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일류 공립학교들의 최종 목표인 명문대학 입학은 풍족한 존슨카운티 교외 지역에서 치러지는 일종의 성스러운 종교의식의 목적이다. - P252

이런 일들은 미국의 상류층이 모여 사는 다른 교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캔자스처럼 변방에 있는 촌놈들이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는 것은 훨씬 더 대단한 일로 여겨진다. 고등학교 때 하버드 대학 입학처 주소를 외우고 다녔던 한 아이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반 친구들 가운데누가 그 잘난 대학들에 들어갔는지, 그들이 자신들의 공훈을 자랑하기 위해서 얼마나 빨리 그 대학의 다양한 셔츠와 공책, 소지품들을 가지고다녔는지, 또 그들이 합격한 그 사랑스러운 대학의 전통에 대해서 얼마나 금방 익숙해졌는지 모두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반면에 그 아이들의 부모인 중도파들은 (그때는 대개 그냥 공화당원이라고 했다) 자기들이 몰고 다니는 뷰익의 뒷창문에 자기 자식이 합격한 대학의 스티커를 자랑스레 붙였다. 그들은 그 영광스러운 사건을 기념하는 파티를 열었다. 그들은 집 앞에 그 대학의 깃발을 달았다.
대학 입학은 중도파들의 세계에서는 평생토록 지속되는 성과다. 그들은 대개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앞날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들 가운데 누구라도 만나서 몇 분만 지나면 그들은 반드시 당신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묻거나 아니면 자신이 하버드 대학을 나왔지만 예일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학위를 땄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들은 대학 입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에 보수 우파들은 대개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 그들은 대개 일반 서민들로  대학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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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터무니없는 짓이다. 보수주의 운동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아는 캔자스의 보수주의자들은 알티보그트를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피해의식이라는 망상을 선정적으로 가공해냄으로써 보수주의 운동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치료약으로 이용한다. 보수주의자들은스스로를 가증스러운 세계에 포위된 피해자로 이해해서 그들 주변에서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 그런 생각은 그들의 실패를 덮어주고 그들의 극도로 무책임한 분노를 정당화한다. 또한 - P200

그들은 그런 피해망상을 이용해서 정치 영역이나 사생활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자신들이 아닌 외부 세계를 비난하거나 타락한 자유주의 엘리트들의 탓으로 돌린다.
알티보트는 이런 적의에 찬 세계를 소리 높여 외치면서 자기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을 적극 활용한다. 옛날에 편협한 신앙의희생자들을 보호하고 노동계급의 분노를 그들을 진정으로 억압하는 세력에게 향하게 하는 것은 주로 좌파들이 하던 일이었다. 그것들은 좌파들이 이루어야 할 목적과 정의로움에 비추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보수 반동의 지도자들이 어디에 가든 좌파들의 생각과글을 비난하는 동시에 자신들 또한 그런 자질을 가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알티보그는 그런 일을 아주 의식적으로 한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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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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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이런 캐릭터가 엄청 신선했을 것 같은데(2003년도 작?)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 루거 총을 든 할머니도 나온 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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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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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만큼 유쾌하지는 않다. 투덜이 스머프 마냥 저자가 시종일관 삐딱한 유머로 일관해서 친구들이 많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원제보다 잘 지은 한국어판 제목의 또 다른 예인데 원제는 the cabin book from hell 이다.  따지고 보면 저자의 여정이 유별난 것도 아니다. 매일 보는 풍경도 프레임 안에 넣으면 의미가 있어 보이는("미술관옆동물원"의 춘희의 통찰)  원리를 이용한 건데 국내 듣보(?) 저자들이 쓴 여행기와 달리 노르웨이가 배경이라 그런지 그 정도로 시시하지는 않다. 관광지에서 보면 가끔씩 몇몇이 어울려서 떠들썩하게 술마시면서 주변에 민폐끼치는 무리들이 있는데 산장의 자연인들에게 저자는 그런 느낌 아니었을까. 그래도 훌륭한 문화상품이다. 할일없는 일요일 오후 느긋한 마음으로 노르웨이 국립공원을 등산하고 싶다면 딱이다. 


ps. 제목으로 책의 기대치를 올려놓는(놓았다 실망시키는) 출판사의 기지가 빛나는 몇가지 예


1.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 의심을 생산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철학적 대화 실험 (리 매킨타이어,위즈덤 하우스)--> 원제 : How to Talk to a Science Denier: Conversations with Flat Earthers, Climate Deniers,and Others Who Defy Reason


2.인생에 대해 조언하는 구루에게서 도망쳐라, 너무 늦기 전에 - 우리를 미혹하는 유행, 가짜, 사기 격파하기(토마시 비트코프스키,바다출판사)--> 원제: Fads, Fakes, and Frauds: Exploding Myths in Culture, Science and Psychology


3.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아레 칼뵈,북하우스)-->원제:  the cabin book from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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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내면의 빛을 보는 법에 대하여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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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만행이다. 이렇게 처절하고 깊이 있는 홀로코스트 생존기이자 트라우마 탈출기인 이야기에 이런 싼티나는 한국어판 제목을 붙이다니. (원제도 밍숭밍숭하긴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동시에 한 편의 영화같은 느낌도 든다. 워낙 드라마틱하고,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과 길을 개척한 영웅적인 이야기이다. (저자가 심리학박사 학위를 받은 나이가 오십이다.)  결말 부분에서 저자가 끝내 아우슈비츠로 돌아가려고 했던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은 마음이 먹먹해지는 대목이다. 저자가 평생토록 추구한 것은 "자유"이다.  약간 비약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니체를 떠올렸다. 무구한 대지 위를 도약하며 마음껏 춤추는 디오니소스신. 저자가 말하는 고갱이는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에 신뢰가 가는게 저자는 극도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서술한다. 물론 완벽한 객관은 없을 것이다.( 철학자 에릭 호퍼의 자서전 제목은 "TRUTH IMAGINED"다. 과연,하고 동감하게 된다.) 하지만, 감정의 과잉없이 당시의 상황과 자신의 내면을 가감없이 묘사하는 것은 저자가 뛰어난 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PS 이 책에 나오는 나치의 만행 하나:  막 출산하려는 임산부의 다리를 묶어 버린다. 이런 쳐 죽일 놈들.  더불어 지금 팔레스타인 전쟁까지 생각이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묘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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