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킬러 - 제약 회사, 21세기 마약 중독 시대를 열다
배리 마이어 지음, 장정문 옮김 / 소우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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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자본주의다. 돈이 되는 것이면 무슨 짓이든 한다. 얼마전 마크 저커버그가 청문회에서 '발리고' 사과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이미 오래 전에 페이스북은 자체 연구를 통해 자사 제품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영진은 이를 계속 묵살했다.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 마약성진통제 시장에 벌어진 일이 20여년이 지난 뒤 다른 분야에서 재현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천문학적인 부호들 중 파울을 범하지 않고 치부를 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감상이 든다. 그리고, 분노가 치솟는다. 나는 너희를 위해 피를 쪽쪽 빨리려고 태어난 모르모트가 아니란 말이다.  이 책에는 돈 벌려고 더없이 비열하고 야비한 방법을 동원해 대중을 마약중독자로 만드는 제약회사가 나온다. 그들에게는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들만의 권력 카르텔이 있다. 그들이 임의로 내린 결정 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뀐다. 시니컬하게 생각하면, 이런 야바위가 꼭 머나먼 악당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무우로 발닦는 족발집이처럼 자본주의 시장에서  '엔드 유저'들은 이런 리스크를 질 수 밖에 없다. 시장이 '돈이 최고'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드는 의문은 퍼듀 파마와 새클러가문이 지금은 어떤 상태일까? 언론과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혹시 이들이 더 이상 권력자가 아니기 때문 아닐까? 지금 현실의 권력자들도 역시 같은 생리를 반복하고 있지 않을까? sns를 만든 저커버그나 ,스마트폰을 만든 잡스,일론 머스크가 언론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영웅일까? 요즘 화두인 에이아이 관련해서 결국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헤밍웨이 문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저자의 문장은 간결하고 명료하다. 이야기 전개는 출발부터 끝까지 전력질주한다. 물론 이 책의 백데이터를 내가 직접 전부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새클러가 억울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한 얼굴, 그 표정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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