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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변명 -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
베터니 휴즈 지음, 강경이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유투브나 넷플릭스 같은 오락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책 정도면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소크라테스를 키워드로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파노라마 처럼 엮어 내는데, 일단 고대 그리스의 역사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거기에 저자의 이야기꾼 연출이 곁들여 지면서 히스토리 채널 프로그램같은 역사물이 탄생했다. 이런 걸 팩션으로 가기 전 바로 전 단계라고 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라는 단어는 내게 지금까지 "고대의 지혜"같은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리스는 지혜보다 피와 땀,체액 냄새가 난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그리스는 민주주의로 주변 폴리스를 침공하는 제국주의였다. 지극히 세속적이고, 능력주의였던, 니체가 혹하고 반할 만한 분위기의 사회였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우스"로 이어지는 인명과 "~스"로 이어지는 지명을 읽다 인내심을 잃고 " 딴나라 얘기 아냐?"하고 책을 던져버릴 가능성이다. 지도 정도는 조금만 더 상세하게 기재했더라면 싶다. 지은이가 철학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적의미를 깊게 소개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소크라테스가 어떤 일생을 살았고, 사형선고를 당했을 때 그리스 사회의 분위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소크라테스에 관심있으신 분은 입체적으로 그에 관한 상을 구성할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출판사가 제목을 참 잘 정했다 원제는 "hemlock cup"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