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의식 - 환각과 우연을 넘어서 초월의식 1
스타니슬라프 그로프 지음, 유기천 옮김 / 정신세계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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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셔머가 저자를 에설렌 연구소를 거쳐간 석학 중 하나로 꼽는 것을 보면 분명 사이비는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이 분의 요지를 현재 한국을 살아가는 상식인(?)이 처음 접한다면 황당해 할지도 모른다. 체코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lsd나 메스칼린 같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금기 시 되는 환각제를 이용해 영성을 추구하고, 정신치료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얼핏 드는 생각은 중독문제인데 저자는 lsd가 오점을 뒤집어썼다고 표현하고 통제가 가능하다는 뉘앙스를 보인다. (내용 중에서도 저자가 영적인 장소-예를 들어 마야 유적지나 에어즈 록-을 방문해 환각제를 음용하고 신비체험을 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환각제가 금기시되자 저자는 '홀로트로픽 요법'이라는 호흡을 이용한 대체 방법을 개발했는데 이 책에서 일종의 홍보효과도 노린게 아닌가 짐작해 본다.(한국에도 센터가 있다.) 

 수많은 임상체험과 관찰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현대를 지배하는 물질주의적 세계관은 틀린 것이며, 오히려 올더스 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에 가까운 세계관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즉, -꼭 신이 아니더라도- 우주에는 우주적 지성이 존재하며 정신과 물질의 영역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이런 주제들과 관련한 저자의 임상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먼저 융이 말하는 "동시성의 원칙"부터 시작하는데 본인이 겪은 사례들을 수록하며 이렇게 낮은 확률의 일치가 우연일리 없다고 단정한다.(물론 셔머라면 "대수의 법칙"을 거론하며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그 이후로는 전생부터 출산기 기억, 초상현상 등 주제와 관련되어 저자가 경험한 사례를 서술한다. (물론 셔머는 이것도 환각내지는 착각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애초 그런 실험 자원하는 사람 자체가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고, 자기암시효과도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처음에는 흥미있게 전개되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해지는 것이 흠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금도 고전 취급을 받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과 칼 세이건을 비판하는 일화다. 이 일화에서 <악령..>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으로 보여진 칼 세이건이 증거를 외면하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는 "과학만능주의자"로 묘사된다.(영화에서 주로 빌런으로 나오는 역할이다.)  유에프오가 실재한다고 주장하는 존맥이 <악령..>에서는 자기를 기만하고, 객관성을 잃은 과학자처럼 묘사되는데 반해 이 책에서 저자는 존맥을 친한 친구를 소개하는 것으로 봐서 두 저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강이 있다. 또 하나 눈 여겨볼 것은 저자의 여정 자체인데, 저자는 체코에서 공산주의를 피해 미국으로 온 후 에설렌 연구소와 연을 맺으며(심지어 설립자가 친구였다!) 미국에서 묵타난다를 비롯 여러 구루와 명상가, 요기 등 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이미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6,70년대 서구에서는 뉴에이지풍의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었던 것이다.  이 책을 중심으로 저자와 연을 맺은 여러 능력자(?)들로 뻗어 나간다면 , 그런 면에서 그 시대의 단면을 조망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단, 수정 크리스탈 해골과 유리겔라는 언급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을.  2006년도 이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 세계관은 어떤 영항력을 끼쳤을 까?  십수년이 지난 물질주의는 오히려 더 강해진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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