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 고령화와 비혼화가 만난 사회
야마무라 모토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코난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부모님께서 부쩍 나이가 드셨다. 아버지는 팔십, 어머니는 칠십이 넘으셨는데 아직 정정하시다. 아직 내가 <개호介頀>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역시 이 책은 내게 남다르게 읽혔다. 물론 여러 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대부분 부모님에게 애틋함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호 때문에 자식과 부모가 서로 날을 세우는 이 책의 일화들은 가슴이 아프다. 개호 때문에 결혼과 일상을 포기하고 자식들은 부모를 돌본다. 효자라는 주변의 시선이라도 있으면 도움이 될 텐데 오히려 부모에게 기생한다라는 시선을 개호자들은 느낀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문장대로 즐거운 개호는 없다”.

개호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우울감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개호는 부모와 자식간의 닫힌 세계이기 때문에 고립된 세계다. 저자는 개호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이 고립감이라고 한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된다고, 개호를 미리 준비하라고 충고한다. 결국 <관계부족>이 원인이라고 저자는 진단하는 것 같다. 저자는 독신자가 부모를 떠안은 개호 스타일을 주목하는데 독신개호자가 미혼으로 생애를 보내게 되고 또다시 고립된 노령자가 되는 악순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본은 이런저런 보완책과 서비스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 서평에서 그래도 일본은 한국에 비하면 천국이라는 취지의 글을 본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비슷한 느낌이 든다. 부족하나마 여러 가지 개호보험과 의료지원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시작되고 갑자기 끝나는 개호, 결국 문제는 죽음으로 수렴된다. 개호 후에는 예외없이 후회가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개호 중에는 이를 항상 염두에 두라고 한다.

누군가는 비웃겠지만 그래도 나이드신 부모님은 나를 짠하게 한다. 개호라는 상황은 러시안 룰렛처럼 사람을 덮친다고 저자는 환기시킨다. 어머니, 아버지 내가 기억하는 모습들은 전부 과거가 되어버리고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 책에 나오는 누군가처럼 같이 죽자고 부모님께 악을 쓸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쪽이 가라앉았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의 키워드가 <관계>였다.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예전에는 수명이 짧아 개호문제라는 게 그리 부각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풍성한 가족이나 기타 친족관계가 서로를 의지하는 계기가 되질 않았을까. 1인가구가 대세인 요즘 우리 모두 마음 한 구석에는 누군가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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