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무의식 - 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김명남 옮김 / 까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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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스티븐 호킹과 쓴 <위대한 설계>를 재밌게 읽었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속도감있는 입담을 과시하는데 문제는 12년에 출간된 책이라 등장하는 실험 예들이 이제는 한 두번 들어본 것들이다.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프로이트류의 정신분석은 검증이 불가능한 내성같은 방법을 쓰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점이다.(약간 원색적인 느낌이 든다.)  니얼 퍼거슨이 시나리오를 쓴 이비에스 과학다큐같은 느낌이다. 주요 내용은 우리는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의식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삶과 인식, 판단은 많은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가성비.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뇌는 정보를 생략하고 가공하고 생존에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을 구축한다. 뇌는 생존에 적합하게 진화되었지 선악이나 가치에 따르지 않았다. 묘하게 오류가 우리를 살린다는 니체의 철학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보통 우리는 자기자신에 후한 것을 주제파악을 못한다고 비난하지만 저자는 그런 착각이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소중한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생리학적으로 감각-예를 들면 시각과 청각-조차 편집하며 자신의 기억조차 끊임없이 재편집한다. 저자는 이런 무의식적 판단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논지로 얘기하지만 이런 무의식적인 판단이 단순한 편견일 수도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이런 예로는 "차별"에 관한 것인데, 여러가지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은 동전던지기 결과 같은 단순한 기준으로 갈라진 집단 사이에서도 서로를 차별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내놓은 해결책은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공동의 과제"다.  또한 저자는 "동기화된 추리"라는 단어를 쓰는데 쉬운 말로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본다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강력한지 저자는 역설하는데 지금 보통 야당, 여당 지지자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떠오른다. 그들은 서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긴 전두환조차 자신의 정당함을 끝까지 주장했다.

 

"크든 작든, 모든 성취는 자신에 대한 믿음에 어느 정도 의존한다. 더구나 최고의 성취는 그냥 낙관적인 것을 넘어서 비합리적일만큼 낙관적인 시각에 의존할 때가 많다"(p.294)

 

복잡한 뇌과학 용어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도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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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1-12-02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자신의 성취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마음에 남는다...