상한 장면은 정유미가 이민우를 만난 다음에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웬 미친 놈을 만나서 열받아서 술 마셨어) 이 반응도 좀 오버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속으로 한 번 욕하고 말지 대낮에 그것도 혼자서 술 마시진 않는다. 정리하면 이민우가 한번 정유미를 물먹였고, 정유미는 그 때 그 상황이 생각나서 홧김에 술을 마신 것이다.

그리고,이어지는 이선균과의 만남. 사실 이영화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교수 추천서를 받으러 갔다. 그런데, 조낸 성의없이 교수가 추천서를 써 준다. 밥사주면서 살살 구슬려서 추천서를 받았다. 스토리는 이게 전분데 그걸 둘러싸고, 이야기를 부풀리는 건 정신 안차린” (우리 제발 정신차리자는 정유미의 말) “제멋대로인수컷들이다.

 

아마 이 영화는 남자가 여자를 대하는 방식, 여자가 남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아마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아마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세 명의 남자가 함께 만나는 장면에서는 정유미를 두고 세명의 남자가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제일 권력을 가진 건 일단 김상중,.추천서를 받기 위해 정유미는 그에게 호의를 보여야 했다. 그 호의가 진심이었을까? 내 생각엔 그게 진심인지는 정유미 본인도 관심없을 것이다.하지만 정유미와 사귄적은 없고 (나이로 보나, 사회적인 조건으로 보나 약간 무리임) 어린 여자와 사귀고 싶은 중년의 판타지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알랭 드 보통도 비슷한 애기를 한 거 같은데,, 젊은 여자는 나이든 남자들에게 오히려 접근하지 말라는 금기를 일깨워 준다는... 그게 일의 기쁨과 슬픔이었나?)

정유미를 실제로 사귄 건 이선균이고 정재영은 그 일 때문인지 왠지 이선균에게 삐져 있다.(이게 일반적인 설정이다.) 그러고 보니 그 경연장은 서로간의 자원을 드러내는 장소같기도 하다. 정유미라는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자원말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이선균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다. 이선균은 그럴 듯하게 차려입은 여자와 헤어지고 있다. 여자는 어떤 일로 이선균에게 도움을 받은 듯 연신 고맙다고 한다.이선균은 오히려 내가 고맙지하고 의례적인 말을 한다. 난 이 장면을 왜 세세히 모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이선균의 둥장이 필요했다면 이렇게 대사를 쓰며 스토리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을까. 더군다나 시점은 2층 닭집에서 이선균을 내려다보는 정유미의 시선이다. 대사가 들리지 않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설정일 수도 있고, 그렇게 여백을 주는게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불친절한(?) 영화에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대사를 부여한 것은 이게 이선균이 여자를 대하는 방식 혹은 남자가 여자를 대하는 방식이라는 뉘앙스가 아닐까. 즉 이선균이(남자라고 표현하지 않겠다) 여자를 대하는 방식, 그것은 여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김상중은 추천서를 날림으로 써 주는 것으로 권력을 드러냈고, 정재영은 술자리에서 인생상담을 해 주는 것으로 가오를 드러냈다.

얼마전에 에바 일루즈의 <사랑은 왜 아픈가>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는 짝짓기가 시장경제화 되면서 섹시함을 자본으로 한 서열이 정해졌고, 남녀가 그 서열을 놓고 경쟁한다고 한다.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실은 빈익빈 부익부를 만들어내는 불평등인것처럼 짝짓기 의 시장도 불평등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남자사이에서의 불평등으로도 전개되지만, 남녀를 비교할 때 불리한 쪽은 여자라고 한다. 때문에 남자들은 더 나은 여성들을 차지하기 위해(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므로) 여자와의 장기적 관계를 꺼리고 여자들은 자신들의 불리한 위치를 만회하기 위해 더 짝짓기에 골몰함으로써 남녀관계에서 불리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유미는 진화했다. 정말 영화 속 대사처럼 똑똑하고 영리한 것이다. 세 남자가 벌이는 경연장은 왠지 흥이 빠져 있고 허탈한 분위기다. 왜냐하면 정작 각축의 대상인 정유미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잠수를 탈 것이다.) 이제 정유미는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는다. 추천서를 날림으로 써 준 교수를 구슬려서 다시 추천서를 받아오고, 선배를 찾아가서 술을 얻어먹을 줄 안다. 그나마 진심으로 대한 상대는 아마 정재영일 것이다. 그러니까 정재영이 괜히 오버하며 가오를 잡자 이쁘다며 뺨을 만져준 것일게다. 아마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랫사람을 대하는 느낌이랄까.이제 정신차린정유미는 여자라는 불리한 위치에서 남자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다.김상중이나 정재영은 워낙 기본 가다가 있는 배우라지만 이선균과 정유미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던가?. 특히 정재영과 이선균이 술마시는 장면은 압권이다. 미친놈이라는 욕은  정유미의 입에 짝짝 달라 붙는다. 미끈한 선남선녀들이 연기까지 잘 한다면 그리 불공평한게 있을까 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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