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의 공통점은?  아마도 "인과율 찾기"가 아닐까요?   과학은 "모형"을 만들고 "합리성"을 바탕으로 인과율을 찾는 것이고 종교는 절대자나 "보이지 않는 것" 을 통해서 인과율을 찾으려고 하구요... 이런 인과율 찾기는 결국엔 "의미찾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의미와 원인찾기의 3종세트 영화가 있습니다.. 

  

먼저... 싸인..(멜 깁슨, 나이트 샤말란 감독) 입니다... 영화에서 멜 깁슨은 목사였다가 아내가 죽은 후 목사를 그만 둔 사람으로 나옵니다. 아내가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남긴 말이 죽기 전의 아내의 헛소리로 생각하고 의미없음을 느끼고 목사를 그 만 둔 거지요.. 하지만, 외계인이 등장하고 외계인과의 대결에서 아내의 말에서 힌트를 찾아냅니다. 죽기 전에 한 말은 헛소리가 아니라 외계인을 퇴치하는 방법이었던 것이죠.. 영화의 마지막은 멜 깁슨이 다시 목사가 되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스타를 쓴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보고 나면 묘한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무의미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그것은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더 큰 계획의 일부였던 것이죠...   

둘째는... 시리어스맨(코언형제 감독)입니다... 영화 속에서 갑자기 곤란에 빠진 주인공이 이 고난의 의미와 원인을 몰라 머릴 쥐어 뜯습니다. "지혜의 샘" 랍비를 찾아가 상담을 하지만 랍비들은 그야말로 선문답을 늘어 놓습니다.(주차장을 봐요 래리~~)  "모든 것은 불확실하다","아무도 알 수없다"라는 말은 영화 내내 화두처럼 등장합니다.하지만, 랍비가 결국 할 수있는 말도 "착하게 살아라" 정도 입니다. 의미를 알지 못해 끙끙대던 래리는 마지막으로 악행을 행하는 순간 "신의 철퇴"를  맞습니다. 혼돈 속에서도 갑자기 신의 뜻이 내린 거라고나 할까요.. 영화를 보다 보면 혹시 코언 형제가 유대인에게 반감을 가진 게 아닐까 하는 장면도 있어요.. 성조기가 태풍에 흔들리는 장면입니다..여튼 의미없는 고통에 래리가 괴로와 하다가 결국 한 방을 맞는 마지막은 연극의 대단원하고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신의 뜻이 대체 있다는 것인지,없다는 것인지?...더불어 유대 경전에 백그라운드로 흐르는 음악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계보의 영화의 백미는 밀양(이창동 감독) 입니다. "햇빛 한조각에도 신의 뜻이 있는가" 라고 묻는 영화이죠.. 신애가 "살려주세요"하고 흐느끼는 장면은 구원을 바라는 인간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한없이 나약하고 불쌍한 존재인거죠... 그래도 적어도 신애는 신에게 대항을 했으니 신을 부정한 건 아니군요.. 어쨌든 인간은 신의 뜻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존재인 거 같습니다. 마지막 신애의 옆자릴 비추던 햇살처럼 말이죠..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도킨스 부터 카렌 암스트롱까지 여전히 이 부문은 백가쟁명 같습니다. 신은 없으니 "두려움없이 직시하겠다"(버트랜드 러셀,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라는 사람도 있고  "신을 왜 존재차원에서만 사유하느냐,도킨스는 종교의 일부만 보고 있다"(카렌 암스트롱,신을 위한 변론) 같은 주장도 있습니다-그러고 보니 러셀의 주장은 불교의 주장과 비슷하네요- "차라리 어둠을 보고 어른이 되자"(줄리언 바기니,무신론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장도 있고 "무신론자는 있어도 비종교인은 없다"(종교는 구라다, 송상호) 애기도 있습니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누구도 확신하지는 못하지 않을까요.. 물론 종교인은 제외입니다.. "논증"이란 차원에서 말이지요...  

결국 종교도 과학도 의미찾기일텐데...  어떻습니까.. 의미찾기 3종세트 영화... 

사족: 근데 인과율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결국 아무도 인과율을 모르는 거 아닐까요?  과학도 역시 "신앙"이라고 애기 되고 있고, 종교는 도킨스 이하 등등에 의해 공격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도 인과율을 모른다고 하면(어떤 의미에서의 불가지론)... 인간은 살아가기가 매우 곤란해 질 겁니다. 하루키의 일큐팔사에서 다마루가 말했듯이 인간은 패턴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이럴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 펼쳐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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