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셀 테러 - 온라인 여성혐오는 어떻게 현실의 폭력이 되었나
로라 베이츠 지음, 성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보면 한국에서 일어나는 젠더문제와 현상들이 한국만의 특수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재밌게도 일본의 재특회가 떠오른다. 재특회와 관련한 메커니즘과 역학이 저자가 묘사한 '매노스피어' 현상에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재특회 역시 재일조선인이 특권이 있다는 식으로 현실의 역학관계를 역전시키며 일본인을 도덕적으로 우월한 피해자로 만들었다. 처음 일본시민사회의 대응은 이들을 아예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이들은 힘을 키워 <거리로 나온 넷우익>(야스다 고이치,후마니타스)이 됐다. 야스다 고이치는 재특회 회원들은 바로 여러분의  평범한 이웃이라고 말하는데, 매노스피어를 둘러싼 저자의 진단과 일치한다.이런 메커니즘이 반복되는 이유는 자신의 문제를 약자에게 투사하는 것이 간단한 해결책이기 때문일까? 평범한 이웃을 재특회 회원으로, 혹은 매노스피어의 일원으로 만드는 이들의 생태계는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 이를 정상적인 사고인 양  포장하고 전달하는 언론인과 지식인, 이들을 과소평가하거나 오히려 이용하는 정치인들(트럼프같은)이 어우러져 있다. 그러고 보니 윤석열대통령이 문재인 전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별별 어중이떠중이들이 다 몰려들었던 게 기억난다. 지금 이 동역학은 한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 아닐까? 인상적인 것은 미국의 매노스피어 현상이 대안우파같은 극우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거다. 서로 싸워대던 우리나라의 일베와 그 반대쪽이 문재인정부 비판에는  의기투합한 게 기억난다. 이 책에서 묘사하는 메커니즘과 역학은은 그 양쪽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방향만 반대일 뿐이다. 의문이 떠오른다. 한 인간의 세계관은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는가? 한 번 형성된 세계관은 다시 수정될 수 있는가? 매노스피어에 포섭되는 사람들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과 이유는 무얼까? 저자는 상황묘사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 가격도 약간 비싸고, 두꺼운 편이지만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한번에 독파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이 책의 사례를 읽다가 정신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